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 때문에…테슬라 좇다 스텝 꼬인 현대차 [재계톡톡]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5. 12. 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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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현 전 현대차 AVP본부장
현대차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Software Defined Vehicle) 전환을 주도하던 송창현 사장의 사임으로 자율주행 기술 전략 스텝이 꼬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송 사장 주도로 현대차는 기존 라이다(LiDAR) 방식 자율주행 시스템을 테슬라처럼 카메라 기반으로 전환 중이었다. 그러던 중 테슬라가 지난 11월 23일부터 국내에서 감독형 완전자율주행(FSD) 서비스를 시작하자 현대차그룹 수뇌부가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송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사의를 밝혔고 사표가 수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하드웨어 중심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DNA를 심고 차가 아닌 인공지능(AI) 디바이스를 만들겠다는 무모한 도전이 쉽지 않고 순탄치 않았다. 레거시 산업의 회사 사이에서 수없이 충돌했다”며 “AVP본부장을 겸직하면서 SDV 전환을 이끄는 동안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저를 버티게 한 것은 포티투닷 리더분과 여러분의 열정이었다”고 전했다. 전통 내연기관 조직에서 SDV로 조직 DNA 전환이 쉽지 않았다는 토로다.

하지만, 현대차 안팎에서는 그의 역량을 문제 삼는 시각도 상당수다. 송 사장 사임을 두고 사실상 경질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먹튀’라는 냉소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 2022년 현대차그룹은 4200억원을 들여 포티투닷 경영권 지분을 인수했고 이 과정에서 송 사장도 지분 일부를 매각했다. 그는 최소 1000억원 이상 지분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송 사장 입장에서는 지분도 비싸게 팔았고 현대차 사장 출신이라는 타이틀도 땄다. 잃을 게 없는 장사를 한 것”이라 말했다.

송 사장 사임과 맞물려 현대차 자율주행 전략을 우려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송 사장은 기존 라이다 방식 현대차 자율주행 시스템을 카메라 기반으로 전환을 주도했다. 그가 지난 3월 현대차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에서 공개했던 ‘아트리아 AI’는 자율주행 레벨2 단계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테슬라는 현대차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 감독형 FSD 서비스를 내놨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송 사장 재임 기간 ‘갈지자’ 전략을 펴다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에 실패하면 SDV 시대 현대차는 SW 회사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8호 (2025.12.10~12.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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