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성탄, 낯선 이를 가족으로 부르시는 하나님

2025. 12. 25.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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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낯선 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라고 초대하시는 날입니다.

이번 성탄절에 우리 교회가 먼저 문을 열고 마음의 자리를 내어줄 때 성탄의 기쁨은 예배당을 넘어 이 땅 가운데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맞아주신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맞이하는 2025년 성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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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장 1~7절, 마태복음 2장 13~15절


성탄절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그런데 성경이 전하는 성탄의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낯설고 불편한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안전한 집이나 환영받는 공간이 아니라 여관조차 없던 베들레헴의 마구간에서 태어나셨습니다. 하나님은 일부러 가장 낮은 자리, 가장 변두리 자리를 택하셨습니다.

마리아와 요셉은 인구조사로 인해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낯선 도시에서 보호받지 못한 채 아이를 낳아야 했습니다. 이는 오늘날 낯선 땅에서 살아가는 많은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의 현실과 닮았습니다. 언어와 문화, 환경이 익숙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삶 말입니다.

더 나아가 예수님은 태어나자마자 이집트로 피신하셨습니다. 헤롯의 위협을 피해 국경을 넘어야 했던 어린 예수님은 난민의 삶을 사셨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이주민의 삶을 멀리서 바라보는 분이 아니라 그 길을 직접 걸으신 분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을 볼 때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주님을 닮은 모습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성탄의 첫 예배자들을 떠올려 봅시다. 당시 가장 천한 직업의 목자들과 이방인으로서의 동방박사들, 사회의 중심이 아닌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성탄의 기쁜 소식을 경계 밖에 있던 이들에게 먼저 전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가 혈통과 국적, 언어로 구분되지 않는 공동체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성탄은 단지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이 아닙니다. 성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낯선 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라고 초대하시는 날입니다. 교회는 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가족입니다. 우리의 작은 환대, 따뜻한 인사, 열린 마음이 복음의 통로가 됩니다.

다문화가정과 이주민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아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삶의 자리를 함께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경에서 “영접하다”라는 말은 단순한 환대가 아니라, 책임과 관계를 함께 받아들이는 행위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자녀 삼으셨을 때, 우리 삶 전체를 품으신 것처럼 말입니다.

오늘 한국 사회 안에는 수많은 이주민과 다문화가정이 살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고 같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며, 같은 일터에서 땀 흘리고 있지만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 앞에 서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와 제도, 시선의 벽이 그들을 고립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 벽을 허무는 곳이어야 합니다.

성탄의 빛은 멀리 있는 사람을 비추는 장식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손을 내미는 빛입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 이름을 불러주는 태도, 함께 식탁에 앉는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버티게 하는 복음이 됩니다. 다문화가정의 자녀에게 교회는 또 하나의 집이 될 수 있고, 이주민에게는 처음으로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이번 성탄절에 우리 교회가 먼저 문을 열고 마음의 자리를 내어줄 때 성탄의 기쁨은 예배당을 넘어 이 땅 가운데 흘러가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맞아주신 것처럼 우리도 이웃을 맞이하는 2025년 성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박승호 목사(포천하랑센터)

◇포천하랑센터는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사회선교부 소속으로 경기 북부 이주민 가정과 다음세대를 섬기고 있습니다. 박승호 목사는 인도에서 9년간 차세대 사역을 한 뒤 현재 센터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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