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새만금, RE100 태양광 80㎿ 더 깐다…농지 70만평 산업용지 전환확정"
"안전 투자할 수 있는 환경 구축"
"땅이 없어 기업을 돌려보낼 순 없지 않습니까.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만나 설득하고 또 설득했어요. 마침내 농식품부가 전향적으로 협조해 준 덕에 농생명용지 7공구 70만평(2.3㎢)을 산업용지로 우선 전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새만금 해결사'를 자처한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은 주말도 반납하고 현장을 뛰고 있다. 지난 7월 취임 후 5개월 만에 산업용지 추가 확보와 역대급 예산 증액을 이끌어내며 새만금의 고질적인 난제를 풀어냈다. 새만금은 전북 군산·김제·부안 앞바다를 세계 최장 방조제로 막아 조성한 국내 최대 간척지다. 서울 면적 3분의 2에 달한다.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는 간판을 달고도 30년 넘게 개발과 좌초를 반복했다. 김 청장은 기업들이 호소하던 용지와 전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세일즈 행정'에 집중했다.
'투자 주춤' 위기 극복…농지→산업용지로 돌파

김 청장은 5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새만금을 대한민국 RE100의 전초기지로 조성하는 게 제 임기 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김 청장은 "토지 보상 없이 원스톱 인허가 지원이 가능한 대규모 산업용지를 갖춘 곳이 새만금"이라며 "밖에서는 새만금을 단순한 지역 개발 사업으로 보지만 지난 5개월간 현장을 누비며 기업인, 환경단체, 지자체 등을 만나보니 새만금이야말로 RE100 실현의 최적지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새만금 전체에 당초 계획한 6GW의 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가장 시급했던 과제는 산업용지 부족이었다. 새만금 국가산단에 기업 입주가 늘면서 가용 용지는 바닥을 드러냈고 투자도 주춤했다. 새만금개발청은 2040년 개발 예정이던 4권역을 15년 앞당겨 개발하기로 결정했지만, 당장의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자,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국회의원을 거친 김 청장은 특유의 정무 감각을 행정에 접목해 부처 간 칸막이를 뚫었다. 농식품부를 상대로 농생명용지 7공구 70만평을 산업용지로 우선 전환하는 합의를 끌어낸 것이다. 그간 농식품부는 농지 보전 원칙을 내세워 용지 전환에 반대해왔다. 김 청장은 "농식품부가 직접 해당 부지를 식품전용 산단으로 조성하고, 추후에 기업 수요가 생기면 추가 협의해 농생명용지 7공구 전체(18㎢·544만5000평)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종 예산 2148억원, '새만금 몫' 확실히 챙겼다김 청장의 '세일즈 행정'은 예산에서도 드러났다. 새만금개발청의 2026년 예산은 전년보다 78.5% 늘어난 2133억원으로 정부안에 담겼다. 김 청장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을 맨투맨으로 설득해 15억원을 더 확보했다. 추가예산은 모두 기업 지원에 투입한다. 최종 확정된 예산은 2148억원이다. 지난 정부 시절 예산 삭감으로 겪었던 부침을 생각하면 '화려한 부활'이다. 김 청장은 "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은 새만금이 에너지 대전환과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핵심 거점이라는 데 국회와 재정 당국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RE100 실현을 위한 에너지통합플랫폼 구축과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즉각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미 새만금 산단 5·6공구 스마트그린 국가시범산단에 전용 180㎿ 재생에너지 공급망을 마련한 데 이어 발전 설비를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청장은 "새만금 신공항 잔여 부지에 조성하기로 한 120㎿ 태양광 발전단지 인근에 80㎿급 설비를 추가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안이 확정될 경우, 스마트그린산단에만 180㎿ 전용라인에 80㎿ 추가 물량을 더해 총 260㎿ 재생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한다.
"RE100으로 기업 숨통 틔우는 게 내 역할"
기업 애로 해소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김 청장은 "현장에서 기업인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력 불안, 인재 확보 어려움, 중국 자본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 업종마다 애로가 달랐다"며 "변전소 조기 개통, 전력개폐소 신설, 정주여건 마련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했다. 중국 자본 관련해선 "사실과 다른 인식이 확산하지 않도록 소통을 강화하고, 기업이 보호받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했다. 군산·김제·부안 3개 시·군의 관할권 경쟁에 대해선 "개발 기대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지역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균형 있게 함께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군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로컬 보이' 김 청장은 "야미도와 신시도를 배로 오가던 어린 시절, 제 고향 군산은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었다"며 "친구들과 지인들 삶의 터전인 새만금을 자연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방조제의 배수갑문 증설로 해수 유통을 확대해 수질을 관리하고, 조력 발전을 연계해 RE100 경쟁력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 전략을 제시했다. "RE100을 떠올리는 순간 국민 머릿속에 새만금이 딱 떠오르게 만들고 싶습니다. 재생에너지, 산업용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까지 다 갖춘 곳이니까요. 'RE100 특별법'(가칭) 제정에 발맞춰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김의겸 청장은 ▲1963년생 ▲군산 제일고 ▲고려대 법학과 ▲한겨레신문 국제부·정치부·사회부 기자 ▲한겨레신문 사회부장·정치사회에디터·논설위원·선임기자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제21대 국회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국회 언론·미디어제도개선특별위원회 위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새만금개발청장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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