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부하의 법정 증언 "허리깊이 수중 수색, 상부가 원해야 가능"
[전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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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장실질심사 받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0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
| ⓒ 이정민 |
채해병 사망 사건 발생 당시 임 전 사단장의 하급자였던 신아무개씨는 사건 발생 전날 "1사단장(임성근)이 작전지휘를 위해 경북 예천 지역에 방문했으며 실제로 작전을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수색 과정에서 실종자를 발견한 보병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며 포상휴가 14박 15일을 주겠다는 독려도 했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오전 10시 채해병 사망 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피고인들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사건 발생 당시 해병1사단 포병여단 여단본부 소속 군수과장이었던 신씨와 해병1사단 7여단 작전과장이었던 손아무개씨를 상대로 증인 신문을 벌였다.
채해병 특검팀(이명현 특검)에서는 김숙정·류관석 특검보, 이승철·임상규 검사가 출석했고, 임 전 사단장의 변호인으로는 이완규·전승수(법무법인 한빛) 변호사가 출석했다.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는 임 전 사단장은 남색 정장 차림에 수용번호 '1725'를 왼쪽 가슴에 달고 입정했다. 다른 피고인인 박상현 전 7여단장은 빨간 명함이 달린 해병대 군복 차림이었고,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은 검정색 정장 차림이었다. 1차 공판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한 이용민 전 해병1사단 포병여단 포7대대장과 채해병의 중대장이었던 장아무개씨는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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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종된 해병장병 찾는 전우들 2023년 7월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 장병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특수수색대가 실종 지점에서 수색에 나서고 있다. |
| ⓒ 연합뉴스 |
- 특검팀 임상규 검사 : "7월 18일 밤늦게 진행된 표병여단 회의에서, 피고인 최진규(해병대1사단 포병여단 포11대대장)가 허리까지 수색하라는 내용 관련해 발언한 사실 있습니까?"
- 신아무개씨 : "예."
- 임 검사 : "증인은 그 자리에서 피고인 최진규가 독자적인 의견을 내는 것으로 느꼈어요? 아니면 상부와 어느 정도 협의가 돼서 그렇게 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느꼈습니까?"
- 신씨 : "협의가 된 것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 임 검사 :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뭐죠?"
- 신씨 : "애초에 직접 물에 들어가는 것도 이전에 위험하다고 했는데, 굳이 그걸 더 (자진해서) 위험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상부에서 어떤 이야기가 있었구나' 이런 생각이..."
- 임 검사 : "그 당시에 포병대대 간부들, 대대장들, 중대장들이 물에 적극적으로 더 들어가야겠다고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거나 그런 걸 원하는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습니까?"
- 신씨 : "아니었습니다."
- 임 검사 "물에 들어가기를 꺼리는 상황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 정도를 (수색 지침으로) 제시한 것으로 봤을 때 상부와 협의가 됐거나, 상부에서 원하는 상황으로 본인이 받아들였다는 의미입니까?"
- 신씨 : "예, 맞습니다."
이를 두고, 임 전 사단장의 변호를 맡은 전승수 변호사는 "피고인 최진규가 그런 발언을 했을 때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냐"라고 물었고 신씨는 "반대하기보다는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전 변호사가 "허리 아래 입수에 대한 부분이 피고인 최진규의 개인 의견 지시에 불과한 것이었냐, 아니면 상급 부대의 지시에 따라 대대장들이 회의 결론을 내린 것이냐"라며 거듭 질의를 이어가자 재판부가 나섰다.
재판장인 조형우 부장판사는 "(방금 전 변호사가) 최진규가 개인 의견을 제시했다고 생각했는지도 물어봤다"라고 묻자 신씨는 "(최진규의) 개인 의견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진규가) 상급 부대에서 어떤 지시를 받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듯, 굳이 더 위험하게 하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부연했다. 조 부장판사는 질의를 몇 차례 더 이어간 후, "오늘 증인 말씀은 포병 대대장들이 모여서 물에 들어가는 범위에 대해서 논의했고, 논의 이유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라고 추측을 했고, 논의 결과는 어떻게 났는지는 잘 모른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재판부 "14박 15일 포상휴가, 적절하다고 생각했나?"
2023년 7월 18일은 채해병 사망사건 발생 전날이자, 임 전 사단장이 호우피해 복구 작전 수행 중인 해병대원들이 묵는 리조트(문경 소재)에 직접 방문한 시점이기도 하다. 신씨는 "임 전 사단장이 리조트에 도착해 약 15분 정도 시설을 전반적으로 둘러봤냐"는 임 검사의 질의에 "맞다"라고 답했다.
그는 "임 전 사단장이 마지막에 리조트에서 나갈 때 '보병(7여단)에서 실종자를 찾았으니까, 포병도 좀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실종자를 발견한 인원들에게 포상휴가 14박 15일을 주겠다'라고 독려를 했다"라고 증언했다. 더해 "보병도 찾았으니, 포병도 찾으라는 게 결국은 '비교 아닌 비교'라고 생각했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의 변호를 맡은 이완규 변호사는 "잘 수색해서 찾는 사람들에게 포상휴가를 주겠다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 그렇게 말하는 게 금지된 사항이냐"라고 신씨에게 토로했다. 그러자 조 부장판사가 "포상휴가를 준다고 했을 때 느낌이 어땠나, 적절하다고 생각했나, 이런 일이 많았나"라고 신씨에게 물었다. 그는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라며 "답변을 잘하거나, 준비 상태가 뛰어날 때 1박 2일 포상휴가를 주신 적은 있지만, 14박 15일 포상휴가는 파격적인 것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신씨는 "'7월 18일 예천에 있던 해병대원의 지휘권이 육군 50사단장에게 위임됐다는 걸 알았는데, 지휘권이 없던 1사단장이 예천 지역에서 지휘권을 행사한 것을 인식했다'라고 진술한 사실이 있냐"는 임 검사의 질의에 "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임 검사가 "피고인 임성근이 현장에서 작전지휘권을 행사한다고 판단하게 된 근거들이 뭐냐"고 묻자, 그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서 전파되는 것을 보면, (작전을 수행하는 해병대원들의) 각 복장을 통일하라고 지시했고, 리조트에 오셔서 순찰을 돌기도 했고, 포상휴가를 주는 것 자체도 결국 작전지휘를 하는 걸로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이에 대해 "피고인이 당시 리조트에 방문한 주요 목적은 출동한 대원들의 식사와 숙소 등을 확인하고 추가로 지원할 사항이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여느 소속 부대장의 전형적인 현장 지도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채 해병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의 구체적 수색 방법 지시가 무리한 수중수색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그가 단편명령(해당 작전통제권의 육군 이양)도 어겼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한편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임 전 사단장의 다음 공판은 내달 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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