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1년]한준호 의원이 기억하는 긴박했던 그날 밤
"이재명 본회의 진입한 뒤, 5분 뒤 계엄군 점거했다"
'빛의 혁명'을 명명한 것은 이재명
편집자주
'12·3 비상계엄'은 대한민국 현대사에 짙은 그림자를 남겼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조기 대통령 선거로 이어진 지난 1년은 불안과 혼돈, 기대와 희망이 뒤섞인 시간이었다. 'K민주주의'의 놀라운 회복력을 세계에 각인시켰지만 혐오와 적대의 균열은 사회를 갈라놓았다. 그날의 사건이 우리 사회에 남긴 과제와 교훈은 무엇인지 진단해 본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있어 지난해 12월3일 밤 기억은 1년 전 일임에도 여전히 생생했다. 비상계엄 당시 한 의원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현 대통령)을 만나 계엄해제 방안을 논의하는 등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한 의원은 1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1년 전 비상계엄 당시를 되돌아봤다.
"계엄 얘기를 듣고 국회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이 대통령이었다. 가족들에게 통화한 뒤 다시 못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회관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이 대통령이 옆에 있었다. 이 방(한 의원 사무실)에서 이 대통령과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상의했다. '이 대통령이 체포됐을 때 어떻게 민주당을 이끌지' '언제쯤 계엄해제에 필요한 150명을 확보할 수 있을지' 등등을 얘기했다."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이 대통령은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시민들과 상황을 공유했는데.
▲계엄군이 의원실을 뒤질 수 있다는 생각에 차를 탈 수 있는지 확인한 뒤, 이 대통령과 수행실장인 이해식 의원 등을 태우고 국회에서 가장 깜깜했던 헌정기념관으로 운전해갔다. 거기서 연락하며 국회 상황을 파악했다. 이 대통령 체포가 계엄에서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장기가 그렇잖은가. 왕(王)이 잡히면 말이 아무리 많아도 끝나는 것이다. 먼저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는데 막혀서 본관 지하통로를 통해 들어갔다. 계엄해제 표결이 곧 가능할 거 같아 이 대통령도 똑같이 지하통로로 들어오게 했다. 이 대통령이 들어온 뒤 4~5분 뒤 지하통로가 계엄군에게 점거됐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 간발의 차이였다.
-비상계엄은 우리 민주주의의의 위대함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계엄이 해제되려면 의원들이 국회에 진입해야 하지만 누군가는 막아야 하고, 누군가는 상황을 알려야 했다. 그때 저희는 안에 모이는 일에만 집중했을 때 시민들이 바깥에서 계엄해제를 이끌어줬다. 계엄 해제 후 시민들이 모여 있다는 소식을 듣고 무대에 선 적이 있다. 예전 같으면 촛불을 들고 있는데, 깜깜해서 초도 준비가 안 됐나 하는 생각이 했는데, '한준호입니다'하고 입을 떼는 순간 동화처럼 온 길거리에서 다양한 불빛이 켜졌다. 뒤에 이번 일을 어떻게 정의할까를 두고 민주당 지도부에서 논의를 했는데, 이 대통령이 '이건 빛의 혁명'이라고 명명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1주기를 맞는 남은 과제는 무엇일까.
▲지금은 일련의 사태를 증명하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이 끝에는 권력의 주인인 국민의 권력과 권한을 어떻게 지켜드릴지 고민해야 한다. 개헌을 포함해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항상 말하는 것처럼 이번 기회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확실하게 제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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