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성지’ 이젠 한계

일본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성지로 불리는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가 만화의 일부 풍경을 반영한 오토바이 전용 번호판(사진) 발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최근 관광객 급증에 따른 오버투어리즘 대책의 일환이다.
4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가마쿠라시는 전날 에노시마 전철 ‘가마쿠라고쿄마에(鎌倉高校前)’역 근처 건널목 풍경을 본뜬 번호판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2026년 1월 말 접수분까지만 교부하고 이후에는 발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내년 2월부터는 디자인 없는 일반 번호판만 교부한다. 관광지 이미지를 감춰서라도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한 소음과 안전사고 등 폐해를 줄여보겠다는 것이다.
이 번호판은 2014년 1월 도입됐는데, 2022~2024년에 발급된 전체 번호판 5800장 중 약 4200장이 에노시마전철 디자인일 정도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가마쿠라시는 ‘슬램덩크 오토바이 번호판’ 교체 이유에 대해 “일부 시민들이 (번호판) 디자인이 관광객 유치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애착을 가진 디자인이기에 안타깝지만 오버투어리즘 대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쿄에서 가까워 젊은 일본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도 유명했던 이곳에 전세계 관광객들이 몰리게 된 건 2022년 슬램덩크 극장판이 개봉하면서부터다. 특히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기찻길 건널목은 슬램덩크의 오프닝 장면과 동일한 구도로, 철도가 지나는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밤낮없이 붐비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보행자 도로가 혼잡해지고, 도로로 뛰어들거나 사유지 무단침입, 쓰레기 투기 등 안전사고가 빈발했다. 지난 8월엔 홍콩에서 온 어린이가 가마쿠라시 에노시마의 또다른 건널목에서 전동차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마쿠라는 인구 약 17만 명이 사는 조용한 해안가 마을로, 슬램덩크 건널목 외에도 대불(大佛)과 에노시마 등 관광지로 유명하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지난해에만 연간 1594만명에 달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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