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빠져드는 ‘현실 가족’ 이야기…‘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

권남영 2025. 12. 29. 17: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족이란 참 얄궂다.

미국 독립영화 거장 짐 자무시 감독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그런 세 가족의 모습을 차분히 담아낸다.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 사이에 감도는 서먹함은 어색한 표정과 이따금 끊기는 대화 사이의 적막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가족 관계라는 보편적 주제를 날카로운 시선과 담백한 유머로 풀어낸 영화는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짐 자무시 감독 신작 31일 국내 개봉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의 한 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안다미로 제공


가족이란 참 얄궂다.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걸 털어놓지는 못한다. 보이지 않는 막이라도 존재하는 것만 같다. 어쩌면 그것이 인생의 순리일런지도 모른다.

미국 독립영화 거장 짐 자무시 감독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그런 세 가족의 모습을 차분히 담아낸다. ‘파더’ ‘마더’ 그리고 ‘시스터 브라더’에 관한 이야기 세 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나이 든 부모와 장성한 자녀가 정서적 거리감을 느끼는 공통적 상황이 펼쳐진다.

오는 31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는 미국 북동부에 홀로 사는 아버지(톰 웨이츠)를 수년 만에 찾아간 누나(마임 비아릭)와 남동생(아담 드라이버),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는 엄마(샬롯 램플링)의 집에서 1년에 한 번 만나 티타임을 갖는 언니(케이트 블란쳇)와 동생(빅키 크리엡스), 사고로 사망한 부모의 프랑스 파리 자택을 찾은 쌍둥이 남매의 에피소드를 각각 그린다.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의 한 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안다미로 제공


영화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의 한 장면. 스튜디오 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 안다미로 제공


오랜만에 마주한 가족 사이에 감도는 서먹함은 어색한 표정과 이따금 끊기는 대화 사이의 적막으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자무시 감독 특유의 감각적 연출이 빛을 발한다. 정적인 전개 속에서도 곳곳에 웃음 포인트를 배치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어색함을 이겨내려 함께 음료를 마시는 행위나 혈연관계를 상징하는 빨간색 의상 등의 장치가 각 에피소드 사이의 연결성을 만들어낸다.

가족 관계라는 보편적 주제를 날카로운 시선과 담백한 유머로 풀어낸 영화는 제82회 베네치아영화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자무시 감독은 “섬세하고 조용한 스타일 속 작은 디테일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구조로 설계된 영화”라며 “마치 세 송이 꽃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꽂아 넣은 꽃꽂이 작품을 떠올리게 한다”고 소개했다. 러닝타임 110분. 12세 관람가.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