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리그 삼수' 수원, 명문구단은 어쩌다 이렇게 됐나

이준목 2025. 12. 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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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수비불안과 베테랑들 실수에 발목... 변성환 감독, 눈물의 자진사퇴

[이준목 기자]

▲ 뼈 아픈 파울 7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PO 2차전 제주SK와 수원삼성의 경기 전반 수원 이기제가 파울을 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 시대를 호령했던 명가에게도, 1부리그 복귀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수원 삼성이 내년에도 2부리그에서 '3수'가 확정됐다.

12월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수원 삼성은 제주 SK에게 0-2로 패했다. 지난 3일 수원 홈에서 펼쳐진 1차전에서도 0-1로 졌던 수원은, 결국 1, 2차전 합계 0-3으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연패하며 고대하던 승격이 또다시 무산됐다.

수원은 K리그1 4회 우승, 코리아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팀이지만, 지난 2023년 리그 12위(최하위)를 기록하며 창단 첫 2부리그 강등의 수모를 당했다. 승강제 도입 이후 우승경력이 있는 기업구단이 강등당한 것이 수원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K리그에서 손꼽히는 위상과 팬덤을 지닌 '빅클럽'으로 꼽히던 수원이었기에 축구계에 미친 파장은 컸다.

그래도 수원의 이름값을 고려할 때, 2부리그에서는 압도적인 면모를 보이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강등 첫 시즌이었던 2024년, 수원은 K리그2에서도 6위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승격 다짐하며 전력도 보강했는데...
▲ 경기 지켜보는 변성환 감독 3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1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제주SK FC의 경기. 수원 삼성 변성환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 연합뉴스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아 반드시 승격을 다짐한 수원은 지난해 K리그1 득점 2위 일류첸코를 비롯해 이규성, 김지현, 최영준, 권완규, 세라핌, 레오 등 검증된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도 수원은 인천 유나이티드의 압도적인 질주에 밀려 1위를 놓쳤다.

수원이 강등된 이듬해인 2024년 역시 최하위로 K리그2로 내려왔던 인천은 '시민 구단'의 한계를 딛고 한 시즌 만에 승강PO도 거치지 않고 1부 복귀에 성공하며 '대기업 구단' 수원의 행보와 더욱 비교됐다. 반면 수원은 그래도 2위를 기록하며 승강플레이오프까지 올라오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또다시 승격에 실패했다.

고질적인 수비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변성환 감독 체제에서 '공격축구'로 K리그2를 폭격한 수원은 올시즌 76골을 기록하며 리그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실점도 50골(K리그2 최다실점 6위)로 많은 편이었다. 1년 전인 2024년에는 팀 득점은 46골에 그쳤으나 실점이 35골로 리그 최저였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였다.

하지만 하위권이어도 1부리그팀이었던 제주의 수비는 K리그2와 수준이 달랐다. 수원의 공격은 제주의 끈질한 육탄방어와 골키퍼 김동준의 선방쇼를 뜷지 못했다. 반면 수비에서는 어이없는 실책으로 자멸했다. 1차전에서는 수원이 경기를 주도하고도 김민준의 뼈아픈 실책으로 유리 조나탄에게 PK를 내주며 무너졌다.

또한 2차전에서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위험지역에서 권완규의 안이한 패스미스가 곧바로 끊기며 제주 김승섭에게 선제 결승골을 허용했다. 전반 40분에는 이기제가 제주 김준하와 경합하다가 스터드를 들고 상대 종아리를 가격하는 행위로 비디오 판독 후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이기제의 퇴장 직후 곧바로 이탈로의 쐐기골이 나오며 사실상 승부는 제주 쪽으로 일찌감치 기울었다.

거듭된 악재속에 수원은 승강플레이오프에서 변성환 감독이 준비한 플랜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무너졌다.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베테랑들의 어이없는 연속 실책성 플레이가 수원의 1년 농사 전체를 물거품으로 만든 셈이었다.
▲ 제주 원정 온 수원삼성 팬들 7일 오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PO 2차전 제주SK와 수원삼성의 경기 시작 전 수원 팬들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과에 실망한 수원 팬들은 경기 후 변성환 감독이 관중석에 인사하러 다가오자, "변성환 나가!"를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변 감독은 그럼에도 원정팬을 향하여 큰 절을 하며 승격에 실패한 데 사죄의 뜻을 전했다.

또한 변 감독은 승격 좌절에 대하여 책임을 지고 현장에서 곧바로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구단과 사전에 조율한 내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회견 때 북받치는 감정으로 눈물까지 보인 변 감독은 " 수원에 부임한 이유는 승격을 위해서였다. 수원은 리그 2위를 하고 승강 PO에 나간 것에 만족할 수 없는 팀이다. 다른 팀과는 다르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결과에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원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수원 구단은 7일 공식 채널을 통해 승격 실패에 대하여 팬들에게 전하는 사과문을 올렸다. 수원은 "팬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의 염원이었던 승격을 이루지 못했다. 너무나 참담한 마음으로 팬 여러분들께 사죄의 말씀 드린다. 다시 한번, 절치부심하여 이번 시즌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을 개선하여 더 단단해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반등을 약속했다.

이로서 수원은 내년에도 3년 연속 2부리그에서 머물며 또다시 험난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2026년 K리그2는 총 17팀이 참가해 최대 4팀까지 승격할 수 있다. 과연 수원은 지난 2년간의 좌절을 딛고 삼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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