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 다시 나온 대구시민들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정훈 backmin1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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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1년을 맞아 대구 동성로에 나온 시민들이 다시 응원봉을 들고 내란세력 척결을 외쳤다. |
| ⓒ 조정훈 |
12.3 내란이 일어난 지 1년이 되는 날 다시 응원봉을 든 청년노동자 제갈민정씨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민정씨가 "지난 2월 해고 통보받았을 때 그 겨울 바람 어떻게 이기나 했는데 광장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한걸음에 달려와 손 잡아주셨다"라
며 "할아버지 저 취업했습니다"라고 하자 "와~" 하는 소리와 함께 응원봉이 높게 올랐다.
대구 동성로에서 3일 오후 7시부터 열린 '내란청산! 사회대개혁 실현 대구시국대회'에는 지난해 응원봉을 들고 윤석열 탄핵을 외쳤던 시민 300여 명이 다시 모여 노래와 춤을 추며 민주주의 회복을 응원했다.
시국대회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가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시민들이 탄핵을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나와 목소리를 높였던 영상을 시작으로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의 성명 발표, 공연, 시민발언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대구경북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대구지역 그리스도인들의 입장문'을 통해 "광장의 촛불과 국회의 대응으로 계엄 통치가 단기간에 중단되었지만 '한국 민주주의는 온전히 회복되었는가'라는 뼈아픈 질문 앞에 우리는 여전히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12.3 비상계엄이 단순한 정국 돌파용 조치가 아니라 권력 연장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된 위헌·위법한 요소를 가진 계엄 시도였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그럼에도 반복되는 영장 기각과 재판 지연, 책임 범위를 일부 인사에게만 한정하려는 움직임은 '정의의 시계가 다시 멈추는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평화협의회는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곳 대구에서 우리는 깨어있는 신앙의 양심으로 이 사태를 바라본다"며 '신앙은 권력과 특권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권력이 헌법과 생명을 짓밟을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게 하는 내면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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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1년을 맞아 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 나온 시민들이 다시 응원봉을 들었다. 한 시민이 '국민의힘 해체하라'고 쓴 손피켓을 들고 있다. |
| ⓒ 조정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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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1년을 맞아 다시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이번에는 '교사도 정당가입 보장하라'고 쓴 피켓을 들었다. |
| ⓒ 조정훈 |
이 본부장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이 광장을 지켰지만 여전히 장애·여성·청년·이주·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차별받고 소외받고 있다"며 "앞으로 차별과 혐오가 없고 소수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말했다.
이형철 교수(윤석열 퇴진을 위한 경북대 비상시국회의 전 대표)는 "우리는 내란 청산과 무너진 민주주의를 재건하는 과정을 시민이 지켜낸 민주주의라 부른다"며 "지난 겨울 찬 바람과 폭설을 무릅쓰고 차가운 아스팔트를 가득 채웠던 키세스의 처연함이 아직도 가슴을 뜨겁게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내란 재판을 보면서 이번에는 확실히 사법부와 권력기관의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만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며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에 동조한 정치인, 공무원, 경찰, 군인들뿐만 아니라 사법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 재판이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고 주요 내란 종사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줄줄이 기각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분노를 삭힐 수 없다"며 "삼권분립은 선택받지 않은 법관들이 법 위에 군림하면서 국민들에게 복종을 강요하라고 허락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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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 내란 1년을 맞아 대구 시민들이 동성로에서 다시 응원봉을 들고 시국대회를 연 가운데 극우보수 단체가 '윤 어게인'이라고 쓴 피켓을 들고 집회를 방해하고 있다. |
| ⓒ 조정훈 |
이를 지켜본 참가자들은 "아직도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지켜온 민주주의를 너무나도 쉽게 무너뜨리려 하는 저런 사람들 때문에라도 더욱 내란청산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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