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환 보유고 9위인데 커지는 ‘실탄’ 확충론

이의재 2026. 1. 1. 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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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이후 '외환 보유고'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 한국은 현재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4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을 비축하고 있다.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무리가 없는 규모이면서 국제 기구에서도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외환 당국의 입장이다.

실제로 IMF는 지난 7월 발표한 대외부문평가보고서에서 "(한국 외환보유액은)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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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대응·대미 투자로 부담 늘어
전문가 “대만과 비교하면 한참 적다”


외환위기 이후 ‘외환 보유고’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쓴 한국은 현재도 세계 9위에 해당하는 4300억 달러 규모의 외환을 비축하고 있다.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에 무리가 없는 규모이면서 국제 기구에서도 적절한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외환 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고환율 대응과 대미 투자로 외환 부담이 커진 최근에는 ‘실탄’을 더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2025년 11월 말 기준 4306억6000만 달러(약 623조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4046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2020년 4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줄었던 외환보유액은 6월(4102억 달러)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꾸준히 반등했다. 한때 세계 10위로 떨어졌던 외환보유액 순위도 9위로 올라섰다.

1997년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은 한동안 외환보유고 확충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수(ARA)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61.5%, 1999년 86.4%에 머물렀던 한국은 2000년(114.3%)을 기점으로 2019년(108.1%)까지 20년간 적정 이상의 외환을 보유해왔다. 실제 외환보유액은 1998년 485억 달러에서 2019년 4088억 달러까지 8배 넘게 늘었다.

이후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00억 달러 근방에서 횡보하기 시작했다. IMF ARA 지표도 2020년(98.9%)부터 권고 수준 아래로 내려왔다. 세계 9위인 현행 외환보유액 규모도 2024년 말 기준 각각 세계 2위, 6위를 차지한 일본(1조2307억 달러)이나 대만(5766억 달러)에 비하면 적다.

외환 당국은 이미 한국 경제가 선진국 반열에 진입한 만큼 단순한 보유액 규모보다는 실질적인 방어력을 기준으로 따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제 기구에서 한국 외환보유고가 적다고 하는 기관은 없다”고 했다. 실제로 IMF는 지난 7월 발표한 대외부문평가보고서에서 “(한국 외환보유액은) 발생 가능한 광범위한 외부 충격에 대응하기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고환율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외환보유액에 대한 기존 관점을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00원대를 넘나드는 ‘뉴 노멀’ 수준의 고환율이 지속되면 외환 당국이 자체적인 시장 개입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4000억 달러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이 운용하는 외환보유액이 매년 최대 200억 달러 규모로 약속된 대미 현금 투자의 ‘밑천’으로 활용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고 하지만 대만 같은 나라들과 비교하면 한참 적은 수준”이라면서 “환율이 오르고 대미 장기 투자가 약속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부족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의재 기자 sentin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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