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이끼로 폭염시 최대 20℃ 낮춰…이산화탄소 흡수효과도

국내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이끼를 건물 옥상에 설치할 경우 여름철 폭염시 최대 20℃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이끼는 극한 고온·강풍·강일사 조건에서도 생존하고 지속 성장이 가능해 이산화탄소를 연간 약 0.3 kgC/㎡ 흡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국대학교 정권·김조천 교수 연구팀은 지난 5년간 신개발 이끼를 활용해 도시 열섬 저감과 탄소 흡수 가능성을 규명하는 장기 연구를 수행한 결과, 신품종 이끼 ‘파코탄소 1호(Parkortanso No.1, Racomitrium japonicum Dozy & Molk)’가 고온·강광 조건에서도 우수한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과 탁월한 옥상 냉각 효과를 동시에 갖춘 차세대 도시 녹화 적합 식생임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2025년 11월 SCI 국제학술지 Atmosphere(제16권 제11호)에 표지 논문(cover story)으로 선정·게재되어 국제 학계의 높은 주목을 받았다.
정권·김조천 교수 연구팀은 서울시 녹색서울시민위원회의 지정과제로 건국대학교 옥상에서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 옥상에는 평면형 및 경사형 이끼 옥상녹화 시스템(각 2m×2m)이 구축됐으며, 2025년 6월부터 9월까지(혹서기) 상세 모니터링이 진행됐다.
연구진은 선행 연구를 통해 국내 자생 이끼(Racomitrium japonicum)에서 개발한 신품종 이끼 ‘파코탄소 1호’가 고온·강광 조건에서도 광합성 효율을 유지하고, 국내 자생 이끼보다 우수한 이산화탄소 흡수량 및 일부 수목과 유사한 연간 탄소 흡수능을 동시에 충족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논문 ‘A Study on a New Moss for Moss-Based Green Roofs in Roof Surface Temperature Mitigation and Carbon Capture’(Atmosphere 2025, 16(11), 1277)을 통해 파코탄소 1호가 도시 그린루프용 탄소 흡수 식생으로 매우 적합한 소재임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주요 실증 결과 여름철 주간 냉각 효과 6~10℃, 폭염 시 최대 20℃까지 옥상 온도 저감, 야간에는 1.5~2.5℃ 정도의 단열 효과가 있으며, 극한 고온·강풍·강일사 조건에서도 이끼 생존 및 지속 성장해 이산화탄소를 연간 약 0.3 kgC/㎡ 흡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끼층이 주간에는 증발산을 통한 냉각 장치, 야간에는 복사냉각을 억제하는 단열 담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함을 실증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기존 연구에서 이끼공원(정원)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된 것에 더해(지자체온실가스 감축사업병 감축원단위 적용가이드라인. 2024.10. 환경부), 옥상에서도 이끼녹화의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시 및 전국 건물 옥상에 확대 적용해 탄소흡수량을 추정한 결과, 서울시의 연간 탄소흡수량은 약 19.3만 톤에 이르고,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약 20억 원에 달했다.
전국의 연간 탄소흡수량은 약 435만 톤(2024년 탄소배출권 기준)이며,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약 450억 원이다. 또 건물 냉난방 에너지의 최대 5%를 절감할 수 있어 연간 에너지 비용 절감은 전국의 경우 약 6450억 원, 서울시는 약 903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건국대학교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는 이끼 기반 옥상녹화 기술의 실증 보급 및 산업화를 위해 지난달 5일 (재)그린패트롤국제환경기술연구원 등 3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도심 옥상, 사찰, 공공시설, 민간건축물 등 다양한 공간에 이끼 그린루프 실증 적용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향후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관수 최적화 기술, 병해내구성 평가·유지관리 등 도시 기후변화 적용 및 대량 생산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파코탄소 1호 기반 이끼 그린루프를 도시 열섬 완화, 탄소중립, 에너지 절감을 동시에 달성하는 차세대 자연기반 해법(NbS)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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