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의 현실화…로봇 움직이는 '로보틱스 반도체' 부상

정인혁 2025. 12. 3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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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개막 'CES 2026'서 '피지컬 AI' 핵심 키워드로
삼성·LG·현대차 등 AI 로보틱스 전략 선보일 예정
로봇용 반도체 필요성 ↑…이면에서 선점 경쟁 치열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테슬라

다음 주 개막하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의 핵심 키워드로 '피지컬 AI(Physical AI)'가 부상하면서, 삼성·LG·현대차·두산 등 우리 기업들이 내놓을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이들을 움직이게 할 '로보틱스 칩'이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ES 2026은 AI가 물리적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피지컬 AI'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알리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딜로이트는 CES 2026의 7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피지컬 AI'를 꼽았고, 특별 발표를 맡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로봇, 자율주행자동차 등 피지컬 AI의 중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피지컬 AI가 전면에 부상한 배경에는 AI의 역할 변화가 있다. 그간 '생각과 추론'에 집중됐던 AI의 역할이 이제는 로봇·자율주행 등에 적용되며 실제 환경을 이해하고 실시간으로 판단·제어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AI가 화면 속에서 현실로 넘어와 '움직이는 기술'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산업 트렌드의 변화는 CES 전시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통적인 전자 기업은 물론, 현대차·두산까지 AI 로보틱스 기술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공장, 도심, 가정에서 '일하는 로봇'을 기반으로 한 기술 경쟁이 본격한 셈이다.

로보틱스 기술 경쟁의 핵심은 단순히 사람의 명령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수행하느냐에만 있지 않다. 업계의 시선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로보틱스 반도체'로 옮겨가고 있다. 로봇이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내부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가 로보틱스를 차세대 반도체 수요처로 주목하는 이유다.

시장 전망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건스탠리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포함한 로보틱스용 반도체 시장이 2045년 약 3050억 달러(한화 약 4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첨단 반도체 이미지 컷ⓒ연합뉴스

로보틱스 반도체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연산을 담당하는 프로세서, 시각을 맡는 이미지센서, 그리고 센싱·제어용 아날로그 반도체다. 프로세서에는 두뇌를 담당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성능 연산 칩이 포함되고, 이미지센서는 카메라로 유입된 빛을 전기 신호로 변환해 로봇의 '눈' 역할을 한다. 센싱·아날로그 반도체는 열·압력·거리 정보를 감지해 로봇의 동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능을 맡는다.

국내 기업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자 개발한 GPU를 넣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출시 준비에 착수했다. 삼성은 해당 제품을 휴머노이드는 물론 스마트글라스, 자율주행차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까지 폭 넓게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로보틱스 칩 시장 확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도 꼽힌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스템LSI 사업부를 통해 프로세서와 이미지센서, 센싱 분야를 아우르고 있어 로보틱스 반도체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를 앞세워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칩 내부에서 직접 연산을 수행하는 PIM(Processing In Memory) 기술을 기반으로 GDDR6-AiM과 AiMX 등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 중이다. 이들 제품은 AI 연산 효율을 높이면서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어 로봇과 휴머노이드용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자체 반도체 'DQ-C2' 개발에 진척을 보이며, 양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형 칩은 AI 가전 성능 고도화를 위해 개발됐다.

LG전자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구글과 협력해 제미나이를 LG 로봇 클로이에 탑재해 언어 이해 능력과 상황 판단력을 고도화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엔비디아의 로봇기술 플랫폼인 '아이작'을 활용해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로봇을 학습시키고 테스트함으로써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업계는 로보틱스 칩을 '제 2의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바라본다. 연산 칩과 메모리, 제어 반도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구조에서, 반도체 기업의 역할이 로봇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이동하면서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차, 데이터센터 등이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린 것처럼 피지컬 AI 시장의 확장과 로봇의 일상생활화는 또다른 대규모 반도체 수요를 예상하게 한다"며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열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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