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가까이서 누리는 행복… 부산시, 15분도시 고도화 나선다

윤일선 2025. 12. 15.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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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방시대]
4년간 성과 62개 생활권 확장 추진
안전 보행길·건강한 자전거길 확충
문화 등 찾아가는 도시 서비스 확대
1만 개 정원 등 녹지 확충도 본격화
부산시 수영구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의 소소풍 정원에서 시민들이 재즈공연을 즐기고 있다. 이 공간은 15분도시 취지로 조성된 생활문화 거점이다. 도모헌은 옛 부산시장 관사를 도심에서 문화와 휴식을 두루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킨 곳이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n분도시 정책을 고도화하기 위한 ‘15분 행복도시 스텝업 전략’을 발표하고, 도시 전역 확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4년간 접근성·연대성·생태성 강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해 왔다면 이번 전략은 성과를 62개 생활권으로 확장해 시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변화를 한층 분명하게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부산형 15분도시는 단순히 15분 안에 필요한 시설에 접근할 수 있다는 물리적 개념을 넘어 사회적 관계 회복과 공동체 형성을 중시하는 시민 삶의 질 중심 도시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간 부산 곳곳에 조성된 들락날락·하하센터·우리동네 ESG센터 같은 앵커시설은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소통하는 생활거점으로 기능하며,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시는 이러한 공간들이 ‘사용자 중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부산형 15분도시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국제사회에서도 부산형 모델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15분도시 이론 창시자인 카를로스 모레노 파리 소르본대 교수와의 공식 대담을 시작으로, 4월 스페인 ‘시우다드360°(Ciudad360°)’ 국제포럼과 9월 파리 국제 콘퍼런스에서도 부산의 사례가 소개됐다. 지난달에는 ‘2025 리브컴 어워즈’에서 도시종합 금상과 지속가능정책 기준상을 수상하며 2관왕을 기록했다. 부산의 도시정책이 실효성과 실행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은 이미 여러 지역에서 15분도시 모델을 실증해 왔다. 해피챌린지 사업으로 조성된 당감·개금 선형공원, 백양가족공원, 사상광장로 그린카펫 등은 노후 공간을 보행 중심의 녹색 생활공간으로 전환했고, 앵커시설 117개소(들락날락 107개소, 하하센터 5개소, ESG센터 5개소)는 주민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15분 안에서 이웃과 연결되는 도시’라는 정책 목표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냈다.

이번 스텝업 전략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도시 기능을 시민 곁으로 더 가깝게 배치하고, 정책 서비스를 생활권 단위에서 직접 제공하는 도시 고도화 단계다. 시는 전략 목표를 ‘집 가까이 누리는 도시’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도시’ ‘자연을 더하는 도시’ 등 세 가지로 재정의했다. 기존 접근성·연대성·생태성 전략을 시민에게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재구성이다.

첫 번째 전략인 ‘집 가까이 누리는 도시’는 안전한 보행길 조성과 건강한 자전거길 확충이 핵심이다. 시는 사고 위험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차 없는 길, 보행자 전용 보도, 보행자 안심 도로 등 세 가지 유형의 안전 통학로를 조성하고 교육청·경찰청·학부모·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운영해 현장 중심의 보행환경 개선을 추진한다. 자전거 정책은 생활형 자전거도로 확충과 함께 금정산·아홉산 같은 산지, 해운대·일광·다대포 등 해변, 낙동강을 잇는 레저형 자전거길을 구축해 시민이 자연 속에서 이동하며 건강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

두 번째 전략인 ‘이웃과 행복을 나누는 도시’는 공동체 회복을 목표로 한다. 시는 들락날락·하하센터 등 주요시설을 기반으로 문화·예술·체험·의료 프로그램을 생활권으로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15분도시 서비스’를 확대한다. 시설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또 당근마켓 등 민간 플랫폼과 연계한 커뮤니티 발굴, 마을 행사, 세대 통합 프로그램도 확대해 주민 참여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세 번째 전략인 ‘자연을 더하는 도시’는 녹지 확충과 탄소 저감이 핵심이다. 시는 해피챌린지 선형공원 조성 경험을 전역으로 확산하고, 금정산 도심형 국립공원 지정에 이어 낙동강 하구 국가정원·국가도시공원 지정을 추진한다. 2028년까지 시 전역에 1만 개 정원을 조성하는 ‘만 개 정원 프로젝트’도 본격화한다. 폐교·폐파출소·빈집 등 저활용 공간을 생활권 시설로 재활용하고, 재사용·재활용 기반의 에코라이프를 확산해 도시 지속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는 앞으로 15분도시 지표·지수를 고도화하고 대표 생활권의 데이터를 축적해 정책 효과를 분석할 방침이다. 시민참여단 ‘십오야 부산’과 리빙랩 운영도 확대해 시민 의견을 정책 과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15분도시, 시민 일상·행복 재설계하는 미래 전략”


"15분도시는 단순한 도시정책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과 행복을 다시 설계하는 미래 전략입니다."

박형준(사진) 부산시장은 지난 12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이 지난 4년 동안 접근성·연대성·생태성 강화를 위해 15분도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시장은 최근 발표한 '15분 행복도시 스텝업 전략'에 대해 "도시 기능을 시민 생활권 가까이에 배치해 일상에서 체감하는 변화를 더 분명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보행환경 개선, 앵커시설 확충, 녹색 쉼표 확대 등 기초 체력을 충분히 다져왔다"며 "이제는 15분도시 정책을 모든 시정의 기본 틀로 삼아 시민이 일상 속에서 변화를 더 분명하게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시장은 "내 집 가까이에서 누리고, 이웃과 행복을 나누며, 자연을 더하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부산형 15분도시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들락날락·하하센터 등 앵커시설의 역할을 설명하며 "시설 확충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을 매개로 시민 간 관계가 회복되고 지역 공동체가 다시 살아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보행 중심 정책과 녹색 기반 확충은 앞으로도 부산시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할 과제다. 박 시장은 "어린이가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통학길을 만드는 일은 도시가 시민에게 '이곳은 안전하다'고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메시지"라며 "부산의 산·바다·강을 잇는 자전거길과 생활권 녹지 확충은 시민의 삶을 편안하게 만들 뿐 아니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미래 세대까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진정한 15분도시가 완성된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을 끌어올려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15분 행복도시 부산'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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