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패치 보도와 배우 조진웅 은퇴가 던진 질문

임병도 2025. 12. 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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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씨가 과거 미성년자 시절의 범죄 이력이 보도된 직후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5일 한 연예매체는 제보를 바탕으로 조씨가 미성년자 시절 강도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조씨의 은퇴 선언에 대해서도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일 뿐"이라며 조씨의 은퇴가 당연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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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위반 논란과 연예 매체의 보도 행태 두고 학계·법조인·누리꾼 '갑론을박'...알권리? 관음증?

[임병도 기자]

 배우 조진웅 (자료사진)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진웅씨가 과거 미성년자 시절의 범죄 이력이 보도된 직후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지난 5일 한 연예매체는 제보를 바탕으로 조씨가 미성년자 시절 강도 등 혐의로 재판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된 전력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30년 전 소년범 기록을 들춰낸 언론 행태에 대한 비판과 과거 행적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법적 보호와 갱생' 대 '도덕적 책임과 알 권리'로 나뉩니다.

김경호 "소년법 제70조 위반, 언론의 탈을 쓴 폭력"

법조계에서는 이번 보도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경호 법무법인 호인 변호사는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신문고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디스패치 소속 김소정, 구민지 기자를 소년법 제70조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변호사는 "소년법은 죄를 덮어주는 방패가 아니라 낙인 없이 사회로 복귀하도록 돕는 사회적 합의"라며 "30년 전 봉인된 판결문을 뜯어내 세상에 전시한 것은 저널리즘의 탈을 쓴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현행 소년법 제70조는 소년 보호사건과 관련된 조회에 응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합니다. 김 변호사는 "기자가 금지된 정보를 빼냈다면 이는 취재가 아니라 법률이 보호하는 방어막을 불법적으로 뚫은 범죄"라며 "클릭 수를 위해 법이 닫아둔 문을 강제로 여는 행위가 용인된다면 교정 시스템은 붕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특정 연예인의 보호를 넘어, 법치주의 훼손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입니다.

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소년 범죄에 대해 처벌하면서도 교육과 개선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소년사법의 특징"이라며 조씨를 옹호했습니다.

한 교수는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노력하여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은 상찬받을 일"이라며 "수십 년 전 과거사를 꺼내어 현재의 성가(聲價)를 생매장시키려 든다면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연예인이 아니라 언론"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조씨의 은퇴 선언에 대해서도 "잘못된 해결책"이라며 "생매장당하지 않고 맞서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반면, 싸늘한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법은 최소한의 도덕일 뿐"이라며 조씨의 은퇴가 당연하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형을 다 살았다는 건 국가의 강제 절차가 끝났다는 뜻일 뿐, 피해자에 대한 면죄부나 도덕적 책임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일각에서는 "미성년 시절 중범죄뿐만 아니라 성인이 된 후 폭행, 음주운전 등의 전력이 있다"며 "이를 단순한 실수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과거를 숨긴 채 '우직하고 정의로운 형사' 등의 이미지로 부와 명성을 쌓은 것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도 이번 사태의 중요한 축입니다.

알권리? 상업적 관음증?

이번 사건은 단순히 유명 배우의 은퇴를 넘어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널리 알려진 배우라는 이유로 30년 전 법적으로 봉인된 소년 시절의 과오까지 낱낱이 파헤쳐지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 아니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직업인만큼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알 권리'에 부합하는가 하는 점입니다.

언론이 '단독'이라는 타이틀을 위해 법적 금지선까지 넘나드는 행태가 과연 공익에 부합하는지, 아니면 변호사의 지적대로 '상업적 관음증'에 불과한지 냉정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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