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아니면 해외로 넘어간다…텅 빈 첨단기술 인재풀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5. 12. 1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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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낮은 급여가 원인
10년 뒤 연봉 3억원 vs 9000만원
서울의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전문 인력 확보가 세계 주요국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다. 이 가운데 한국은 관련 인재가 최소 58만명 부족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① 상위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과 ② 국내 양성 인재의 ‘해외 유출’ 현상이 더해진 결과다.

대한상공회의소가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에 의뢰해 발표한 ‘이공계 인력부족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9년까지 AI·클라우드·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의 중급 인재는 29만2000여명 부족하다. 고급 인재도 28만7000여명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의대 쏠림 현상’을 지적했다. 2025학년도 자연계열 정시 학과 분포를 보면 상위 1% 수험생의 진학률에서 의대가 76.9%를 차지했다. 일반학과는 10.3%에 그쳤다. 보고서는 “이공계 인재 부족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뿐 아니라 이공계 고급 인력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의대 쏠림 현상을 완화해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해외 인재 유입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의대 쏠림 현상을 야기하는 배경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을 꼽았다. 국내에 취업한 이공계 인력이 최종학위 취득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받는 평균 연봉은 9740만원으로, 국내 의사 평균 연봉(3억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해외로의 인재 유출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한국은행 고용연구팀과 박근용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 교수가 공동 작성해 발표한 ‘AI 전문 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AI 전문 인력의 ‘임금 프리미엄’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꼴찌’로 조사됐다. 임금 프리미엄은 AI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그렇지 않은 근로자와 비교해 더 받아가는 급여를 말한다. 지난해 한국의 임금 프리미엄은 6%로 미국(25%), 캐나다(18%), 영국·프랑스·호주(15%)와 2배 이상 차이를 기록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장은 “한국의 임금 경직성과 보상에 기반한 임금 체계가 잘 갖춰지지 못한 특성 등이 뒤섞여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국제 AI 인재 경쟁 면에서는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과학기술 업계 한 관계자도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 사례들만 봐도 ‘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이공계는 찬밥 신세”라고 지적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일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 초임(원급) 기준 행정직 인센티브가 연구직보다 많은 탓에 논란에 휩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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