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면전서 '체포 지시' 또 증언한 조지호 "책임 피할 생각 없어" [12.3 내란 형사재판]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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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공판 출석하는 조지호 경찰청장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 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지호 경찰청장이 3월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 ⓒ 연합뉴스 |
"첫번째는, 제가 증언을 거부해야 될 이유도 없고. 그리고 제가 잘못한 건 당연히 벌을 받아야죠. 그런데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이렇게 해서 책임을 피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조 전 청장은 또 '무죄를 주장하는 것인가'라는 물음에도 "제가 한 행위가 무죄라는 게 아니라, 제가 한 행위가 이것이라는 거다. 그에 대해서 어떤 법률적 판단을 하는 것은 제 영역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두시간짜리 내란이 어디 있는가'라든가, '군 간부들이 장병들 통닭 한 마리 사줄 예산을 야당이 자꾸 삭감해서 계엄을 선포했다'든가, '정치인 등 체포 시도는 수사의 ABC도 모르는 방첩사령관이 저지른 일'이라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누군가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책임 모면하려는 전직 대통령, 면피 않겠다는 전직 경찰청장
이날 조 전 청장은 이상민 전 장관 재판 증언 내용을 거의 그대로 얘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20분경 삼청동 안가에서 만난 대통령이 "현 시국에 대한 불만, 특히 야당 중심으로 하는 정치권에 대한 불만을 주로 많이 말씀하셨고, 공직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종북 세력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시간은 구체적으로 말씀 안 하셨고, 하여튼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와 동석한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모두 발언 기회는 없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당시 경찰 지휘부에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등이 적힌 A4용지를 건넸다. 조 전 청장은 공관에 돌아와 이 문건을 발견한 배우자가 '이런 걸 갖고 다니냐. 찢어버리라'고 하는 데에 동의했다. 그는 "제가 가진 30년 이상 공직 경험으로 봐선 비상계엄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냥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많다. 어차피 안된다' 이런 생각을 했기 때문에 집사람이 찢어버리라고 한 말에 제가 따랐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오후 9시 50분쯤 김 전 장관이 '좀 늦어진다'고 연락했고, 오후 10시 23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시작됐다. 이후 조 전 청장은 다음날 오전 1시 3분,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기 전까지 윤석열씨와 총 여섯 차례 통화했다. 모두 경호처 비화폰으로 걸려온 전화였다.
① 12월 3일 오후 11시 15분 20초
② 12월 3일 오후 11시 20분 22초
③ 12월 3일 오후 11시 28분 46초
④ 12월 3일 오후 11시 30분 30초
⑤ 12월 3일 오후 11시 34분 27초
⑥ 12월 4일 오전 0시 48분 2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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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오후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경찰 병력이 여의도 국회를 에워싸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
| ⓒ 유성호 |
"예. 그거는 기억을 못할 수 없는 그런 내용이지 않은가."
"기억 못할 수 없는" 그날 밤 통화들
조 전 청장은 그날 오후 10시 30~40분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의 텔레그램 전화도 받았다. 그는 "계엄이 발령됐으니까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을 거다. 그래서 경찰 안보수사요원 100명을 지원해달라. 그리고 선관위 세 군데를 얘기하면서 우리가(방첩사) 갈 거라고 얘기했고, 메모를 좀 해달라고 해서 사람 이름을 쭉 불렀다. 다 적으니까 여기 우리가 체포할 건데, 위치 추적을 좀 해달라고 해서 제가 법원 영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안된다고 하니까 '하여튼 좀 해달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방첩사령관의 전화는 한 번 더 왔다. 조 전 청장은 "위치추적 요청 명단에 '한동훈 추가합니다' 이정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본인이 전달받은 명단은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정청래" 등이며 "약간 특이했던 거는, 그때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 김동현인가 그러길래 저는 김동연 경기지사를 얘기하는 줄 알았더니 그거 아니고 '판사'라고 해서 김동현이란 판사"라고 말했다. 그의 입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장이 체포대상이었다는 증언이 또 다시 나왔다.
다만 조 전 청장은 이때 '방첩사로부터 수사관 100명, 한동훈 체포조 5명 지원 요청이 왔다'는 윤승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의 보고에 '준비만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실제로 영등포 형사들이 사복 착용 지시까지 받고 합류준비를 했고, 수사관 명단도 만들어졌다'는 내란특검 지적에 "체포를 하면 경찰이 해야 되지, 왜 남 좋은 일 시키느냐. 정작 저는 (대통령) 직접 지시를 이행도 안 하는 상태에서 그렇게 하겠나. 그런 바보가 어딨겠나"라며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제가 그 전에 대통령님으로부터 직접적인, '월담하는 의원들 불법이니까 체포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던 상황인데 제가 만약에 체포할 의사가 있으면 그거는 제가 체포를 얘기하지 다른 사람한테 공을 줄 이유가 없지 않나. 상식적으로, 만약에 계엄이 성공한다면 논공행상을 할 때 저는 지시를 안 따르고 다른 사람이 공을 세우는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할, 저는 그정도는 아니다. 최소한. 그렇기 때문에 그거는 제가 지시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어떤 내용인지, 어떤 죄목으로 체포하는 건지 최소한 그것은 확인하고 생각했을 거다. 그리고 형사는 기본 사복이다. 형사 보내는데 '사복 입혀 갖고 보내라'고 지시하는 경찰청장이 어디 있겠나."
30일 재판 추가... 속도 내는 지귀연 "1월 9일 종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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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귀연 부장판사(가운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하기 위해 4월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으로 들어오고 있다. |
| ⓒ 사진공동취재단 |
지 부장판사는 다만 '내년 1월 9일 결심' 목표에 지장이 없도록 김 전 장관의 증인신문을 29일 조 전 청장에 이어서 하고, 30일 기일을 추가해 마치겠다고 했다. 그는 "아주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9일까지 종결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특검 쪽에서 신청한 윤씨의 피고인 신문이 꼭 필요한지 검토해달라고도 했다. 그러자 윤씨는 "저는 검찰 측에서 (1차 공판 때) 프레젠테이션하는 걸 보고 두 시간 가까이 저의 입장을 다 얘기했기 때문에 별로 응할 생각이 없다"며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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