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이별을 선택한 부부, 너무 늦게 전한 사과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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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숙려캠프 가출부부 |
| ⓒ JTBC |
12월 18일 방송된 JTBC <이혼숙려캠프>에서는 결혼생활 유지와 이혼의 갈림길에 선 17기 부부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그려졌다.
'가출부부'가 가장 먼저 최종조정에 돌입했다. 부부는 남편의 가정폭력과 아내의 빈번한 가출 및 외도로 갈등을 빚었고, 그 책임을 서로의 탓으로 돌렸다.
최종결정을 앞두고 남편은 아내와 '결혼생활 유지'를 선택했다. 남편은 "아이들을 위하여 아내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아내는 '이혼'을 선택했다. 캠프 입소 당시 남편이 이혼의사가 더 높고, 오히려 아내가 결혼생활 유지를 선택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아내의 생각지 못한 답변에 남편은 "네가 그런식으로? 황당했다"는 속마음을 밝히며 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너무 힘들게 살았다. 이제는 아이들과 제 인생을 살고 싶다"는 이유를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아내의 마음이 결정적으로 돌아선 계기는, 앞서 진행된 심리생리검사(거짓말탐지기)에서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결국 화해에 실패한 가출부부는, 최종조정에서 서로의 유책 사유와 위자료 지급 문제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부부는 결혼생활 동안 남편의 생활비 지급과 가정폭력이 이루어진 기간 등에 대하여 증언이 서로 엇갈렸다.
남편은 8~9년 전부터는 폭행이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아내는 "4년 전에도 남편이 머리를 잡고 때려서 피를 흘렸고 응급실까지 갔다"며 반박했다. 아내는 잦은 가출의 이유 역시 "남편의 폭행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부는 재산분할에 있어서도 팽팽하게 대립했다. 남편은 아내의 잦은 가출에 대한 보상심리를 내세우며, 변호사와 사전조율한 내용까지 뒤집고 채무까지 포함한 5대 5 분할을 요구했다. 하지만 채무의 대부분은 남편이 만든 빚이었다. 아내 측은 결혼 당시 자신이 가져온 돈으로 20년간 생활비를 해결했다며 남편의 요구를 일축했다.
남편은 아내가 과장과 거짓말을 한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증빙자료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패널들은 상식적으로 아내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남편은 최종조정이 진행될수록, 본인의 과거 아내 폭행 사건이나 개인 예금 재산같은 중요한 정보들을 변호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고 감췄던 것이 드러났다.
보다 못한 조정장은 "남편의 이야기에 진실성이 많이 없다. 혼인은 기본적인 전제가 진실이다. 진실이 없는 사람과 행복을 논하는 건 어떤 의미도 없다. 나만 생각하는 주장은 결국 화살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결국 부부는 긴 공방 끝에 패널들의 중재로 남편과 아내가 7대 3에 가까운 조건으로 채무를 분할하는 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부부는 최종조정을 끝내면서도 서로에게는 한 마디의 말도 주고받지 않았다. 사실 남편은 진심으로 아내와 화해할 의사가 있었고, 사과의 편지까지 작성해 놓았었다. 그러나 편지는 끝내 전해지지 못했다. 남편은 "행복을 찾아서 간다는데 서로 응원을 해주기로 하자"며 덤덤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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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숙려캠프 투병부부 |
| ⓒ JTBC |
하지만 남편은 캠프 참여 이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사조사 이후로는 아내에게 욕설도 일절 하지 않았다고. 부부는 서로 위자료를 주고 받지 않기로 합의했다. 아내는 "처음부터 위자료 받을 생각이 없었다. 돈보다 남편의 변화를 원했다"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예상대로 부부는 서로가 이혼 의사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편은 "저는 개선의 의지가 확고하며,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한다"는 확고한 진심을 전했다. 감동한 아내 역시 "남편이 여기 와서 노력을 많이 해주는 그 모습에 다시 희망이 생겼다. 예전으로 돌아와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부는 앞으로 결혼생활을 하면서 욕설과 폭언을 하지 않을 것, 아내의 암 완치 이후 정상적인 부부관계를 가질 것. 서로 존댓말을 쓰는 연습을 할 것에 합의했다. 당황한 남편은 "식사하셨슴까"라며 어색한 존댓말로 폭소를 자아냈다. 관계를 회복한 부부는 알콩달콩한 눈빛을 주고받는 모습으로 패널들의 미소를 자아내며 17기 중 유일한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논란의 중심에 있던 '맞소송 부부'가 최종조정에 돌입했다. 부부는 실제로도 서로 이혼소송과 쌍방 외도로 인한 상간소송을 동시에 진행중이었다. 또한 아내는 아이에 대한 감정적인 훈육,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상대만 탓하는 내로남불식 태도로 패널과 전문가들의 의견조차 듣지 않았다.
최종조정에서도 아내는 별거기간 중 쌍방 외도에 대하여 자신은 "남편이 관계를 인정해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남편은 외도를 알리지 않았다"며 본인은 정당하다는 주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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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숙려캠프 맞소송부부 |
| ⓒ JTBC |
재산분할 논의에서 남편은 놀랍게도 자신의 몫만이 아니라 아내의 개인 채무까지 전액을 직접 상환하겠다고 제안했다. 법률적으로는 가정 생활 동안 발생한 채무이기에 남편이 모두 혼자 감당해야 할 의무는 없었다. 그럼에도 남편은 "아내가 애들을 키워야 하는데 부채가 있으면 힘들 것 같아서 털어내주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시큰둥했다. 아내는 "채무는 남편이 저와 상의 없이 빌린 대출이고 예전부터 자신이 갚겠다고 약속했다. 저한테 추가적인 혜택을 주는 게 아니다"라며 남편의 호의와 양보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부는 양육비 문제를 놓고 입장이 엇갈렸다. 양육권을 가져간 아내는 "아이들이 어려서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과, 비용의 절반은 '월세'로 나간다고 주장하며 남편에게 높은 양육비를 요구했다. 반면 남편은 상당한 채무까지 혼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서 양육비 요구가 과하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조정장은 "월세는 양육비가 아닌 부양료에 속한다. 이혼하면 부양할 의무는 없다. 양육비는 말 그대로 애들을 기르는 비용"이라며 혼동하기 쉬운 개념을 바로잡았다. 이어 "아이들이 부모가 양육비로 공방을 벌이는 모습을 나중에 보면 '부모가 나를 키우기가 싫었구나'라고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부부가 놓치고 있는 부분을 짚었다. 결국 부부는 패널들의 제안으로 이혼 후에 아내와 아이들이 이사하면 양육비를 현실적으로 재조정하자는 중재안에 합의했다.
맞소송 부부의 최종선택 시간이 찾아왔다. 남편은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아내의 선택은 끝내 '이혼'이었다. 남편은 아내의 선택을 이미 예상했다며 덤덤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후회없이 하고 싶었는데 내가 조금 늦게 깨닫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움도 내비쳤다.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이제는 너무 지쳤다. 더 이상 체력이나 정신력으로 버티지 못하겠다"며 이혼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한편으로 아내는 "남편이 그동안 열심히 수고했다는 거 알고 있다. 최선을 다했는데 좋게 마무리하지 못해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마지막 순간이 돼서야 처음으로 사과를 전했다.
캠프 퇴소 이후, 후일담에서 맞소송부부는 결국 서로 합의하에 이혼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아내는 마지막으로 남편에게 전하는 메시지에서 "너무 좌절하거나 원망하지 말고, 앞으로는 (부부 대신)아이들의 아빠, 엄마로서 같이 늙어가자"는 뜻을 전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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