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깨졌다" 살라, 폭탄발언 일주일 만에 경기 복귀→어시스트까지...하지만 갈등은 '임시 봉합' [더게이트 해축]

배지헌 기자 2025. 12. 14. 13:0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슬롯과 대화 후 스쿼드 복귀, 교체 투입
-코너킥 어시스트로 활약...경기 후 엠블럼 두드려
-"해결할 문제 없다"는 슬롯, 그러나 핵심 갈등은 그대로
팬들을 향해 박수를 보내는 살라(사진=모하메드 살라 인스타그램)

[더게이트]

일주일 전 "감독과 관계가 완전히 깨졌다"며 폭탄 발언을 쏟아냈던 모하메드 살라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겉으로는 화해처럼 보이지만, 사실 달라진 건 없다. 양측이 현실적인 선택을 통해 한 발씩 물러섰을 뿐, 갈등의 본질은 그대로다.

영국 BBC는 14일(한국시간) 살라가 아르네 슬롯 감독과 긍정적인 대화를 나눈 뒤 브라이튼전 스쿼드에 복귀했다고 보도했다. 살라는 이날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튼 앤 호브 앨비언과의 경기에 교체 투입돼 2대 0승리를 도왔다.

지난 7일 리즈 유나이티드전 후 "클럽이 날 버스 아래로 던졌다"며 불만을 터뜨렸던 살라는 챔피언스리그 인테르 밀란 원정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부상자가 속출한 리버풀 입장에선 살라 없이 시즌을 치르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슬롯 감독이 경기 전날 살라와 대화를 나눴고, "클럽 최선의 이익"을 위해 그를 스쿼드에 복귀시켰다.
사디오 마네와 리버풀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모하메드 살라(사진=리버풀 SNS)

필요에 의한 선택, 화해가 아닌 타협

그러나 이건 진정한 화해가 아니다. 디 애슬레틱의 제임스 피어스 기자는 "양측이 휴전에 합의했지만,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BBC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사안들이 남아 있으며, 살라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는 동안 계속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갈등 구도는 뚜렷하다. 살라는 벤치에 앉고 싶지 않고, 슬롯은 기량이 하락세인 살라를 베스트 일레븐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달 PSV 아인트호번에 1대 4로 참패한 뒤, 슬롯은 시스템을 바꾸고 리버풀을 더 조밀하게 만들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살라는 밀려났고, 이후 리버풀은 3승 2무로 부진을 털어냈다.

살라의 이번 시즌 성적을 보면 납득이 된다. 19경기 5골에 그치며 지난 시즌 34골 23도움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디 애슬레틱 분석가 톰 해리스는 "살라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슈팅 시도가 줄었고, 돌파 성공률이 낮아졌으며, 상대 페널티 박스 터치도 역대 최저"라고 평가했다.
살라가 리버풀을 떠날까(사진=모하메드 살라 SNS)

전반 25분 조기 투입, 증명하려는 듯 뛰었다

살라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전반 25분 조 고메스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지자 예상보다 빨리 투입됐다. 슬롯 감독이 칼빈 램지 대신 살라를 선택하고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를 오른쪽 수비수로 내려보내자, 안필드는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살라는 마치 뭔가를 증명하려는 듯 뛰었다. 투입 직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에게 기회를 만들어줬고, 브라이튼의 역습 상황에선 자신의 페널티 박스까지 전력 질주하며 수비를 도왔다. 이번 시즌 가장 큰 비판을 받았던 부분이 바로 수비 기여도였다.

후반 15분엔 코너킥을 정확히 올려 위고 에키티케의 헤딩골을 도왔다. 이 어시스트로 살라는 단일 프리미어리그 클럽 기준 골 관여 최다 기록을 세웠다. 웨인 루니를 넘어서는 277번째(188골 89도움)였다. 살라는 주먹을 불끈 쥐며 스탠드를 향해 환호했다.

경기 후 살라는 안필드 네 면을 모두 향해 박수를 보냈다. 유니폼의 클럽 엠블럼을 두드리며 팬들에게 인사했고, 이 장면 동영상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팬들은 열광했다.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만 봐선, 리버풀 팬들은 살라가 떠나는 걸 원치 않는 분위기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사진=리버풀 SNS)

"문제 없다"는 슬롯 감독, 속내는

슬롯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내겐 (살라 관련) 해결할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살라는 이제 다른 선수들과 똑같다. 리즈전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내가 얘기할 건 없다."

슬롯은 "어제 살라와 대화를 나눴지만, 선수들과 나눈 대화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게 내 원칙"이라면서도 "말보다 행동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살라는 다시 경기장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살라는 경기 후 믹스드 존을 지나며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2주 연속? 안 돼, 안 돼"라며 웃으며 거절했다. 일주일 전 폭탄 발언을 쏟아냈던 모습과는 달랐다. 그러나 이건 문제가 해결됐다는 신호가 아니었다. 그저 더 이상 공개적으로 싸우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살라의 대리인 라미 아바스와 리버풀 스포팅 디렉터 리처드 휴스의 협상이 앞으로 몇 주간 이어질 예정이다. 살라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참가하는 동안 양측은 "숨 쉴 공간"을 얻게 됐다. 이집트가 결승까지 진출하면 살라는 1월 중순까지 리버풀을 떠나 있게 되며, 최대 8경기를 결장할 수 있다.

그 기간 동안 진짜 협상이 벌어질 전망이다. 살라는 리버풀과의 계약이 2027년 여름까지 남았지만, 1월 이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구단들이 여전히 살라를 노리고 있다.

디 애슬레틱의 피어스는 "살라가 선발 제외에 불만을 품고 있는지, 이 문제를 뒤로하고 싶은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이번엔 웃으며 경기장을 떠났지만, 갈등이 공개 충돌 국면에서 관리 국면으로 전환됐을 뿐"이라는 분석이다. 임시 봉합은 했지만, '사가'는 계속된다.

Copyright © 더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