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지갑 다 털린다”…원화가치 끝모를 추락
인천공항 달러 환전가 1500원 넘겨
원화 약세에 수입물가 부담 증가

19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한국 실질실효환율 지수(REER)는 87.05(2020년=100)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2.02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말(85.47) 이후 최저치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86.63) 수준에 이르렀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국가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어느 정도의 실질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11월 원화 REER 순위는 64개국 가운데 63위로, 일본(69.4) 다음으로 낮았다. 원화는 올 들어 90선 초반으로 밀리더니 10월에는 80대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 환율이 1480원대를 오가는 만큼 실질실효환율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질실효환율이 떨어지면 밀가루, 휘발유 등 필수 수입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뛰어 국민 체감 부담이 커진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식품·철강·석유화학 업체 채산성도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6% 올랐다. 올해 7월부터 5개월째 오름세다. 특히 11월 상승률은 지난해 4월(3.8%)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환율도 치솟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원화로 달러 현찰을 살 때 가격이 1500원을 웃돌고 있다.
실질실효환율 하락이 수출 대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통설도 더는 통용되지 않는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0.29%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해외에서 원재료를 들여와 재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이 국내 제조 기업 사이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비싼 달러를 주고 원자재와 중간재 등을 구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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