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파티룩 '올데프' 애니 스타일 안 따라할 핑계 없음

파워 드레싱을 즐기는 아이돌 올데이 프로젝트. 그중에서도 애니의 파워 숄더 룩은 유독 선명한 인상을 남깁니다.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실루엣 그러나 지금의 무드로 다시 쓰인 스타일링.

애니는 평소에도 구조적인 테일러드 룩을 즐겨 입는 편입니다. 하얀 피부 톤과 대비되는 올 블랙 스타일을 즐기고, 긴 생머리를 고수하며 실루엣 자체에 힘을 싣는 방식이죠. 발렌시아가, 생 로랑, 에르메스 등 하우스 브랜드 아이템을 믹스매치하는 데도 능숙한데요. 그 취향은 특히 무대 위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애니의 파워 숄더 드레싱은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일관된 스타일 언어에 가까워요.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레퍼런스가 있는데요. 2000년대 초반의 발망입니다. 당시 최연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발탁된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약 14년간 발망을 이끌며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했죠. 과장된 파워 숄더, 허리를 강조하는 실루엣, 골드와 페이턴트로 대표되는 화려한 장식.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보디 라인을 극대화한 테일러링을 동시대의 시점으로 풀어내며 ‘현대적인 글래머’를 정의했습니다.

킴 카다시안, 켄달 제너, 지지 하디드 같은 셀러브리티들이 ‘발망 아미(Balmain Army)’로 불리며 브랜드를 중심으로 하나의 패션 군단처럼 움직이던 장면도 이 시기의 상징과 다름없는 장면이었죠.
애니의 스타일링을 관통하는 핵심 역시 복잡하지 않습니다. 큼직한 어깨 패드와 허리 아래로 더해진 빅 벨트. 이 두 가지 포인트만 이해하면 애니식 파워 숄더 룩의 공식은 거의 완성됩니다. 아이템 자체만 보면 과거에서 소환된 듯한 인상이지만 애니는 이를 자신의 신체 조건과 무드에 맞게 재해석했네요.


복근이 드러나는 크롭 기장의 파워 숄더 자켓으로 룩에 리듬을 가하거나, 올 블랙 스타일링에 실버 벨트를 살짝 더해 액세서리 컬러를 정돈하는 방식이 그렇죠. 과하지 않으면서도 힙한 인상이 살아나는 이유는 장식보다 비율과 밀도를 정확히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발망 쇼 착장에서도 포인트는 명확했습니다. 화려한 비즈 장식의 셔츠 드레스에 빅 벨트를 매치해 파워 숄더 실루엣을 강조했죠. 깔끔한 메이크업과 업두 헤어 스타일링이 더해지며, 구조적인 의상과 애니 특유의 단정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맞물렸습니다.


이외에도 애니에게 베르사체, 릭 오웬스 등 강한 개성을 지닌 하우스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매번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애니의 스타일링에는 변하지 않는 기준이 있습니다. 파워 숄더, 선명한 허리선 그리고 실루엣 중심의 드레싱. 애니는 넥스트 발망 아미가 될까요? 혹은 또 다른 하우스 브랜드의 새로운 뮤즈로 자리 잡게 될까요. 무엇이든 이 사실은 분명할 것입니다. 패션신에서 애니의 행보는 충분히 흥미로운 징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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