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빈자리, 내부 '믿을맨'으로 채운다…체질 개선 나선 1세대 바이오

이소영 2025. 12. 30. 14:2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알테오젠, 전태연 부사장 신임 대표 선임
코스피 입성 및 글로벌 진출 확장 속도
HLB, 리보세라닙 FDA 허가 세 번째 도전
'책임 강화' 김홍철 대표 새 적임자로 선정

국내 1세대 바이오 기업들이 창업주 중심의 오너 체제에서 벗어나 전문 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알리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내부 사정에 정통한 실무형 베테랑을 전면에 배치해 사업 안전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코스피 이전 상장 앞둔 알테오젠…전면 나선 IP 전문가

전태연 알테오젠 신임 대표이사 ⓒ알테오젠

30일 업계에 따르면 알테오젠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통해 전태연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로써 알테오젠의 창업주인 박순재 회장은 대표직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서 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하고, 실무 경영은 전태연 신임 대표가 이끄는 구조로 재편됐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알테오젠의 ‘체급 변화’가 꼽힌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알테오젠은 현재 코스피 이전을 상장 추진 중이다. 보다 규모가 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으로 무대를 옮기는 만큼, 개인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벤처식 경영에서 벗어나 글로벌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계적인 경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수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빅리그 진입을 앞두고 실질적인 상업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알테오젠의 핵심 플랫폼인 ‘ALT-B4’ 기술 수출을 주도한 인물을 사령탑으로 세워 기술 중심 경영전략을 강조한 것도 이번 인사의 또 다른 핵심이다.

전태연 대표는 2020년 알테오젠 합류 이후 ALT-B4 글로벌 사업화와 지식재산(IP) 전략을 총괄해온 내부 핵심 인물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생화학 박사이자 미국 특허 변호사 자격을 갖춘 그는 단순한 전문 경영인을 넘어 알테오젠의 기술적 자산과 글로벌 시장의 관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임원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할로자임과의 특허 분쟁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법적 리스크가 현실화 된 시점에서, 전 대표의 IP 전문성은 알테오젠이 코스피 상장사로서의 기업 가치를 방어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태연 대표는 “알테오젠은 지금 R&D 중심의 바이오 벤처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회사가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에 글로벌 IP 전략을 더해 라이선스 계약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리보세라닙 세번째 FDA 도전…상업화 적임자에 김홍철 대표

김홍철 HLB 신임 대표이사 ⓒHLB

HLB 역시 최근 창업주 진양곤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김홍철 HLB이노베이션 대표를 단독 대표로 내정했다. 진 회장은 그룹 전체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글로벌 파트너십과 주주 소통에 전념하고 실제 HLB의 운영은 김 신임 대표가 전담하는 구조다.

현재 HLB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세 번째 FDA 허가 도전이 공식화 된 상황에서 김 대표의 책임도 보다 막중해졌다. 리보세라닙은 2023년 5월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첫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캄렐리주맙 공장 설비에 대한 보완 요구(CRL)를 받으며 고배를 마셨다. 이어 올해 3월 재도전에서도 제조 공정 문제로 다시 한번 보완 요구를 받으며 허가가 지연됐다.

HLB가 내년 1월 세 번째 도전을 공식화한 상황에서 김 대표 선임은 체제 변화를 통해 ‘사업적 완결성’을 추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리보세라닙 자체의 약효나 안전성보다는 파트너사의 제조 공정(CMC) 관리와 미·중 갈등 등 대외적 변수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그룹 내부 사정에 밝고 효율적인 조직 정비 능력을 갖춘 김 대표가 신약 승인 이후의 상업화 준비까지 안정적으로 견인할 적임자로 선정된 것이다.

이처럼 1세대 바이오 기업들이 내부 인사 승진을 통해 체제 전환에 나서는 것은 바이오 산업의 전문성 때문이다. 일반 제조 산업과 달리 바이오 산업은 핵심 기술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의사 결정의 속도와 정확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스피 이전이나 신약 상업화와 같은 ‘변곡점’에서 경영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내부 핵심 임원의 최고경영자 발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전문 경영인 체제는 성과 중심의 명확한 책임 경영이 가능해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데 더 유리하다”며 “오너 입장에서도 기업을 가장 잘 이해하는 내부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외부 영입보다 리스크가 작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