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반대' 이혜훈에 대한 대통령의 주문, 송미령 때와 닮았다

이경태 2025. 12. 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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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윤석열 탄핵 반대 전력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와 관련 "과거의 용납할 수 없는 내란 관련 발언은 후보자 본인이 충분히 소명하고 그 부분(탄핵 반대 과거 행적)에 대한 단절 의사를 명확히 표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 후보자의 탄핵 반대 전력에 대한 논란을 예상했을 텐데 인사를 단행한 이유가 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그만큼 (대통령의) 통합 의지가 강하다고 봐야 한다. 송미령 장관 유임 때도 농해수위 (여당) 위원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잖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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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스스로 단절 의사 명확히 해야"... 윤석열 장관 유임 반발 때처럼 직접 '국민 검증' 돌파 주문

[이경태 기자]

[기사보강 : 29일 오후 5시 24분]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참모진과 차담을 하고 있다. 2025.12.29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윤석열 탄핵 반대 전력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문제와 관련 "과거의 용납할 수 없는 내란 관련 발언은 후보자 본인이 충분히 소명하고 그 부분(탄핵 반대 과거 행적)에 대한 단절 의사를 명확히 표명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 대통령이 (차담 회의 때) 이 후보자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 후보자의 조금 더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밝힌 내용이다.

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이제부터는 지명을 받은 후보자이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문과 질문에 대해서는 본인 스스로 단절의 의사를 밝히고 그 해명의 태도에 있어서는 후보자 본인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또 "(후보자가) 충분히 자신의 실력을 검증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국민의 검증도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미령 유임 논란 땐 "직접 반대 의견 들어보고 갈등 조정 역할 하라"
▲ 농망장관 내란장관 송미령 유임 철회 촉구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대표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농망장관 내란장관 송미령 유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의 유임은 농민들에게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후보자 본인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통해 검증을 통과하라'는 주문은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됐지만 이른바 '일잘러'로 확인돼 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 각료로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때와 같다.

송 장관은 과거 윤석열 정부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농망법'이라며 반대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의 장관 유임 결정 이후 민주당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들은 물론 농민단체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이때 송 장관에게 직접 자신의 유임과 관련된 갈등을 조정해볼 것을 주문했다. "(유임 결정 관련) 사회적인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들이 있다면, 송 장관이 유임된 장관으로서 (반대 의견을) 들어보고 그 부분에 있어서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하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취지의 제안이었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 송미령 장관에 "유임 반대 의견 직접 들어보라" https://omn.kr/2e9pp ).

실제로 송 장관은 이 대통령의 제안 사흘 뒤인 6월 27일 여당 농해수위 위원들과 비공개 정책간담회를 하고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포함한 농업 관련 민생 6법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 또한 김민석 국무총리의 농민단체 면담, 우상호 청와대 정무수석의 농해수위 위원 설득 등의 지원 사격을 받아 이재명 정부의 각료로 안착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의 판단도 이 대통령의 주문과 비슷한 편이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이 후보자의 탄핵 반대 전력에 대한 논란을 예상했을 텐데 인사를 단행한 이유가 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에 "그만큼 (대통령의) 통합 의지가 강하다고 봐야 한다. 송미령 장관 유임 때도 농해수위 (여당) 위원 중심으로 반발이 있었잖나"라고 했다.

송 장관 때처럼 충분한 소명이 있다면 통합·실용에 방점을 찍은 이 대통령의 뜻이 여권과 지지층에도 수용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내·외부의 비판은 예상된 바였지만 결국 본인이 넘어야 할 지점 같다"며 송 장관의 경우와 유사하다고 짚었다.

구체적으론 "계엄 당시 본인의 말과 행동에 대해 국민께 설명을 드리고 판단을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사람은 일을 잘 할 것'이란 부분에서 인선됐기 때문에 성과로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부분을 보고 최종적으로 판단해도 늦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서로 같은 생각 가진 사람들로만 정부 구성하는 것 아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첫 출근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과거 기본소득·지역화폐·확장재정 등 이재명 정부의 국정철학에 반대해 왔던 이 후보자가 새 정부의 '곳간지기'로 지명된 데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토론 및 조율 이후에도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비판 받아야 하지만, 서로 다른 시각이 활발한 토론을 유도하고 리스크가 적은 결론을 낸다는 점에서 토론 과정에서 다른 시각을 얘기하는 것은 오히려 더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에게 "차이 자체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차이를 잘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고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며 이 후보자 발탁 배경을 설명한 것과 같은 취지다.

강유정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특히 "서로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로만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다"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격렬한 토론을 통해서 차이와 견해에 있어서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고 그 과정이 합리적인 정책을 만드는 지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와 한 인터뷰에서 "(이 후보자 지명 관련) 제가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인사 과정이기 때문에 답변 드리는 건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면서 "이번 정부 초기에서부터 경제와 관련된 인적풀 가운데에는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책을 추진해 나감에 있어서 '레드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 있다면 단점을 보완해나갈 수 있다"며 "(이 후보자에게) 그런 역할을 기대하면서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지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때 '후보 검증 과정에서 이 후보자의 탄핵 반대 전력 등을 파악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인사검증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강조했던 '정의로운 통합'의 범주 안에 이 후보자가 포함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대통령 말씀에 대한 첨언이라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통합의 메시지로 선택된 후보자가 맞다"라며 "(저는) 이후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질문에 대해 후보자 스스로 대답할 의무가 있다는 (대통령의) 말씀을 전달해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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