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쿠팡 불신…‘최상급 반품 마켓’에 불량품 천지

이다연,박성영 2025. 12. 22.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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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최상 등급 반품 상품 판매' 관련 품질·검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쿠팡 반품 등급제는 제품 상태에 따라 '미개봉, 최상, 상, 중'으로 나눈다.

쿠팡은 이 중 최상 등급 상품을 '개봉은 됐으나 사용감이 없고 자사의 검수를 완료한 상태'라고 명시하고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이씨는 "최상 등급이라면 브랜드 로고 확인 정도는 기본 아니냐"며 "까르띠에 시계를 주문했는데 OST 시계가 온 꼴이다. 바로 반품했지만 번거로운 일이었고, 쿠팡 검수 시스템 전체에 의구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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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검수 문제, 최근들어 하자 급증
로켓 성장 이끈 빠른 시스템에 한계
정부 영업정지 거론…‘총체적 난국’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쿠팡 노동자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책임 회피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연일 열리고 있다. 뉴시스


쿠팡의 ‘최상 등급 반품 상품 판매’ 관련 품질·검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파손·하자·오배송 사례가 높은 빈도로 나타나면서다. 쿠팡의 성공을 이끈 초고속 배송과 간편 반품 등 ‘빠른 시스템’이 최근 들어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책임을 묻는 방식 중 하나로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소비자·입점업체·근로자 사이에서는 쿠팡의 ‘총체적 난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쿠팡의 ‘반품 마켓’에서 파손·하자·오배송 사례가 최근들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반품 등급제는 제품 상태에 따라 ‘미개봉, 최상, 상, 중’으로 나눈다. 쿠팡은 이 중 최상 등급 상품을 ‘개봉은 됐으나 사용감이 없고 자사의 검수를 완료한 상태’라고 명시하고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최상 등급 제품에 긁힘·오염·곰팡이·부품누락 같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거나, 아예 다른 상품이 배송되는 등 이상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쿠팡 이용자 이모씨는 이달 초 정가 5만원인 유명 캠핑 브랜드 스테인리스 컵을 ‘최상’ 등급으로 구매했지만 배송된 제품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5500원에 판매되는 중국산 컵이었다. 이씨는 “최상 등급이라면 브랜드 로고 확인 정도는 기본 아니냐”며 “까르띠에 시계를 주문했는데 OST 시계가 온 꼴이다. 바로 반품했지만 번거로운 일이었고, 쿠팡 검수 시스템 전체에 의구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스를 개봉하기 전까지 제품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커머스 반품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는 명확한 편이다. 그러나 이 점을 인지하고도 반품 등급제를 도입한 주체는 쿠팡인 만큼 검수 책임은 제대로 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커피머신이 긁힌 채 도착하거나 아이패드 펜슬의 충전 단말 부분이 망가진 채 배송되는 등 상태 불량을 호소하는 사례도 많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주요 원인으로 쿠팡의 근본적인 운영 구조를 지목한다. 그동안 쿠팡은 ‘무조건 반품’과 ‘초고속 환불’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하지만 이 구조 안에서 반품 상품을 빠르게 재판매하다 보면 검수 과정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무료 반품을 앞세운 쿠팡에서는 구조적 한계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 쿠팡 관계자는 “반품 제도를 악용한 일부 소비자의 어뷰징 행위로 추정된다”며 “관련 사용자를 특정해 구매를 차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진행 중이며, 반품 검수 절차도 강화해 소비자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미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마주하며 신뢰 하락을 겪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두고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쿠팡이 피해 회복 조치를 적절히 이행하지 않으면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영업정지 논의는 곧바로 광범위한 우려로 이어졌다. 쿠팡과 거래 중인 소상공인 파트너는 23만명이 넘고, 직고용 근로자는 9만명에 이른다. 입점 셀러들은 “쿠팡의 책임은 분명하지만 제재가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배송기사들 역시 생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불안감을 토로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쿠팡을 제재할 필요는 있지만 그 여파로 생활 불편이 커질까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실제 영업정지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적·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대신 과징금 대폭 상향, 책임자 형사처벌, 피해구제 의무 강화 등 현실적인 대안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주 위원장도 “영업정지가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경우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다연 박성영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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