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재창조하는 ‘K-관광’ 시대 [이재환 박사의 K-컬처 & 관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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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K-POP 페스티벌.
지금의 호황은 K-컬처라는 콘텐츠의 힘일 뿐, 관광 시스템의 경쟁력이라고 말하기에는 불안하다.
K-컬처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는가.
K-컬처 팬을 관광객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1회성 방문을 10년짜리 관계로 키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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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어지는 인바운드 관광 수치만 보면 호황이다. 명동과 홍대 거리는 외국인으로 넘치고, K-컬처 투어는 지방 소도시까지 뻗어 나간다. 그러나 현장의 감각은 다르다. 지금의 호황은 K-컬처라는 콘텐츠의 힘일 뿐, 관광 시스템의 경쟁력이라고 말하기에는 불안하다. 이제 질문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K-컬처는 어떻게 지속가능한 관광이 되는가.
현재 한국 관광의 중심축은 명확하다. AI와 K-컬처의 결합이다. 하지만 논의의 대부분이 기술 그 자체에 머물러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K-컬처라는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다.
일본의 스타트업이 만든 여행 앱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연동하면, 극중 윤세리가 북한으로 불시착하던 산속 풍경을 담은 강원도 정선 일대와 리정혁을 처음 만난 배경이 된 제주 아라숲길과 치유의숲, ‘불시착 성지’로 불리는 충주 비내섬까지 주요 촬영지를 따라가는 코스가 자동으로 설계된다.
나아가 AI는 장면마다 등장하는 시간대의 빛과 계절, 실제 명소의 일몰 시각, 야간 조명 정보를 계산해 팬들이 드라마 속 인물이 된 것처럼 몰입할 수 있는 최적의 방문 순서와 시간을 추천해준다.
과거의 관광은 ‘BTS 관련 명소 5곳’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이제 AI 기반 여행은 이용자가 좋아할 만한 하루의 이야기를 기획한다. 연습생 시절 흔적, 곡이 만들어진 계절의 분위기, 팬들 사이에서만 공유되는 장소 등을 하나의 서사로 엮는다. AI는 단순 추천 엔진이 아닌 K-컬처를 여행 언어로 번역하는 도구가 된다.
이 지점에서 관광의 뉴 노멀이 시작된다. 첫째, 관광 경쟁은 ‘가격’이 아니라 ‘경험 설계 능력’의 게임으로 이동했다. 명소 10곳을 추천하는 것과 그 장소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전자는 구글맵이 하지만, 후자는 한국만이 할 수 있다.
둘째, 관광객 수 중심의 정책은 한계에 도달했다. 중요한 건 누가 와서 얼마나 깊이 경험하고 다시 돌아오는가 하는 것이다. K-POP 팬 100만 명은 단순 관광객 500만 명보다 가치가 있다. 그들은 소비하고, 공유하고, 재방문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공공의 역할은 홍보가 아니라 판을 까는 것이다. 민간이 접근할 수 없는 촬영지 정보, 아티스트 동선, 팬덤 분석 등 K-컬처 데이터를 개방하고, 스타트업이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를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플랫폼이 가질 수 없는 하이퍼로컬 데이터가 우리의 무기다.
민간의 역할은 상품화와 확장이다. K-컬처 팬을 관광객으로 전환하는 구조를 만들고, 1회성 방문을 10년짜리 관계로 키우는 일. 이는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의 문제다.
K-컬처는 이미 세계 최정상급 콘텐츠다. 문제는 관광이 아직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AI라는 도구와 K-컬처라는 원석은 이미 우리 손 안에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 진짜 싸움은 ‘누가 이야기를 소유하느냐’는 데서 벌어진다.
남은 질문은 하나다. 우리는 그것을 ‘관광 산업’으로 만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어지는 칼럼에서 하나씩 풀어보고자 한다.
[이재환 박사 약력]
현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현 고양시 문화재단 선임직이사
현 강남구 관광진흥자문위원회 위원
전 한국관광공사 부사장
전 경기도청 도지사 경제특별보죄관
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전 KT 경제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전 사단법인 한국창업진흥협회 초대 회장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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