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희망 품을 이색 일출 명소… 특별한 곳에서 나만의 해맞이

남호철 2025. 12. 25.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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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여행]

일주일 뒤면 새해가 열린다. 이번 해돋이는 조금 특별한 곳에서 맞아보면 어떨까. 새 희망을 품고 이색 일출 명소로 떠나보자.

육지에서 수평선 너머 울릉도 해돋이
이번 새해 해돋이는 나만의 특별한 장소에서 맞아보는 건 어떨까. 육지에서 수평선 너머 울릉도를 볼 수 있는 강원도 삼척 울릉도 전망대에서 본 일출.

강원도 삼척시 전역 9개 읍면동에서 1월 1일 새벽 해맞이 행사가 동시에 열린다. 도계장터와 임원항, 월천3리 앞바다, 덕산해변, 댓재공원 정상, 개산리 울릉도 전망대, 한치재, 이사부광장, 삼척해수욕장 등 지역 대표 일출 명소가 해맞이 장소로 운영된다.

이 중 노곡면 개산리 울릉도 전망대는 육지에서 수평선 너머 울릉도를 볼 수 있는 이색 명소다. 도로 바로 옆 전망대에는 무료 망원경 4대가 설치돼 있다. 해발 392m에 있는 울릉도 전망대에서 울릉도를 볼 때 둥근 모양의 지구 곡률을 고려하면 직선상 눈으로 볼 수 있는 수평선까지 거리는 약 70㎞다. 이보다 먼 곳의 물체는 수평선 아래로 잠긴다.

울릉도 전망대에서 울릉도까지 직선거리는 143.34㎞이니 수평선과 울릉도까지 거리는 약 73㎞다. 이를 고려하면 해발 420m 이상이면 관측할 수 있다. 울릉도 성인봉 정상은 해발 984m로, 이론적으로는 상부 564m가 보이는 셈이다. 다만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 등 다양한 조건이 맞아야 한다. 청명한 날 새벽 울릉도 뒤쪽으로 해가 떠오를 때 관측 가능성이 크다.

‘새해 한반도 일출 일등’ 천성산
고도를 기준으로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경남 양산 천성산 ‘천성대’.

경남 양산의 천성산(922m)은 KTX 경부고속철 원효터널 공사 당시 ‘도롱뇽 소송’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 산이 최근 ‘새해 한반도 일출 일등’이라는 이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90년대까지 정상부에 군부대가 있어 민간인 접근이 허락되지 않았다. 2003년 군부대가 철수하고 부대 인근에 매설된 지뢰가 제거되면서 민간에 개방됐다. 이후 한반도는 물론 유라시아 대륙에서 새해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장소로 알려지면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육지 기준으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울산의 간절곶으로 알려져 있다. 해발 0m 기준으로는 천성산의 일출 시각이 간절곶보다 약 1분 늦지만 관측 지점의 고도를 반영한 보정값을 적용하면 천성산 정상에서는 0m 지점보다 약 6분 먼저 일출을 볼 수 있다.

새해 해맞이 행사를 위해 정상 인근에 ‘천성대’가 조성돼 있다. 무료인 원효암 주차장까지 차로 8㎞를 오른 뒤, 옛 작전도로를 따라 1㎞ 남짓을 30분 정도 걸으면 만난다. 맑은 날이면 동해와 남해, 지리산은 물론 일본 쓰시마 섬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선홍빛 태양이 동해 위로 고개를 내미는 풍경이 장엄하다.

천성대에서 5분 남짓이면 닿는 정상부에는 ‘평화의 돌탑’과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사방이 뻥 뚫려 일망무제다.

자동차 타고 고원 초지 올라 해맞이
강원도 평창 삼양라운드힐 고원 초지에 해돋이를 보기 위해 몰려온 차량 행렬.

강원도 평창에는 일출로 유명한 포인트가 여럿 있지만 겨울철에는 삼양라운드힐(옛 삼양목장)이 특히 인기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7.5배에 달하는 동양 최대 규모의 초지 목장으로, 우뚝 솟은 풍력발전기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새해 1월 1일 오전 5시부터 입장권을 구매해 대기하다가 오전 6시부터 직원 안내에 따라 차례로 이동하면 된다. 일출 예상 시간은 오전 7시 40분이다.

해발 1140m에 있는 ‘동해전망대’는 일출로 유명하다. 맑은 날이면 동해와 강릉, 주문진까지 훤히 보이는 해맞이 단골 장소다. 겨울철에는 개인 차량 출입을 허용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 떨지 않고 걱정 없이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떠오르는 태양의 주홍빛이 능선을 가득 물들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반대편 노인봉·동대산·두로봉·상왕봉 등 능선 풍경도 매력적이다.

삼도봉 대화합 기원탑 위 아침 새해
충청·전라·경상 3도가 만나는 삼도봉 정상 대화합 기원탑.

충청·전라·경상 3도가 만나는 삼도봉(三道峯·1176m)은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전북 무주군 설천면, 경북 김천시 부항면의 경계에 있다. 원래 이름은 화전봉(花田峰)이다. 조선 태종 14년(1414년)에 전국을 팔도로 나누면서 삼도의 분기점이 됐다고 한다. 이후 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정치적 대립이 극심했던 1980년대 지역 갈등과 불신을 허물고 지역감정을 타파해 화합과 공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삼도봉 만남의 날’ 행사가 1989년 10월 10일 처음 열린 매년 같은 날 개최되고 있다.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 무료주차장에서 삼도봉 정상까지는 5.2㎞로, 3시간 정도 걸린다. 정상에 오르면 360도 파노라마 조망이 펼쳐진다. 막힘없이 이어지며 중첩되고 지워지는 산 그리매가 한 폭의 수묵화다. 곤천산과 황악산, 박석산, 백수리산, 대덕산, 덕유산 등 백두대간이 길게 이어진다. 해돋이·해넘이 풍경도 장관이다. 해 뜨는 방향으로는 멀리 가야산도 어렴풋이 보인다.

정상에는 높이 2.6m, 무게 7.6t 규모의 ‘삼도 대화합 기원탑’이 있다. 거북 받침의 기단부와 영원한 발전을 상징하는 세 마리 용이 조각된 탑신부, 둥근 해와 달을 형상화한 원구의 상륜부로 구성됐다. 용 세 마리는 각각 충북·경북·전북을 뜻한다. 3개 도가 지역감정을 넘어 화합 단결하자는 염원을 담았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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