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는 여성 구강암, 흡연·음주 탓… 비흡연자 입안 미생물 주의

민태원 2025. 12. 16.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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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포함한 입안 조직에 발생하는 구강암이 최근 10년 새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래엔 비흡연 여성에서도 구강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구강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여성의 음주량과 빈도 또한 증가 추세로,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는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이 10~20배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은 최근 증가하는 비흡연 여성의 구강암 원인이 입안에 증가된 미생물(구강 세균)이 될 수 있음을 밝혀내 국제 학술지(Journal of Micro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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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구강암 환자 증가
남녀 환자 10년간 배 가까이 늘어
증가율만 보면 여성이 배 이상 높아
2주 이상 염증·궤양 지속될 경우
전문의 검진 적극 받는 게 중요

국립암센터 구강종양클리닉 의료진이 구강암으로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받은 50대 남성의 건강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구강악안면외과 박주용, 이종호, 최성원 교수.

입술을 포함한 입안 조직에 발생하는 구강암이 최근 10년 새 현저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구강암의 연평균 증가율이 남성 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구강암의 주요 원인인 흡연·음주하는 여성이 늘고 시작 연령이 젊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근래엔 비흡연 여성에서도 구강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구강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여성의 연평균 증가율, 남성 앞서

15일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구강암 환자는 2013~2022년 총 1만6530명, 연평균 1653명이 발생했다. 주요 10대 암에 비하면 드문 희귀암으로 분류되나 2012년 이전 10년간 평균(850명)보다는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2년에는 2125명이 새로 진단받았다. 남성이 1385명, 여성은 740명이 발생해 절대적인 숫자로는 남성이 훨씬 많았다. 그런데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여성(3.03%)이 남성(1.5%) 보다 배 이상 높다. 국립암센터 구강종양클리닉 박주용 교수는 “구강암의 가장 큰 위험 인자는 흡연과 음주인데, 여성의 흡연 인구가 꾸준히 유지되고 흡연 시작 연령이 낮아지면서 구강 점막에 흡연으로 인한 발암 물질 노출 시간이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의 음주량과 빈도 또한 증가 추세로,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는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이 10~20배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행 연구를 보면 흡연자의 구강암 발생률은 비흡연자 보다 2~3배 높다. 흡연의 양에 비례해 암 발생 위험도는 증가한다. 하루 3개비 피울 시 1.48배, 3~5개비 흡연 시 2.23배, 5~10개비 흡연 시 2.28배 구강암 위험이 커진다. 또 흡연을 일찍 시작할수록 구강암 위험도는 상승한다. 다만 간접 흡연이 폐암처럼 구강암 위험을 높이는지는 현재까지 명확한 근거가 없다.

흡연 병력 없이 음주만 하면서 발생한 구강암 환자에서도 흡연자와 유사한 유전적 변이가 관찰됐다. 12만명의 코호트(동일 집단)를 17년간 추적 관찰한 네덜란드 연구에선 하루 30g의 알코올 섭취가 구강암 위험을 6.4배 높인다고 보고했다. 구강 내 불량 의치나 잘 맞지 않는 보철물에 의해 혀나 점막에 유발되는 만성 자극도 구강암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국내 구강암 환자 146명과 정상인 424명 대상 연구에선 치주염 환자의 구강암 진행률이 3.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잇몸의 만성적인 염증이 구강암을 유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국립암센터 연구진은 최근 증가하는 비흡연 여성의 구강암 원인이 입안에 증가된 미생물(구강 세균)이 될 수 있음을 밝혀내 국제 학술지(Journal of Micro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비흡연 여성 구강암 환자 72명과 건강한 비흡연 여성 494명 대상으로 타액(침)에서 미생물 구성과 기능적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흡연 여성 환자들에서 로도코쿠스, 슬라키아, 락토바실러스, 엔테로박터렐스 같은 특정 미생물이 건강군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 확인됐다. 반대로 코리네박터리움은 건강한 여성에서 더 풍부해 보호 역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런 결과는 구강암 환자에서 미생물 불균형이 뚜렷함을 보여주며 비흡연 여성에서 미생물이 미세 면역 환경을 구강암 발생에 유리하게 변화시킬 수 있음을 나타낸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흡연하지 않는데 왜 구강암이 생기는가’라는 질문에 구강 마이크로바이옴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입안 염증, 2주 넘게 그대로면 의심

구강암도 다른 암처럼 장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한다. 2022년 환자의 경우 65세 이상에서 약 48.3%, 45~64세에서 41.2%, 45세 미만에서 10.5%가 발생했다. 45세 미만의 구강암 발생률이 가장 낮지만 연평균 증가율 관점에서 보면 최근 10년간 해당 연령대 증가율(2.13%)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에 대해 국립암센터 이종호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45세 미만 구강암 증가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진 게 없지만 여성의 구강암 발생이 젊은 층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원인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강암은 혀에서 절반 이상(50.2%)이 발생했으며 뺨 안쪽 및 어금니 뒷부분(23.1%), 잇몸(10.1%), 혀 아래쪽 등 입안 바닥(9.5%), 입천장(7.1%) 순서로 많았다. 이런 부위들에 2~3주 넘게 낫지 않는 염증이나 궤양, 희거나 붉거나 검은 색의 병변, 입·목에서 혹이 만져짐, 입이 잘 벌어지지 않음, 혀·입술·턱의 마비감 혹은 이상 감각, 원인 불명의 입냄새, 출혈, 의치 부적합, 치아 흔들림 등의 증상을 겪는다면 구강암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구강암은 복잡한 내시경 검사가 필요 없고 입안 병변을 간단히 진단할 수 있음에도 많은 경우 단순 염증이라고 생각하고 초기 발견을 놓치기 십상이다. 단순한 구내염은 2~3주 이내에 대부분 치유되지만 2주 이상 같은 자리에 염증과 궤양이 존재하면 전문의 검진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국립암센터 최성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구내염은 염증이라 통증이 심한 반면 구강암은 통증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안심하면 초기 진단을 놓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내염은 또 주변 조직과 경계가 명확하며 모양이 동그랗고 크기가 2~3㎜의 궤양 형태인 반면 구강암은 경계가 불규칙하고 주위 조직과 구분이 잘 안된다. 촉진 시 덩어리가 만져진다.

구강암 환자들의 약 50%는 진단 당시 목 임파선 전이 등 3·4기의 진행된 병기로 병원을 찾는다. 단 진단 초기에 암이 전신에 퍼져 오는 경우는 드물다. 2018~2022년 기준 구강암의 5년 생존율은 70.3%로 치료 성적은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병기별 생존율은 1기 약 75~85%, 2기 65~75%, 3기 40~60%, 4기는 20~40%다. 전신 전이된 경우는 5년 생존율이 26.4%로 현저히 떨어진다. 박주용 교수는 “최근 치료 후 생존 기간에 따라 산정하는 ‘조건부 생존율’ 개념이 도입돼 치료한 환자들의 실제적인 예후를 알 수 있다”면서 “구강암 치료 후 2년 지난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평균 85%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3·4기 구강암 환자 수술 후 필요한 턱뼈 재건에 3D프린팅 기술을 접목하고 있으며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혹은 국소 진행형 구강암에선 방사선 치료 중 정확도 높고 부작용은 적은 양성자 치료를 적극 활용한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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