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남길과 다정함

김혜영 2025. 12. 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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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여는 기부쇼 '우주최강쇼'에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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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기자]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2021년에 책이 나온 당시, 문재인 대통령님 추천으로 읽었다. 진화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와 저널리스트 버네사 우즈가 쓴 이 책은 강하고 공격적인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약육강식'은 틀렸으며, 오히려 친화력과 협력이 생존에 필수적임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들어 주장하는 책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강해지길 원하고 강한 자를 선망하며 강해져야만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우리 종을 비롯해 지금까지 번성한 다른 종들은 친화력과 협력을 키워왔기에 생존에 더 유리할 수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나를 포함해 자신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이보단 약하다고 여기는 이가 더 많았기에 책이 주는 위로와 의미가 특별하게 느껴졌다.

최근 아주 많이 좋아하게 된 배우가 있는데 이 책을 두 번째로 읽는 내내 자꾸 그 배우의 얼굴이 떠올랐다. 다정한 성격으로 유명한데다 그 다정함을 더 넓게 전파하는 일에 온 힘을 쏟고 있는 멋진 사람, 바로 배우 김남길이다. 그는 활발한 연기활동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 길스토리를 만들어 꾸준히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그 활동 중 하나로 수익금을 기부하는 기부쇼인 '우주최강쇼'를 매년 진행중인데 지난 11월 29일에 열린 기부쇼에 나도 처음으로 다녀왔다.

팬미팅만큼이나 기부쇼가 재미있기로 유명했고 티켓 가격은 적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도 만나고 기부도 할 수 있다고 하니 충분히 의미 있었다. 공연을 가기 며칠 전에는 길스토리 정기후원도 신청했다. 사랑은 이렇게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나 보다. 김남길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하는 일을 함께 하려는 나를 보는 일이 즐거웠다.
▲ 김남길 11.29에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진행된 배우 김남길의 기부쇼, 우주최강쇼(연말정산) 현장
ⓒ 김혜영

공연장을 가는 지하철 안에서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후반부를 읽었다. 생존에 유익한 이 '다정함'이라는 덕목이 내가 사랑하는 배우와 너무 잘 어울려 기부쇼에 가는 길에 읽을 책으로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했다.

사람을 너무 좋아하고 주변 사람들 챙기는 것도 너무 잘한다는 배우 김남길. 기부쇼에 게스트로 온 배우 김성균은 김남길이 '해결사'라며 사람들의 어려운 문제들을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했다.

배우 김영광은 드라마 <트리거>를 촬영할 때 김남길이 본인 연기만 신경쓰는 게 아니라 촬영 현장 전체를 챙기고 스태프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다른 작품을 찍을 때 김남길 생각이 유독 많이 났고 본인도 이제 그런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인들을 잘 챙기고 촬영현장에서 싹싹한 모습을 보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자신이 배우로서 가진 영향력을 의미있게 쓰고 싶어 시민단체를 만들었다는 김남길. 본업은 또 얼마나 잘하는지 연기대상만 두 번을 받고 지금은 영화 <몽유도원도>를 촬영중이라 무척 바쁨에도 어김없이 올해에도 기부쇼를 열었다. 그의 성실함과 열정은 멋진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만큼이나 늘 놀라게 되는 부분이다.

공연이 끝난 후엔 트위터에서 알게 된 김남길 팬들과 근처 숙소를 잡아 밤새 맛있는걸 먹으며 김남길 얘기를 했다. 우리 모두가 김남길이 좋은 이유로 꼽은 1위는 당연히 외모지만! 좋은 삶을 살아가려 애쓰고 더 많은 사람에게 그런 자신의 다정한 마음을 퍼뜨리는 사람이라는 이유도 큰 몫을 차지했다. 외모라는 매력은 언제든 다른 연예인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김남길이 전파하는 다정함은 어디에서도 만나지 못한 것이었으므로.

생존은 존재하는 생명 모두에게 절박한 문제지만 생존을 위해 뭐든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강한자가 약한자를 억압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쉽다. 하지만 사실 세상은 강자, 약자로만 나뉘는 것도 아니고 강하다고 무조건 살아남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이만큼 번성한 데에는 소통, 협력, 친화력과 같은 가치가 큰 역할을 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이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지워가고 자본의 막강한 힘이 인간다움을 지워가는 이 세상에서 우리가 진짜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가져야 할 가치는 바로 '다정함'이다.

4년이 지나 읽어도 이 책이 말하는 것에 여전히 동의할 수밖에 없지만, 갈등과 대립, 불신과 미움은 4년 전보다 더 늘어난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어떤 배우는 소외된 이웃을 돕겠다며 기부쇼를 하고 또 어떤 팬들은 그 배우를 사랑하다 그 다정함에 전염되어 함께 기부에 참여하고 세상이 더 나아지는 방법을 고민한다. 그러니 누군가는 계속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애쓰고 있음을 믿으며 희망을 놓지 말아야겠다.

내가 사랑하는 배우 김남길의 선한 영향력과 이 책이 전파하는 다정함이 부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 닿기를 바라며 그렇게 책의 마지막장을 덮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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