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정우성이 선 보인 시대극, 1화부터 쫄깃하네
[김상화 칼럼니스트]
디즈니 플러스의 기대작 <메이드 인 코리아>의 1~2회가 지난 24일 공개됐다. 1970년대를 배경으로 중앙정보부라는 막강한 권력을 등에 업은 정보 요원의 삐뚤어진 야망, 여기에 맞선 정의감 넘치는 검사의 집요한 맞대결을 담은 작품이다.
그동안 디즈니 플러스는 작품들의 연이은 부진으로 좀처럼 국내 OTT 시장에서 기를 펴지 못했다. 2023년 <카지노>, <무빙>으로 잠시 기존 OTT들을 위협하긴 했지만 이후 나온 시리즈물은 막대한 제작비가 무색할 만큼 외면을 받았다.
그런 상황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등장은 제법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삼식이 삼촌>, 올해 선보인 <파인 :촌뜨기들>에 뒤이어 박정희 정권 시절의 암울했던 사회상이 녹아 있는 드라마로 한국 시청자들의 선택을 이끌어내려고 해서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로 이미 1970년대 중정 시대를 다룬 바 있는 우민호 감독은 현빈·정우성 조합으로 자칫 뻔할 수 있는 소재를 흥미롭게 버무린다.
|
|
|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 ⓒ 디즈니플러스 |
아니나 다를까. 일본 내 무장혁명을 꿈꾸는 혁군파(실제 현대사에선 적군파) 일당이 하이재킹을 시도한 것이다. 이들의 목적지는 북한 평양이다. 이대로 비행기가 그곳으로 날아간다면 기태의 당초 목표뿐만 아니라 신변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그는 중앙정보부 부산지국의 잘 나가는 '정보요원' 과장이었기 때문이다.
1970년대 유신 정권 시절 '중정'은 말 그대로 권력의 심장이나 다름 없었다. 이를 악용한 기태는 자신의 이익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했고 마약 밀거래 같은 일에도 개의치 않고 관여했기에 평양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를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그의 의도는 과연 성공적으로 이뤄졌을까?
|
|
|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 ⓒ 디즈니플러스 |
천신만고 끝에 조직의 2인자 강대일(강길우 분)을 잡는데 성공했지만 건영은 이내 그를 풀어주고 만다. 이에 수사관 오예진(서은수 분)은 항의하지만 여기엔 나름의 큰 그림이 존재했다. 그를 미끼 삼아 윗선까지 털어 내려는 생각인데, 이러한 움직임을 기태가 모를 리 없었다. 자신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존재의 등장은 점차 새로운 갈등의 시발점으로 자리 잡았다.
검찰의 만재파 급습을 도청을 통해 사전에 간파한 중앙정보부 요원들의 선제 대응으로 검찰은 결국 헛발질했다. 일련의 사건을 통해 기태, 그리고 중정의 방해를 몸소 체험한 건영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절대 권력을 등에 업은 세력을 상대해야 할까?
|
|
|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 ⓒ 디즈니플러스 |
1화 분량의 2/3 정도를 차지하는 여객기 납치 사건 (실제사건으론 '요도호' 사건)의 등장으로 앞서 동일한 소재를 다룬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와의 유사성 언급이 나왔었지만, 해당 사건은 <메이드 인 코리아> 전체 구성을 놓고 보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항은 아니었다. 기태라는 인물의 현재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도구 정도로만 활용됐다.
정보 기관 요원이라는 공식 직함 뒤에 숨겨진 불법 비즈니스는 기태에겐 나름의 생존 방식이기도 했다. 그의 이중생활은 1970년대 유신 정권의 현실을 은유적으로 풀어내는 도구처럼 활용되었다. 얼핏 보면 <남산의 부장들> 스핀오프 아닌가?라는 생각을 가질 법 했지만 애초부터 정치 드라마가 아니었던 <메이드 인 코리아>에게 '중정'은 기태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절대반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
| ▲ 디즈니플러스 '메이드 인 코리아' |
| ⓒ 디즈니플러스 |
반면 우직한 검사 건영 역을 맡은 정우성의 연기는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 속 이름만 다를 뿐 엇비슷한 행동거지가 이번에도 포착되다 보니 캐릭터가 다소 겉돌거나 과장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초반부의 부족함을 중반 이후 내용에서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을지는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성공 여부와도 직결되어 있다.
일부 단점으로 손꼽을만한 요소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단언컨대 <메이드 인 코리아> 1~2회는 기대 이상의 몰입감을 선사하면서 시즌1의 3~6회차 시청 사수를 유도할 만큼의 매력을 뿜어냈다. 현대 시대물·스릴러가 결합된 작품에서 늘 역량을 과시했던 우민호 감독의 손을 거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얼마 남지 않는 2025년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디즈니플러스의 마지막 자존심이 될 만 했다.
<메이드 인 코리아>는 오는 12월 30일에 3-4회, 내년 1월에는 매주 1회씩 총 6화 구성으로 시즌1을 완성시킨다. 내년 시즌2가 역시 총 6화 구성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장애'만 앞세워 말하지 않는 것의 당연함, 이 감독의 연출법
- 도박 중독에 빠진 택배기사, 세 번의 기회와 파국
- "처음 겪는 추락" 김흥국에... 누리꾼 "내란 동조 사과 없나"
- JTBC 손 들어준 법원... '불꽃야구'는 회차 공개 강행, 그 이유는?
- '역대급' 핑계고 시상식, 하하 울린 지석진 대상 수상소감
- "응급실 뺑뺑이, 의사 수 늘려서 해결될 일 아니야"
- '아바타', 아이맥스 대신 작은 영화관서 봐도 충분히 좋습니다
- 결혼 19년차에 와닿은 '이혼숙려캠프'... '남남'이 함께 산다는 기적
- 청와대 근처서 사는 '대가족'의 속사정, 어느 날 소음이 시작됐다
- 물에 잠기기 시작한 아파트, '대홍수'가 놓친 몇 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