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미화' 민주주의전당 전면개편 촉구 1인시위 5개월째, 앞으로 계속"

윤성효 2025. 12. 2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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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회, 연구용역비 삭감 ... 시민대책위, 민주전당-창원시청-시의회 앞 연인원 200여명 참여

[윤성효 기자]

 박종서 더불어민주당 마산합포지역위원회 청년위원장이 12월 20일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 시민대책위
국민의힘 다수인 창원특례시의회가 전시내용·공간활용 등에 논란인 창원마산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아래 민주전당) 관련한 연구용역비(8000여만 원)를 전액삭감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는 즉시폐관·전면개편 요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창원시의회는 19일 제148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에서 창원시의 2026년도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민주전당 관련 예산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9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대표 이병하)는 이날 긴급논의를 거쳐 관련한 여러 사안에 대한 대책을 세웠다. 시민대책위는 "1인시위를 5개월째 해오고 있다.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라며 "계속해서 우리 목소리를 내기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20일 밝혔다.

문화재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옆에 들어선 민주전당은 2022년 4월 착공해 2024년 11월 준공했다. 국비 121억원, 경남도비 45억, 창원시비 186억 원을 포함해 총 353억 원이 투입되었다. 창원시는 6월 29일 개관식을 열려다가 '민주홀대-독재미화' 등 지적을 받으면서 취소해 아직까지 정식 개관식조차 열지 못한 채 6월 10일부터 임시운영하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 7월부터 민주전당, 창원시(시의회) 앞에서 "시범운영 즉시 중단, 수정보완 절대반대", "폐관조치 전면개편"을 요구하며 5개월째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민주전당은 민주주의 역사와 기록을 전시교육하고 그 정신을 계승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의 민주전당은 전시 공간이 고작 20%에 불과하고 내용 또한 조잡하고 생뚱맞기 짝이 없다. 마치 문화복합 공간이 중심이고 민주주의 역사 전시가 들러리인 듯한 뒤바뀐 공간 활용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이 정하고 있는 본래의 목적과 취지를 홀대하는 것이다. 민주전당엔 민주주의가 핵심이어야 한다"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1인 시위에는 김영만 고문, 이병하 대표, 백남해 신부(천주교) 뿐만 아니라 송영기·전창현 경남도교육감선거 출마예상자, 송순호 창원시장선거 출마선언자, 황기철 전 국가보훈처장을 비롯해 연인원 200여 명이 참여했다.

19일 창원시의회 앞에서 손팻말을 들었던 이병하 대표는 "5개월째 1인시위를 해오고 있다.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계속 할 수밖에 없다"라며 "길게는 내년 6월 지방선거 결과를 봐야할 수도 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 제대로 된 민주전당을 위해 더 힘을 모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만 고문은 "1인 시위가 5개월 동안 되면서 다소 동력이 떨어진 측면도 있지만, 계속할 것이다"라며 "손팻말을 들고 서 있으면 격려하는 시민들도 많다. 시민들이 무관심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창원시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이기에 여기서 멈출 수 없고, 민주전당이 제대로 되기 위해 힘들더라도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하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제대로 만들기 시민대책위 대표, 12월 19일 창원시의회 앞 1인시위.
ⓒ 시민대책위
박해정 의원 "공간은 넓지만 기억은 비어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해정 창원시의원은 19일 열린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민주전당 재구조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이곳은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바닷가 인근, 의거의 성지 위에 세워진 건물이다"라며 "그러나 그 숭고한 정신은 이 건물 어디에서도 또렷하게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화 역사를 다루는 전시 공간은 일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도서관, 카페, 로비 등이다"라며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전당인지, 아니면 목적을 잃은 편의시설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전시 내용 또한 심각하다. 김주열 열사는 어디에 있느냐. 3·15의거는, 부마항쟁은, 계엄과 국가폭력 민간인 학살의 역사는 왜 보이지 않는 것이냐"라고 따졌다.

서울 남영동 민주화운동기념관을 거론한 박 의원은 "고문 현장이었던 대공분실을 원형 보존하고, 박종철 열사의 고문치사 등 구체적인 사건과 기록을 중심으로 국가폭력의 구조를 체험적으로 보여준다. 기념관 전체 공간이 온전히 민주화운동과 국가폭력의 역사 전달에 집중되어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민주전당은 공간은 넓지만 기억은 비어 있다. 민주전당의 정체성을 되찾아야 한다"라며 "문제는 운영이 아니라 구조이다. 따라서 해법 역시 재구조화가 되어야 한다. 카페와 도서관으로 소비되는 공간을 민주화운동의 역사와 희생자들의 서사로 채워야 한다. 추상이 아니라 기록으로 형식이 아니라 진실로 다시 구성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시민대책위의 1인 시위를 거론한 박 의원은 "그 목소리는 이념이 아니라 상식이고 정쟁이 아니라 기억에 대한 요구이다"라며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이 건물을 목적을 잃은 편의시설로 남길 것인지 아니면 김주열 열사와 수많은 민주열사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되살릴 것인지. 혈세가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민주전당의 설립목적에 맞게 대한민국의 민주화 과정과 창원시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진정한 기념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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