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프로치 명단은 강선우에, 될 사람은 정진상에 넘기겠다"
통일교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측과 미국 측 유력 인사와의 대담을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쪽에 접근하면서 연을 만들었다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대담 상대로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농구선수 스테판 커리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했다.

대담 후보자 리스트 만들어
1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앞서 확보한 윤 전 본부장과 이현영 전 통일교 부회장의 2022년 1월 통화녹음 파일에서 윤 전 본부장은 “제가 어프로치 하는 건 오바마, 힐러리, 그다음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 그다음에 (미국) 민주당에 상원하고 해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 8명 했다”며 “지금까지 된 거는 힐러리는 어느 정도 될 것 같다”고 말한다.
윤 전 본부장이 이들과의 접촉을 시도한 건 같은 해 2월에 열릴 예정인 통일교 행사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이 대통령 측과 미국 인사와의 대담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윤 전 본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 사람들이 한국 왔을 때 우리하고 계약맺고 올 텐데 와도 이 사람 만날지 안 만날지는 또 어레인지해야 한다. 그런 리스크는 따지지 말고 어차피 비대면으로 했다면 이재명 후보하고 하실 분들을 리스팅(명단 작성)하고, 정리해보겠다”고도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어프로치하는 명단을 저한테 주시면 강선우 의원한테 넘기고”라고 답한다. 윤 전 본부장이 “명단 넘겨봐야 그 사람 다 되는 게 아니고”라고 우려하자 이 전 부회장은 “진짜 되는 사람은 정진상(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 쪽으로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과 정 전 실장을 이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로 삼은 것으로 의심되는 부분이다.
거론된 인사들 “일체 사실무근”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윤영호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 하는 사람이고, 연락처도 없다”며 “대선 전 통일교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은 적이 없다. 이 대통령의 대담을 주선했다는 것도 처음 듣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전 실장도 “입장문 낸 그대로다. 만나거나 통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대통령과 미국 정치인이나 재계 인사와의 별도 대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전 본부장과 이 전 부회장의 통화에선 여‧야를 모두 신경 쓰는 모습이 나타난다. 그는 “여권은 여권대로, 야권은 야권대로 한다”며 “야권은 선대위에서 서로 통일교 자기가 잡았다고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전 본부장이 나서서 여‧야 대선후보 모두와 인연을 만들려고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는 방향을 정하고 실행했다는 게 특검팀 시각이다.
정진호·정진우·김성진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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