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청소년 "민주주의는 하룻밤에 흔들린 것이 아니다"
[윤성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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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를 열었다. |
| ⓒ 윤성효 |
1년 전 12·3 불법계엄 이후 광장에서 응원봉을 들었던 19살 청소년이 다시 거리에 나서 외쳤다. 고등학생 이호(19)군이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연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에서 발언한 것이다.
이호군은 "1년 전, 국회에는 계엄군이 들어서고, 공수부대는 국회 유리창을 깨고 진입했습니다. 국회 앞에서는 국민과 계엄군의 대치 상황이 이루어졌습니다. 부상자가 있었다면, 총격이 일어났다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지 않았다면, 국회에 과반의 국회의원이 모이지 않았다면, 국회의원들이 국회에 들어갈 수 없었다면, 국회 앞으로 모인 국민이 없었다면 우리는 또다시 군사쿠데타를 목도했을 것이며 독재정권을 맞이했을 것입니다"라고 기억했다.
이어 "어쩌면 전쟁을 겪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여순항쟁을, 제주 4.3항쟁을, 4·19혁명을, 6.3항쟁을, 부마항쟁을,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이 땅에서 있었던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과 그 숭고한 희생을 기억하는 우리는 다시는 독재를 용납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의 계엄이 수포로 돌아간 후 탄핵 시위가 이어졌습니다. 윤석열의 혐의는 명백했지만 윤석열이 탄핵되기까지 약 4개월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고 우리는 편히 잠들지 못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군은 "사실 하룻밤만에, 순식간에 민주주의가, 위협을 받은 것처럼 보이는 이 비상계엄이라는 사태는 절대로 그런 단순하고 얇은 해프닝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우리가 윤석열이 술 먹고 했다거나 사이비에 미친 윤석열이 홧김에 저질렀다고 말하기도 했던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은 철저히 준비되고 오랫동안 계획한 독재 권력을 위한 첫 움직임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드니 우리는 아직도 편히 잠들 수 있는 세상 속에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는 하룻밤에 흔들린 것이 아닙니다"라고 강조했다.
2026년 지방선거에서 첫 투표한다고 한 이군은 "윤석열이라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하루 빨리 투표권을 행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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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를 열었다. |
| ⓒ 윤성효 |
이날 집회는 12·3 불법계엄 이후 창원시청 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 때 줄곧 사회를 맡았던 김인애 전 경남청년유니온 위원장이 진행했다. 4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응원봉과 손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불렀다. 진보대학생넷 회원들이 율동을 선보였다. 이후 발언이 이어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경남지부장인 안한진 변호사는 "지난해 창원에서 있었던 국가보안법 사건의 변호인단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그래서 1년 전 오늘 계엄 발표가 있었을 때 누가 저한테 잡혀간다는 말을 하더라"라며 "통일운동한 사람들을 위해 변호했던 일이 잡혀갈 일이냐(아니다)"라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내란세력들이 전부 입을 다물고 있다. 대통령과 군인들만 획책하지 않았을 것이라 본다. 당시 대통령실에서 이를 주모했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 세력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사람들까지 철저하게 찾아내서 청산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안한진 변호사는 "우리나라가 친일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역사가 왜곡되고 민주주의가 성장하지 못했다"라며 "이번 기회에 내란세력을 청산하지 못하면 다시 우리나라 역사가 거꾸로 돌아갈 수 있다. 다같이 내란세력 청산하자"라고 말했다.
이아무개 대학생은 "우리는 계속해서 외칠 수밖에 없다. 계엄 1년이 지났는데도 청년들의 삶은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제가 집회에 나오게 된 이유도 더 이상 무력하게 있고 싶지 않아서였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자그마한 행동 하나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매일 저녁 나올 수 있다. 12.3 계엄 이후 집회에 나왔던 청년들도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 생각한다. 안 그래도 살기 힘든데, 이제는 최소한의 생존까지 위협하니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바라는 사회대개혁 또한 노력이 무기력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비정규직 철폐와 청년 일자리 보장으로 숨 쉴 수 있는 사회, 결과만 두고 쉽게 평가당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 사회, 도전이 성공과 실패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인정받는 사회, 그렇게 나아가 넘어질지라도 다시 도전할 희망이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라고 희망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윤석열 파면, 구속. 새정부 탄생을 맞이했지만, 지난 1년 내란범, 그 누구도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국민의힘과 사법, 행정 카르텔. 그 80년 적폐세력은 반성은커녕 내란을 두둔하고 옹호하며 여전히 내란이 준동하는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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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안한진 변호사. |
| ⓒ 윤성효 |
이병하 대표는 "내란 1년, 아직도 청산되지 않았다. 도민의 참여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이룹시다"라는 제목의 광장선언문을 발표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불법내란이 일어난 지 벌써 1년, 작년 12월 3일 밤 10시, 대통령윤석열의 불법비상계엄 선포를 지켜본 국민들은 황당함에 어안이 벙벙했다. 장갑차가, 군용헬기가 국회를 포위하고, 무장한 군인이 국회에 진입하는 장면을 지켜보며 온 국민은 분노에 휩싸였었다. 다시금 민주주의를 시궁창에 처박고 헌법정신을 파괴하면서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짓밟는 내란세력의 준동에 치를 떨었다.
분노한 시민들은 국회로 달려가 맨몸으로 무장한 군인을 막아섰고, 전국 곳곳에서 투쟁의 함성을 외쳤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이 탄핵되고 구속되는 123일 동안, 한겨울의 삭풍을 뚫고 매일매일 전국 방방곡곡에서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비상계엄 실패 이후에도 계속되는 내란세력의 저항과 그들이 퍼뜨린 어둠을 응원봉의 환한 불빛이 몰아냈다.
하지만 내란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내란은 청산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박힌 내란세력의 조직적 저항 때문이다. 조희대의 사법부는 내란 부역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시키고 내란재판을 지연하고 있다. 국힘당을 비롯한 극우정치세력은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며 내란을 옹호하고 내란청산에 극렬히 저항하고 있다. 윤석열 일당들과 수구언론은 아직도 '반국가세력 척결'과 '종북타령'을 이어가며 내란의 정당성을 나팔 불고 있다. 이처럼 윤석열은 구속되었지만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내란세력은 여전히 독재회귀를 꿈꾸고 있다. 따라서 내란청산 투쟁도 끝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분단과 독재에 기생하는 암덩어리를 완전히 제거할 때까지 내란청산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독재는 민주와 공존할 수 없으며, 내란세력과 민주를 열망하는 대한민국의 국민이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었던 내란의 책임자들이 엄정한 법의 심판을 받을 때까지, 권력기관 곳곳에 숨어있는 내란세력의 잔당이 완전히 청산될 때까지, '윤석열 어게인'을 외치며 대한민국을 파멸로 몰아가는 국힘당과 극우세력이 영원히 소멸될 때까지, 그리하여 국민의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고 불평등과 불공정이 사라지며 평화롭고 자주적인 나라가 될 때까지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국민의 역동성과 민주주의를 향한 결연한 의지의 힘을 더 결집하여 완전한 내란청산과 진정한 사회대개혁을 이룰 때까지 전진! 전진! 할 것을 다짐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창원 상남시장 주변 도로를 행진하면서 "내란세력 청산"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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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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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일 저녁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내란새력청산 사회대개혁 경남대행진이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12.3계엄 1년 다시 광장으로”라는 집회를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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