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박동찬 (12) 청년부 섬기며 ‘100교회 건축 운동’… 일산광림교회 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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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림교회 기획목사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건 아니었다.
가령 2000년엔 일산에서 임진각까지 30㎞ 넘는 거리를 청년 120명과 1박 2일간 도보로 행진했는데, 이 일은 광림교회 청년들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적지 않은 교회가 광림교회 청년부의 영향을 받아 해외 교회 건축에 뛰어들게 됐다.
광림교회의 지교회인 일산광림교회를 맡으라는 지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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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부 목사로 일하게 해달라고 요청
참신한 기획으로 청년들 결집 계기돼
개척하고 싶은 꿈 커져 사표 낸 적도…

광림교회 기획목사로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가 많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건 아니었다. 목회자가 아닌 직장인처럼 사는 기분일 때가 많았고, 그래서 내 안의 영성이 메말라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적지 않았다. 결국 나는 김선도 감독님을 찾아가 이런 부탁을 드려야 했다.
“감독님, 기획목사를 하면서 청년부도 섬기고 싶습니다. 청년부 목사로도 일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그때가 2000년 1월이었다. 감독님의 허락을 받아 청년부를 이끌 수 있게 됐고, 그때부터 다시 내 영성은 윤기를 띠기 시작했다.
청년부 담당 목사로 일하면서 나는 희한한 프로젝트를 벌이곤 했다. 가령 2000년엔 일산에서 임진각까지 30㎞ 넘는 거리를 청년 120명과 1박 2일간 도보로 행진했는데, 이 일은 광림교회 청년들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듬해엔 청년들의 힘으로 교회 100곳을 세우는 ‘100 교회 건축 운동’을 시작했다. 경제적 여력이 없는 청년들이 벌이기엔 무모한 프로젝트처럼 보였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나는 회의감을 느낄 수도 있을 청년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했다.
“1년에 교회 1개를 지어도 100년이 걸리는 엄청난 일입니다. 하지만 이건 우리들의 생각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차원이 다를 겁니다. ‘믿음의 역사’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우리 함께 지켜봅시다.”
4개월쯤 흘러 헌금이 400만원쯤 모였을 때, 중국의 한 선교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북한 땅이 보이는 접경지대에 옥수수밭을 샀는데 그곳에 교회를 세우고 싶다는 거였다. 돈이 얼마나 필요한지 물으니 우리가 가진 돈, 딱 400만원이었다. 며칠 뒤 청년부 모임에서 나는 청년들에게 대뜸 옥수수밭 사진부터 보여줬다.
“얘들아, 저기 보이는 강이 어딘지 알겠니? 바로 압록강이야. 저곳에 우리가 교회를 세울 거야. 종탑도 만들 거야. 교회에서 종이 울리면 그 종소리는 북한 땅으로 울려 퍼질 거야.”
청년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기도의 ‘깊이’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가담하는 청년은 이후에 800명까지 늘었고, 교회 건축에 필요한 재정은 첫해에만 5000만원 넘게 모였다.
광림교회 청년들의 이 같은 사역은 다른 교회들에도 알음알음 알려졌다. 적지 않은 교회가 광림교회 청년부의 영향을 받아 해외 교회 건축에 뛰어들게 됐다. 그야말로 놀라운 하나님의 역사였다.
광림교회 청년들과 함께한 그 시절, 나는 이렇듯 평생 잊을 수 없을 행복한 추억을 수없이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삶에 안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나의 목회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싶다는 꿈도 커져만 갔다. 김선도 감독님에게 이런 뜻을 전하며 사표를 낸 적도 많았다(그때마다 사표는 번번이 반려되곤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만 갔고, 2005년이 돼서야 나는 새로운 명령을 받는다. 광림교회의 지교회인 일산광림교회를 맡으라는 지시였다. 바야흐로 내 인생의 새로운 문이 열리는 순간이었다.
정리=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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