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가 100억이면 노시환은 얼마를 줘야 하나? 120억? 150억?...한화의 다년계약 셈법이 복잡해졌다 [더게이트 이슈분석]

배지헌 기자 2025. 12. 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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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 4년 100억에 노시환 비FA 다년계약 몸값 관심
-최근 3년 WAR, 노시환이 강백호의 3배
-FA 포기 기회비용에 3루수 프리미엄까지
9월 26일 대전 LG전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노시환. (사진=한화)

[더게이트]

100억원은 기본이다. 120억원을 넘어 150억원 얘기까지 나온다.

최근 4년간 극도로 부진했고 지명타자만 가능한 강백호에게도 4년 100억원을 쏟아부은 한화 이글스다. 그럼 팀 간판타자이자 3루수 프리미엄이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 노시환에게는 얼마를 줘야 하나. 스스로 만든 기준점 때문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한화 간판타자 노시환은 내년 시즌 뒤 커리어 첫 FA 자격을 취득한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19년 한화에 입단한 노시환은 초반 2년 적응기를 거쳐 2021년부터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2023년 30홈런-100타점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24홈런 89타점을 기록했다. 올해도 32홈런 101타점을 찍으면서 3년 연속 20홈런-80타점 이상을 달성했다.

최근 3년간 노시환의 홈런-타점 기록 평균은 29홈런 97타점으로 KBO리그 젊은 우타 거포 중에선 독보적인 성적이다. 이런 선수가 일단 FA 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가면 한화가 잡는다는 보장이 없다. 한화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노시환과의 비FA 다년계약 협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규시즌 기간부터 탐색전을 진행한 이유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도 한화는 내부 FA 김범수, 손아섭 계약보다 노시환과의 계약을 우선순위에 두는 분위기다. 한화 사정에 밝은 야구 관계자는 "한화가 내부 FA 선수들 측에 '노시환과의 비FA 다년계약 등 시급한 이슈가 있다.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시환은 21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상대 PO 3차전서 역전 2점홈런을 기록했다. (사진=한화)

강백호 100억이 만든 기준점

노시환이 만약 내년 FA 시장에 나가면 상당히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게 확실하다. 안그래도 대형 계약이 예상됐는데 올겨울 하나의 기준선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다름아닌 한화가 FA로 영입한 강백호의 계약이다.

한화는 지난달 중순 강백호와 4년 총액 100억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던 강백호를 출국 하루 앞두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으로 붙잡았다. 한화의 계약 소식이 알려진 뒤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100억원은 상상도 못했다" "4년 70~80억원 정도를 예상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화는 언제나처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제안으로 경쟁자들을 찍어눌렀다.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강백호에게 거액을 투자하면서 노시환의 눈높이와 시장 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강백호는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이자 천재 선수지만 최근 성적은 좋지 못했다. 2022년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으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고 2023년에도 타율 0.265 8홈런에 그쳤다. 지난해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으로 반등했지만 올해는 타율 0.265 15홈런 61타점으로 다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세이버메트릭스 지표로 보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최근 5년간 강백호의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 합계는 11.59승으로 연평균 2.32승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부분은 2021년 기록한 WAR 7.02승에 몰려있다. 최근 3년으로 기간을 좁히면 4.63승으로 연평균 1.54승을 올리는데 그쳤다.

리그에서 현재 1WAR의 가치가 6억원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강백호가 100억원의 가치를 하려면 앞으로 4년간 WAR 16승, 연평균 4승 이상을 거둬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목표다. 그럼에도 한화는 100억원을 아낌없이 들이부었다.

노시환은 자신이 강백호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차고 넘친다. 최근 5년간 WAR 합계 20.36승으로 연평균 4.07승을 기록했다. 최근 3년 동안에는 WAR 14.11승으로 연평균 4.70승을 찍었다. 강백호의 최근 4년간 WAR 합계를 거의 매년마다 기록한 노시환이다.

수비 포지션도 프리미엄이 있는 3루수. 여기에 1루수 수비도 가능하다. 나이도 강백호보다 한 살 어리다. 강백호는 내년 27세 시즌을 앞두고 FA로 4년 계약을 맺었다. 만약 노시환이 다년계약을 체결하면 강백호보다 한 살 어린 26세 시즌부터 계약기간이 시작된다. 모든 면에서 노시환이 우위에 있다고 주장할 만하다.
홈런 직후 덕아웃에 세리머니하는 노시환. (사진=한화)

4년 120억은 기본?

강백호를 기준으로 순수하게 숫자만으로 노시환의 가치를 매기면 어떻게 될까. 최근 3년간 WAR을 기준으로 150~160억원은 줘야 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강백호라는 기준점이 생기기 전엔 섣불리 주장하기 힘든 액수다. 하지만 강백호 계약으로 기준이 생기면서 마냥 억지라고 하기는 힘든 금액이 됐다.

전 프로구단 관계자는 "노시환 다년계약이 먼저 이뤄졌다면 모르겠는데, 강백호 계약이 앞서면서 100억원이 최저선이 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야구단 출신의 한 야구인은 "선수 입장에서 4년 120억원은 기본으로 가져가려고 하지 않겠나"라는 예상을 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강백호 계약 여파가 노시환 계약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홍창기, 원태인 등 향후 나올 S급 선수들 계약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선수 입장에서 FA를 포기하고 소속팀과 다년계약을 맺을 경우 기회비용 상실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내부 선수의 비FA 다년계약은 FA와 달리 계약금을 받을 수 없어 온전하게 계약액 전부를 받는다는 보장 없어. 또 선수 입장에서 만약 FA 시장에 나갈 경우 팀 잔류와 비교해 어느 정도 조건을 받을 수 있을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선수 몸값이 상승하려면 경쟁 구단의 존재도 중요하다. 현재 주전 3루수 자원이 있는 팀이라도 우타 거포 보강, 1루수 강화 차원에서 노시환을 바라볼 수 있다. 노시환 측이 FA를 기꺼이 포기할 만큼 만족스러운 조건을 원하는 건 당연하다. 대어급 FA들의 계약이 마무리된 가운데, 노시환과 한화의 동행 프로젝트가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가 올겨울 최대의 이슈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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