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톡]사도신경서 사라진 문구, 왜 한국교회만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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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교회 예배에는 등장하지 않는 사도신경 속 '음부에 내려가사' 구절에 대한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가 3일 SNS에 관련 글을 올린 뒤 반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최 목사는 글에서 한국 예배에서 사용되지 않는 "음부에 내려가사" 문구의 의미와 삭제 경위를 설명했다.
최 목사는 "초기 한국교회의 상황적 선택 속에서 사라진 표현"이라며 신앙고백의 구조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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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교회 예배에는 등장하지 않는 사도신경 속 ‘음부에 내려가사’ 구절에 대한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최주훈 중앙루터교회 목사가 3일 SNS에 관련 글을 올린 뒤 반응이 빠르게 확산하면서다. 게시물은 단시간에 ‘좋아요’ 500개 이상, 공유 1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최 목사는 글에서 한국 예배에서 사용되지 않는 “음부에 내려가사” 문구의 의미와 삭제 경위를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라틴 전통에서 확정된 표준 사도신경에서는 ‘장사되시고(Buried)’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며(Rose again)’ 사이에 해당 구절이 포함돼 있다.
그는 사도신경의 ‘음부’(inferos·hades)를 흔히 말하는 유황불 지옥과 구별되는 개념으로 소개했다. 죽음의 상태, 사망의 권세 아래 놓인 자리를 가리키는 표현으로 이해돼 왔으며, 전통적으로는 예수가 죽음을 온전히 경험하셨다는 신학적 고백으로 해석돼 왔다는 설명이다.
문구가 한국교회에서 사라진 배경으로는 초기 찬송가 번역 전통과 1908년 장·감리교 공동 찬송가 제작 과정이 언급됐다. 초기 장로교 찬송가에는 존재하던 표현이 감리교 전통에는 빠져 있었고, 두 교단이 찬송가를 통합하면서 논란 소지가 있는 문장을 일괄 제외했다는 것이다.
해외 교회의 사례도 그의 글에서 비교됐다. 장로교 신학의 주요 전통을 세운 장 칼뱅은 이 구절을 사도신경에서 삭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며, 독일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이를 그리스도의 ‘죽음에 대한 승리’로 해석했다. 그는 서구 개신교 전통이 이 문구를 예배에서 유지해 왔다는 점을 이러한 사례로 설명했다. 20세기 신학에서는 이 표현이 ‘절망과 죽음의 지점까지 동행하시는 하나님’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확장돼 사용돼 왔다는 해석도 소개됐다.
SNS 댓글에는 교단별 예배 경험과 해외 사용례를 언급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루터교·성공회·가톨릭 전통에서 신앙생활을 했다고 밝힌 이용자들은 “해외에서는 자연스럽게 고백해 온 문장”이라며 한국에서만 문구가 사라진 경위에 관심을 보였다. 태국·일본·독일 등 해외 교회에 출석한 경험이 있다는 이용자들도 해당 문장이 현지 예배 사도신경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국내 대형교회 출신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삭제된 이유를 처음 알았다”며 “낯설어 외면했던 문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적었다. “문구 삭제가 신학적 판단이라기보다 교단 통합 과정의 행정적 결정이었다는 설명이 충격이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교단마다 견해가 다르다. 최근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는 2021년 정기총회에서 사도신경 재번역 및 해설 작업을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연구 결과에서는 ‘음부에 내려가사’ 문구의 신학적 정당성을 인정하는 방향이 제시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재번역·수정 및 해설서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해당 문구를 즉시 본문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예장통합 역시 2002년부터 주기도문·사도신경 재번역 작업을 진행해 2006년 새 번역안을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음부에 내려가사’ 표현의 복원도 검토됐으나 최종 포함되지는 않았다. 2009년에는 이재철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목사가 관련 문장을 저서에서 언급했다가 일부 노회로부터 문제 제기를 받기도 했다.
최 목사는 “초기 한국교회의 상황적 선택 속에서 사라진 표현”이라며 신앙고백의 구조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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