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그룹] 퇴직 후 이맘 때 꼭 하는 일, 웃음이 절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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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까운 한 탈북민이 어릴 적 내 생각을 훔쳐본 듯 이야기했다.
우체국을 갈 때와 올 때 손편지를 받아보는 상대의 행복한 모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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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진 기자]
50대 후반 퇴직 후 지금까지 이맘때 연하장 등을 손편지로 보내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나만의 연례 의식이기도 하다. 주변에 손편지를 쓴다는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다. 편지에 손을 얹는 것 자체가 상대에게 따듯한 마음을 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SNS로 모든 걸 소통하는 세상이다. 얼마 전에도 친구로부터 '동영상 연하장'을 받았다.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에도 서로 자주 연락하자는 내용이다. 나는 그것으로는 어딘가 부족하다. 상대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은 생각에 손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손편지야말로 내 속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빈 종이를 앞에 두고 올 한해와 상대방을 떠올린다. 편지 대상은 대부분 손위 어르신들로, 살면서 영감을 주거나 가르침을 준 분들이다. 몇 줄의 편지에는 한해 감사와 소원을 담고 있다. 10년 전 만해도 손 편지를 부칠 대상은 10명이 넘었다. 이들의 인생과 경험 하나하나가 든든한 나침반으로 그로부터 희망과 용기를 얻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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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일 행복했던 순간. |
| ⓒ slowlivecreate on Unsplash |
좋은 인상은 오래간다. 그중 하나가 인사이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 인사를 잘하라는 말을 수시로 했다. 어린 마음에 그때는 인사를 자주 하거나 잘하는 사람이 '실없이' 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철없는 생각인지 부끄럽다.
최근 가까운 한 탈북민이 어릴 적 내 생각을 훔쳐본 듯 이야기했다. 그는 "한국인들은 사소한 일과 아무렇지도 않은 배려에도 감사하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데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렸다"라고 고백했다. 오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한국에서의 따뜻한 인사법이 익숙하지 않았던 것이다.
인사 중에서 편지 소통은 상대를 포용하는 것이며, 은혜에 보답하는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회고하면 편지를 받자마자 전화해 덕담을 전해주는 어른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자신도 편지를 써 보내기도 했다.
특히 존경했던 어르신은 보잘것없는 내 편지에 감동했다면서 이후 돌아가실 때까지 해마다 연말 가족 모임에 나를 초대했다. 나 또한 그분을 아버지처럼 모셨다. 사실 답장을 기대하거나 인사를 받기 위해 보낸 것은 결코 아니지만 답장 인사를 받으면 하루가 종일 행복했다. 그 감동은 오래갔다. 그분들과의 유대는 평생 이어졌다.
편지 소통은 훌륭한 인사법이다. 손편지가 으뜸이다. 한 해를 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가슴에 오래 남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그들에게 손편지로 속 마음을 표하면 어떨까 싶다. 그것은 상대를 보며 자신을 치유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번에도 손편지 대상을 몇 명 물색했다. 올해는 4명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한 분의 어르신을 제외하면 세 명은 나보다 연하이다.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어제 연하장을 보냈다. 우체국을 갈 때와 올 때 손편지를 받아보는 상대의 행복한 모습을 떠올렸다. 이내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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