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코인 시장 전망은 [스페셜리포트]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5. 12. 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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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코인 시장 전망은

“낙폭 뒤 기회”…클래리티 법안 주목

전문가들은 2026년 코인 시장이 과거처럼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안정화 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론 조정장이 이어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론 회복한 뒤 점차 우상향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다.

오태민 한양대 비트코인화폐철학과 겸임교수는 “2026년 가상자산 시장은 단순한 사이클 패턴보다는 거시경제 흐름이나 정부의 규제·제도 변화 같은 외부 요인들이 시장 방향을 크게 바꾸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며 “과거처럼 폭등과 폭락이 이어지기보다는 상승폭과 변동성이 줄어든 가운데 자금 유입이 작용하는 안정화 국면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오 교수는 비트코인이 단기간에 50% 이상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최대 30% 내외의 조정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8만5000~9만1000달러 구간에서 하락이 멈출 수 있다는 것. 물론 순간적으로 40% 하락하며 7만달러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 오히려 과감한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오 교수 예측의 바탕에는 ‘클래리티 법안’이 있다. 미국 하원이 지난 7월 통과시켜 상원 심의 중인 클래리티 법안이 내년 초 통과하면 가상자산 시장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의 ‘탈중앙화’ 개념을 법적으로 정의하며 이에 부합하는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으로 분류한다. 법안이 통과하면 가상자산의 법적 명확성이 갖춰져 디지털자산의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기관의 암호화폐 투자 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룬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클래리티 법안이 제도적 틀을 마련한다면 내년 하반기 비트코인 가격은 14만~15만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클래리티 법안 기대감이 선반영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현경 iM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7월 미국 하원에서 크립토 관련 3대 법안이 통과된 이후, 시장 일부에서는 법안의 영향력을 미리 반영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시장에선 이제 클래리티 법안 이상의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참여 확대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일부 기관투자자들이 발을 빼고 있지만, 그만큼 투자를 지속하는 이들도 많다는 설명이다.

코빗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하버드대 기금운용사는 이번 조정장에서 비트코인 보유량을 3배로 늘렸다. 또 약 4억달러 규모의 ETF에 투자했다. 골드만삭스도 이번 하락장에 실물자산(RWA)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사업을 본격화하며, 토큰화 사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아부다비 투자위원회(ADIC) 역시 비트코인 현물 ETF 수량을 전 분기 대비 3배 가까이 늘렸다. 과거에는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가 주도했지만, 지금은 장기 전략을 지닌 참여자가 늘고 있다.

긍정적 전망은 또 있다. 글로벌 투자운용사 반에크(VanEck)의 최고재무관리자(CFO)인 매튜 시겔은 최근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비트코인 시세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증시에 만연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해소되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대한 수요가 여전한 만큼, 이를 운영하는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물량을 쉽게 매도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오태민 교수는 “최근 코인 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옛 패턴이 반복된다기보다는 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게 핵심”이라며 “이는 하락 시 조정 기회로 볼 여지를 제공한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은 올해 파죽지세로 가격이 치솟으며 지난 10월 초 사상 최고가(12만6000달러)를 갈아치웠지만 약 한 달 만에 30% 가까이 떨어졌다. (연합뉴스)
2026년 코인 투자법은

“비트코인+스테이블·RWA”

혼란스러운 상황,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두고도 고민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 투자 전략과 함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뚜렷한 실물자산 토큰화(RWA), 스테이블코인 등 우량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와 같은 알트코인 중심의 급등 기대보다는, 안정성과 유동성을 겸비한 자산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핵심 투자처로 떠오르는 배경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문자 그대로 가격이 안정적(Stable)으로 유지될 수 있게 설계된 가상자산(Coin)이다. 달러 등 특정 자산에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스테이블코인은 담보 종류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① 법정화폐 준거형이다. 달러나 미국채, 유로, 엔화처럼 법정화폐에 가치가 고정된 형태다. 테더와 서클이 여기 속한다. ② 상품 준거형이다. 금이나 은, 석유 등 원자재·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 구조다. ③ 가상자산 담보형이다. 다른 가상자산과 가치를 연동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RWA 시장도 빠른 성장이 점쳐진다. RWA는 부동산, 채권, 미술품 등 실물 기반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디지털자산을 뜻한다. 2026년이면 현재보다 최대 5배 이상 성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알트코인에 대한 접근은 보다 신중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지난해 큰 폭의 상승을 보였던 주요 알트코인들은 올해 들어 대부분 급락세를 기록했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고점 대비 60~70% 가까이 하락한 뒤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은 저점 매수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금은 펀더멘털이 명확한 종목 외에는 섣부른 접근을 피해야 한다”고 선을 긋는다.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비트코인 낙수효과(비트코인이 오르면 알트코인도 동반 상승하는 현상)는 거의 사라졌다”며 “시장에 3000만개가 넘는 알트코인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과잉 공급은 투자자 관심을 분산시키는 요소가 될 뿐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알트코인은 초단기 차익 실현 수단 외 가치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 측면에서는 보수적 접근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5% 미만 비중의 비트코인 투자 비중이 가장 적합하다고 입을 모은다.

양현경 애널리스트는 “공격적 투자자는 포트폴리오 내 가상자산 비중을 30%까지 가져갈 수 있지만, 보수적인 투자자의 경우 5% 이내에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태나 애널리스트 역시 “공격적 투자자의 경우 10~20%, 보수적인 투자자는 5% 미만의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가져가면 적절할 것”이라며 “비트코인의 위험성이 크긴 하지만, 기대수익률이 높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면 샤프지수(위험 대비 수익률)가 크게 개선되는 특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조동현 기자 cho.donghyu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7호 (2025.12.03~12.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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