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에 신중년의 미래를 열 열쇠가 있다
[조창완 기자]
일반적인 인식 속에서 충남 청양은 멀다. 1979년 발표되고 1989년 주병선에 의해 다시 유행한 트로트 '칠갑산'으로 각인된 청양군은, 깊은 산골 마을에서 콩밭 매는 노인들이 있을 것 같은 곳이다. 하지만 서해 물류 거점인 평택항에서 50분이면 도착하고, 수도권의 관문인 일직JC에서도 1시간 반이면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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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부내륙고속도로(평택익산)로 사통팔달이 된 청양군 서부내륙고속도로(평택익산)의 개통에 따라 청양군은 익산평택, 공주서천, 당진대전 고속도로의 중심부에 들어갔다 |
| ⓒ 청양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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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년 11월에 오픈한 칠갑타워 25년 11월에 오픈한 칠갑타워는 개장 한달 만에 청양군 인구에 해당하는 3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
| ⓒ 청양군청 |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더불어 세계적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짐 로저스는 2010년 무렵부터 "한반도의 블루오션은 관광과 농업"이라고 말했다. 1989년 텐안먼 사건으로 모두가 중국에서 물러날 때 오히려 중국에 투자했던 그가 농업을 내세운 것은 한국 농업자원의 잠재력을 보았기 때문이다. 인삼이나 은행나무를 같은 종자로 심어도 결과물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한국산은 사포닌(진세노사이드)이나 징코민 추출량에서 중국산과 확연한 격차를 보이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더욱이 농토가 오염된 중국과 달리 한국은 친환경 농토가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구기자와 맥문동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청양군의 가치는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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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양약초시장의 구기자 소개와 대표상품 청양약초시장의 구기자 소개. 구기자는 인삼, 하수오와 더불어 보약으로 꼽히는 약재다. 아래는 청와대에 납품된 청양구기자차 |
| ⓒ 조창완 |
최 지도사는 "구기자는 300여 농가, 맥문동은 20여 농가가 재배하는데, 농민들의 평균 연령이 69.3세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새로운 층이 유입되지 않으면 청양의 약초 산업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구기자는 8월부터 11월까지 수확해 이물질을 제거하고 말려야 하며, 맥문동은 뿌리를 캐서 세척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전체 일의 80%를 차지할 만큼 고되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에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기계나 로봇의 도움을 받는다면 기존과 같은 고강도 노동력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가장 큰 불안 요소는 판로다. 고품질 친환경 하이엔드 한약재의 주요 판매처는 중국이다. 하지만 단순 수확물을 파는 구조는 불안정하다. 이를 해결할 확실한 방법은 '동인당(통런탕)'이나 '운남백약(윈난바이야오)' 같은 중국 제약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 이들이 초기 투자부터 참여해 역할을 분담한다면 한국은 생산과 기초 가공을 맡아 중요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역할 분담에 적극적인 지자체는 거의 없다. 필자는 투자유치 자문관으로서 수요처가 될 수 있는 중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도 한국을 찾는 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은 홍삼 계열 제품이다. 하지만 홍삼은 이미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어 장기적인 산업 다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칠갑산 등 우수한 약재 생산 기반을 가진 지역들도 이를 지역 산업으로 제대로 육성하지 못하고 있다. 청양군은 평택항이나 인천공항 등 물류망 연결이 좋은 만큼 관련 사업을 키울 기반이 충분하다. 또한 평택항 인근 산업 용지가 평당 300만 원을 호가하는 반면, 청양군 정산2농공단지나 신규 조성 중인 단지들은 평당 80만 원 정도면 분양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이다.
미래형 신중년 주거단지의 최적지
약재 재배와 관리에 있어 인구 문제는 절대적이다. 청양군의 면적은 479.10㎢로 서울의 80%에 달하지만, 인구는 3만 명에 미치지 못한다. 1960년 10만 1306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든 결과다. 평택-익산 고속도로 개통으로 수도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인구 감소세를 저지할 기회를 맞았지만, 고령화 문제는 심각하다. 청양군의 고령화 지수는 4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바로 '미래형 신중년 주거단지'의 시범 조성이다. 이는 LH가 추진해 온 '커뮤니티 케어'의 실질적인 구현 방안이 될 수 있다. LH는 2010년 이후 '한국형 은퇴자 주거 복합단지' 등을 구상해 왔으나 뚜렷한 실현 모델을 찾지 못했다. 이 모델은 150가구 정도의 공동체를 구성해 일, 주거, 복지, 의료를 자체 해결함으로써 거주자가 요양시설에 가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방식이다. 노년층 의료비와 복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미래 전략이다.
특히 일본 도치기현 나스마을의 사례처럼 폐교를 활용한 모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충남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청양에는 장평중학교(19,427㎡) 등이 등록되어 있으며, 온남초·화산초·문성초 등도 이미 폐교된 상태다. 이러한 폐교는 카페나 캠핑장으로 쓰일 수도 있지만,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향우나 도시 거주자들을 위한 주거단지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폐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공동생활 시설로 만들고, 운동장 부지에 입주자 주택을 짓는 방식이다. 단지 내에 돌봄이 필요한 고령층을 위한 시설을 함께 두면, 60대 전후 입주자의 20%는 관리 및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50% 정도는 약초 재배 등을 통해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부부 기준으로 월 60만 원 정도면 식비 등 기본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규 입주자가 건축비 상당액을 20년 치 선임대료로 지급하면 운영 주체의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나 지자체는 공동시설과 농업 기반 조성에 집중 투자하면 된다.
최근 제주도는 30년 전 폐교된 대정 무릉중학교 등을 대상으로 '공공주택 공급 협력'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약 191억 원을 투입해 30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는 이 사업은 앞서 언급한 나스마을 모델과 유사하다. 청양군은 수도권에서 1시간대 거리라는 이점과 칠갑산의 산림 자원, 30분 거리의 대천해수욕장 등 해양 자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최적지다. 부족한 의료 자원은 지역 보건소와 세종충남대병원을 연계하고,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상시 관리 체계를 도입함으로써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힐링 문화 특화의 다양한 아이템 실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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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벨이태리 전시작품과 외관 벨이태리 전시작품과 외관 |
| ⓒ 조창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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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리를 통한 힐링 치유를 설명하는 벨이태리 김성준 대표 유리를 통한 힐링 치유를 설명하는 벨이태리 김성준 대표 |
| ⓒ 조창완 |
이러한 자산들을 관광, 산업, 투자 유치와 전략적으로 연결하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 수도권은 물론 세종, 충청권과 1시간대 거리에 있는 청양군은 신중년의 미래를 열어갈 다양한 잠재력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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