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보다 낫다" 폭설에 화제 된 정원오 성동구청장
[임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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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4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과 사진 |
| ⓒ 페이스북 갈무리 |
누리꾼들 사이에서 "서울시장보다 낫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정 구청장의 남다른 행보를 정리했습니다.
"송구하다" 사과부터... 남달랐던 폭설 대응
지난 4일과 5일, 서울에 폭설이 쏟아졌습니다. 시내 곳곳이 마비됐지만, 성동구의 대응은 달랐습니다. 정 구청장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직후부터 SNS를 통해 제설 상황을 상세히 공유했습니다. 공개된 사진 속 정 구청장은 관제실에서 CCTV 화면을 응시하며 실시간으로 지시를 내리고 있었습니다.
눈여겨볼 점은 '태도'였습니다. 정 구청장은 "사전 작업에도 불구하고 기습 폭설로 불편을 드려 송구하다"라며 사과부터 했습니다. 변명보다 책임을 먼저 언급한 것입니다.
성동구는 도로 열선 57개소와 자동염수분사장치를 전면 가동했습니다. 지난해 설치해 호평받았던 인도 열선 시스템이 이번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5일 "전 직원이 현장에서 취약지역 순찰과 잔설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미끄러워 위험할 수 있는 구간은 성동구청이나 제 문자 전용 휴대전화로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구청장이 직접 문자 민원을 받겠다고 나선 겁니다. 시민들은 서울시의 미흡한 제설과 비교하며 성동구의 '행정력'에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문자 주세요"... 보여주기식 아닌 소통
정 구청장의 소통은 이번 폭설 때만 반짝한 것이 아닙니다. 평소에도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해 구민들의 민원을 직접 챙깁니다. 일방적인 홍보가 아니라 듣고 고치는 쌍방향 소통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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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가 운영하는 산업안전기동대. 소규모 사업장에 찾아가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개선을 안내하고 교육하고 지원하는 조직이다. |
| ⓒ 성동구청 |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은 산업재해의 사각지대입니다. 기동대가 직접 찾아가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현장 안전교육까지 지원합니다."
이는 법의 사각지대인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안전까지 챙기겠다는 의지입니다. 이런 행정력은 과거에도 빛을 발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만들어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내쫓기는 현상을 막는 데 앞장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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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동구청은 혐오표현이 담긴 정당현수막도 철거하고 있다. |
| ⓒ 성동구청 |
하지만 정 구청장은 달랐습니다. 성동구는 최근 '금지광고물 실무 매뉴얼'을 만들고 인신공격이나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을 강제 철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법률 전문가가 포함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전문성도 갖췄습니다.
정 구청장은 "표현의 자유는 존중해야 하지만,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며 "이제 더 이상 '정당법에 근거해 게재된 현수막이라 철거할 수 없다'는 답변은 드리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법 뒤에 숨지 않고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정쟁 아닌 민생"... 오세훈 시장 향한 쓴소리
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오 시장이 정책 토론을 '정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한강 버스 안전 문제와 세운4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권한 논의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 구청장은 "시민 앞에서 차분히 설명하고 조율해야 할 문제들을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끌고 가는 태도는 서울시정 최고 책임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권한과 관련해 정 구청장은 구조적 지연을 막기 위해 소규모 사업 지정권은 구청이 가져가 창구를 다양화하자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정 구청장은 "주택공급은 시장의 영광도, 구청장의 성과 경쟁도 아니다.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라며 "구조 개선 제안을 '정쟁'과 '비양심'으로 매도하는 태도는 책임 있는 리더십이 아니다"라고 오 시장을 향해 날을 세웠습니다.
그의 발언을 두고 단순히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행정의 효율성과 시민의 이익을 중심에 두고 서울시와 각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소속 정당보다 일 잘하는 구청장이 당선된다?
정원오 구청장은 3선입니다. 그의 정치 이력을 보면 꽤 흥미롭습니다. 정 구청장은 2014년, 40대의 젊은 나이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당시 그는 자신을 알리기보다 공약을 자세히 설명하는 자료를 앞세웠습니다. 이런 선거 전략은 2022년에도 이어져 '성동구 동별 공약'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그의 저력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증명됐습니다. 당시 선거는 대선을 치른 지 세 달 만이자,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이른바 '허니문 선거'였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밀리는 형국이었습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강맹훈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성동구에 여러차례 방문해 유세를 도왔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원오의 압승이었습니다. 정 구청장은 57.6%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고, 서울시 내 민주당 후보로는 유일한 3선 구청장이 됐습니다. 당시 선거를 두고 소속 정당보다 일 잘하는 구청장이 당선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유튜브 방송에서 정 구청장을 가리켜 "성남시장 시절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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