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블로킹' 최정민, 미들블로커 세대교체의 중심
[양형석 기자]
기업은행이 안방에서 정관장을 꺾고 3연승을 질주하며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여오현 감독대행이 이끄는 IBK기업은행 알토스는 4일 화성 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정관장 레드스파크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23,25-20,25-16)으로 승리했다. 지난 11월 22일 김호철 감독이 자진 사퇴한 기업은행은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에서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 정관장을 차례로 꺾으며 3연승을 내달렸다(4승8패).
기업은행은 이날 빅토리아 댄착과 알리사 킨켈라가 각각 36.67%의 성공률과 41.67%의 성공률로 12득점씩 기록했고 육서영이 10득점, 이주아가 9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박은서 세터는 고른 공격분배와 함께 4개의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다. 그리고 기업은행의 미들블로커 최정민은 이날 무려 6개의 블로킹으로 정관장의 공격을 제어하면서 이번 시즌 V리그 미들블로커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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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민은 날개공격수로 입단해 2021-2022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미들블로커로 변신했다. |
| ⓒ 한국배구연맹 |
2005년 V리그 원년 MVP였던 정대영은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며 주전 미들블로커로 맹활약했고 2009-2010 시즌에는 여자배구 선수 최초로 출산을 위해 시즌을 거르기도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할 때부터 이미 '노장'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정대영은 그 후로도 10년 넘게 리그 정상급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며 3개의 우승반지를 더 수집했고 만 42세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실업배구 입단 초기부터 정대영의 라이벌로 불리던 김세영(흥국생명 코치)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파워를 190cm의 신장과 정확한 블로킹 타이밍으로 만회하며 최고의 미들블로커로 군림했다. 김세영은 2012년 한 차례 은퇴했지만 2년 후 현대건설 힐스테이트로 복귀하며 양효진과 '트윈타워'를 결성했고 2018년 FA 자격을 얻어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긴 후 불혹이 될 때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다.
한국도로공사 EX 시절이던 2007-2008 시즌 '배구여제' 김연경을 제치고 득점왕을 차지했던 한송이(SBS 스포츠 해설위원)는 2012 런던올림픽, 2014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의 주전 아웃사이드히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전성기를 지나 아웃사이드히터로서 경쟁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한송이는 미들블로커로 변신을 단행했고 2020-2021 시즌 블로킹과 이동공격 1위에 오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사실 베테랑 미들블로커의 맹활약을 보려면 굳이 은퇴선수를 찾을 필요가 없다. 프로 19년 차가 된 이번 시즌에도 페퍼저축은행의 시마무라 하루요(155점)에 이어 미들블로커 득점 2위(144점)를 달리고 있는 양효진이 있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열흘만 지나면 만36세가 되는 노장이지만 여전히 현대건설의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고 몸 관리만 잘하면 앞으로도 수 년 동안 정상급 미들블로커 자리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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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시즌 블로킹 2위에 올라있는 최정민은 미들블로커들 중 시마무라,양효진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
| ⓒ 한국배구연맹 |
한봄고 시절 아웃사이드히터와 미들블로커, 아포짓 스파이커를 오가며 활약하던 최정민은 많은 공격수 유망주들이 그런 것처럼 프로 입단 초기 자리를 잡지 못하고 방황했다. 아웃사이드히터로 육성하기엔 서브 리시브와 수비가 아쉬웠고 외국인 선수나 김희진(현대건설) 대신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약할 정도로 폭발력을 보이지도 못했다. 결국 최정민은 여러 포지션을 돌다가 미들블로커로 기회를 잡았다.
최정민은 포지션 변신 초기 작은 신장 때문에 미들블로커로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2-2023 시즌부터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한 최정민은 2023-2024 시즌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블로킹 1위(세트당 0.83개)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시즌에는 블로킹 8위(세트당 0.62개)로 주춤(?)했지만 세 시즌 연속 200득점을 돌파하며 기업은행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자리를 굳혔다.
기업은행은 이번 시즌 초반 7연패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떨어졌지만 최정민은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미들블로커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12경기에서 131득점을 기록한 최정민은 블로킹 2위(세트당 0.80개),속공 6위(44.64%),이동공격 8위(39.02%)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특히 4일 정관장과의 경기에서는 블로킹 6개를 포함해 11득점을 올리면서 기업은행의 3연승을 견인했다.
탈꼴찌와 3연승 만큼이나 기업은행에게 4일 정관장전이 의미 있었던 부분은 외국인 선수 빅토리아를 비롯해 공격 점유율 30%를 넘긴 선수가 1명도 없었고 5명의 공격수가 모두 두 자리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업은행이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확률 높은 공격과 정확한 블로킹으로 기업은행의 중앙을 든든하게 지키는 미들블로커 최정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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