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쿠팡 이직하려다 ‘취업 제한’…김앤장 취업도 무더기 제한

문희철 2025. 12. 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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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 쿠팡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뉴스1]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대관 조직이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무실을 특별검사팀이 압수 수색하는 등 쿠팡의 대관 조직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쿠팡에 합류하려던 전직 경찰관의 취업이 불발됐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윤리위)는 2025년 12월 퇴직공직자 76명의 취업 심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이 중 7명은 취업 제한, 1명은 취업 불승인을 결정했다. 윤리위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 부서·기관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되면 취업 제한을 결정하고, 공직자윤리법상 명백한 이해 충돌이나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취업 불승인을 결정한다. 취업 제한과 취업 불승인 모두 재취업이 안 된다는 점은 같지만, 취업 제한은 취업 자체가 바로 금지되는 게 아니라 윤리위 심사 결과 취업 제한의 대상이 된 경우라면, 취업 불승인은 취업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결정이다.

공직자윤리委, 12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인사혁신처 관계자가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 관보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눈에 띄는 건 경찰청에서 퇴직한 10명의 전직 경찰이 요청한 취업 심사 결과다. 지난 11월 퇴직한 경위급 경찰관 1명은 2026년 1월부터 쿠팡 부장급으로 취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윤리위로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2항 제8호를 근거로 취업을 제한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공직자가 퇴직 전 수행했던 수사·행정 관계 업무가 쿠팡과의 이해관계 또는 관련 계약·사건 처리와 밀접하게 관련될 수 있고, 쿠팡에 취업한 이후 퇴직 전 소속 기관(경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부처 공무원과 국회 보좌관을 대거 대관 조직으로 영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국회 공직자윤리위·정부 공직자윤리위 자료(2024년 1월∼2025년 11월)’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 검찰·경찰, 공정거래위원회, 산업통상부, 고용노동부, 국회 보좌관 출신 인사 등 25명이 쿠팡으로 재취업했다. 지난달에도 전직 경찰청 경감 1명이 쿠팡 부장급으로 취업했지만, 이번엔 제동이 걸렸다.

취업 제한 판정을 받은 경찰청 출신 인사는 또 있다. 경감급 경찰관 출신 2명과 경위급 경찰관 출신 3명 등 5명이 일제히 김앤장 법률사무소 취업을 시도했지만 모두 취업이 제한됐다. 퇴직 전 5년 동안 일했던 업무·부서와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밀접한 관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ADD 연구원, 풍산 취업 ‘불승인’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 정문의 현판. [뉴스1]

이번 심사에서 취업 불승인 판정을 받은 인물은 국방과학연구소(ADD) 수석연구원 출신 공직자 1명이었다. 지난 10월 퇴직한 ADD 수석연구원은 방위산업체 기업인 풍산의 방산기술연구원 계약사원으로 가려고 시도했다. 이에 대해 윤리위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제9호에 따라 불승인을 결정했다.

윤리위는 “해당 연구원이 재직 당시 수행한 연구·기술 관련 업무가 방산기업의 기술 개발·계약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판단했다”며 “공직자윤리법상 취업 허용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리위의 이번 결정은 공직자의 퇴직 후 민간 취업에 대해 공직 재직 중 업무와의 연관성을 엄격히 따져 관련 분야 민간행을 제한하거나 불허하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한편 대통령비서실 출신 퇴직자 3인은 모두 이번 심사에서 취업 가능·승인 판단이 내려졌다. 대통령비서실 별정직 고위공무원 2명은 각각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한국제강 전무이사로 취업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윤리위는 “심사 결과 공직자윤리법 제17조 제2항의 ‘밀접한 업무 관련성 없음’을 이유로 취업 가능 판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밖에 대통령비서실 4급 상당 공직자는 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제3항 제8호에 따라,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으로의 취업을 승인받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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