[사설] 서해 공무원 사건, 검찰에 항소포기 지침 내렸나

2026. 1. 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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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피격 사건 은폐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1심 법원이 최근 "증거가 부족하다"며 피고인 5명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후 검찰의 항소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연합뉴스]


1심 무죄 후 대통령·총리 검찰 수사 비판 발언


항소 시한 임박…검찰 상급심 판단 구해야 마땅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은폐 의혹으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고위 공직자 5명에 대한 법원의 1심 무죄 판결 이후 항소 시한(2일 자정)이 임박하도록 침묵하고 있다. 유가족은 억울하다며 검찰에 항소를 촉구하고 있다. 검찰이 신중한 판단을 위해 고심 중이라면 다행이지만, 대통령과 총리가 검찰의 수사와 기소 자체를 문제 삼는 발언을 한 것에 영향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9월에 발생했다.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8급 공무원 이대준씨가 선상에서 이탈해 실종된 이후 북한 쪽 바다에서 총격을 받고 불태워졌다. 사건 직후 해경·국가안보실·국방부 등은 “월북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공교롭게도 이씨가 피살된 다음 날 새벽 종전선언 필요성을 역설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예정돼 있던 터여서 당시 정부가 북한을 의식해 월북으로 몰았다는 의혹이 퍼졌다. 2022년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이 감사한 뒤 고발이 이뤄지자 검찰은 북한의 피격 첩보를 확인하고도 보안 유지를 지시하며 자진 월북으로 사건을 왜곡했다는 혐의로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을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월북 판단과 발표 과정이 결과적으로 미흡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의로 (은폐 등) 범죄가 이뤄졌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5명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법리와 증거를 고려해 선고를 내렸을 1심 재판의 판단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유무죄를 치열하게 다투는 이런 형사사건의 경우 수사·기소 검찰이 곧바로 항소해 2심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선례도 그래 왔다. 우리 사법체계가 3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30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검찰 수사를 문제 삼으며 “책임을 묻든지 해야 할 것 같다”고 했고, 김민석 총리는 “사실상 조작 기소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발언했다.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할 검찰에 행정부의 1, 2인자가 항소 포기 지침을 내린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이다. 바로 그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검찰은 극도로 신중한 분위기다. 당시 국정원과 국방부 등에서 5000여 건의 문건 삭제가 벌어졌고, 문 대통령의 구체적 지시와 행적은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 사건의 진상이 아직도 완전하게 규명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국민의 생명이 무참하게 희생된 중대 의혹 사건에서, 더구나 그 진실이 완전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검찰이 특별한 이유 없이 항소를 포기한다면 두고두고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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