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동혁 '100만 당원 양병' 현실 된다…두달새 78만→96만

국민의힘에 당비를 내는 당원 수가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18만명 넘게 늘어 1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둔 만큼 100만 돌파는 시간 문제여서 ‘100만 당원’이 국민의힘 후보 경선을 좌지우지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15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기존 책임당원 78만명과 지난 두 달 동안 당비를 납부한 당원을 더하면 전체 96만명 수준”이라며 “아직 책임당원 수에 산입되지 않은 12월 당비 납부 당원까지 합할 경우 ‘100만 당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매달 1000원 넘게 3개월 이상 당비를 내면 책임당원(더불어민주당은 권리당원) 자격과 경선 투표권을 부여한다. 신규 유입된 당비를 내는 당원이 3개월 당비 기준을 조만간 충족하면 96만명(12월 초 집계)이 되고, 이는 국민의힘 책임당원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
‘100만 책임당원’은 한국 보수 정당 역사상 처음이다. 2014년 25만4000명 수준이던 국민의힘 책임당원은 꾸준히 오름세를 기록해 2023년 12월에 역대 최대인 91만8000명(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출 자료 기준)을 기록했다. 그러다 총선이 끝난 뒤인 지난해 12월에 84만8000명으로 줄었고,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하락세가 이어졌다. 올해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6월 대통령 선거 패배를 겪은 뒤에는 70만명대 초반까지 급감했다. 회복세로 돌아선 계기는 장동혁 대표가 뽑힌 지난 8월 전당대회(약 75만명)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 같은 당원 증가의 원인으로 ‘당원 중심주의’를 꼽고 있다. 장 대표가 당원권 확대를 공언한 영향으로 당원 가입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장 대표는 지난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당 대표로서 당성(黨性)을 강조하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6·3 지방선거 역시 당원 증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책임당원은 당내 경선 투표권을 가지는 만큼 전국 단위 큰 선거를 앞두면 대개 당원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지방선거는 출마 희망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대거 동반 입당을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 논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인사 개입 의혹,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등도 당원 결집에 영향을 줬다”며 “최근 불거진 통일교 게이트가 커질수록 당원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당원이 급증한 게 수치로 드러나자, 지지율 정체로 ‘리더십 위기’에 직면했던 장 대표도 한숨 돌리게 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그간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면회(10월), 계엄 사과 거부(12월) 등 강성 행보로 인해 당 안팎의 우려를 불렀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장 대표로서는 늘어난 당원을 당내 지위를 공고히 하는 기반으로 여길 것”이라고 했다.
늘어난 책임당원이 내년 선거 경선 과정에서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내년 선거를 앞두고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50% 대 50%에서 70% 대 30%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당심 비중이 확대될수록, 서울·부산 등 격전지 경선에서 당원의 입김이 후보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세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늘어난 당원이 외려 중도층 공략엔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남 중진 의원은 “당원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지만, 짠물 현상이 심화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영남 초선 의원은 “강성 당원의 입김이 세지면 세질수록 일반 국민에게 경쟁력 있는 인물은 출마를 더욱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규태 기자 kim.gyut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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