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불안…서울 전세 1억~2억 ‘쑥’ [스페셜리포트]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5. 12. 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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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세 임대차 시장도 불안

서울 전세 1억~2억 ‘쑥’…경기로 확산

10·15 대책 발표 이후 전월세 임대차 시장이 불안해지는 등 부작용도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13일 104였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월 10일 104.4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강북 지역은 104.3에서 104.7로, 강남 지역은 103.6에서 104.1로 각각 올랐다. 전세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을 토대로 수요·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지표다. 기준선 100을 초과할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연일 오름세다. 지난 10월 13일 101.7이었던 서울 전세가격지수는 11월 10일 102.3으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강북은 101.2에서 101.6로, 강남은 102.1에서 102.9로 각각 올랐다. 일례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6단지 전용 84㎡는 기존 전세금 7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 오른 9억원에 재계약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난은 경기권으로 점차 번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어려워져 전세로 수요가 몰리자 경기도 전셋값까지 밀어올리는 연쇄 효과가 나타났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1월 16일 기준 경기도 전세 매물은 1만9922건으로 한 달 전(2만836건)에 비해 4.4% 줄었다. 규제를 피한 지역의 전세 매물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고양시 일산동구(-22.7%), 수원시 권선구(-21.2%), 안양시 만안구(-20.3%) 등에서 한 달 새 전세 매물이 20% 넘게 줄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기 아파트 전셋값은 연일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로, 전주(0.09%)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난해 10월 둘째 주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수원 영통구(0.41%), 광주시(0.36%), 구리시(0.34%) 등 주요 지역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DMC호반베르디움더포레3단지 전용 70㎡는 최근 6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두 달 전 동일 면적 전세 가격(4억7000만원)보다 1억8000만원 높다.

KB부동산이 집계한 경기도 전세수급지수 역시 올해 6월 139.2에서 10월 154.6으로 치솟았다. 2021년 10월(158.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100을 초과해 숫자가 커질수록 전세 수요 대비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아파트 입주 물량은 7만4741가구로 지난해(11만3708가구)보다 34%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내년엔 6만6013가구로 더 줄어든다.

이 와중에 월세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서울 전월세 거래는 7만24건으로, 이 중 월세 거래가 4만6144건(65.9%)에 달해 전세 비중(34.1%)을 크게 웃돌았다. 서울 월세 비중(1~9월 누적)은 2023년 56.6%, 2024년 60.1%, 올해 60%대 중반으로 매년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서울 평균 월세도 1년 전 126만원에서 14.2%(18만원) 올라 144만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 감소 → 전세 가격 상승 → 월세 전환 증가 → 월세 가격 상승이라는 악순환 구조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세입자들이 갱신권을 사용해 전세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전세 수요가 월세로 옮겨가 ‘전세의 월세화’가 심화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대출 규제 강화, 갭투자 제한으로 가을 이사철 전세 물건 급감, 월세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진단했다.

10·15 대책이 불러온 논란

10·15 대책 후폭풍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초 정부는 과열된 수도권 집값을 진정시키기 위해 규제 강도를 높였지만 서울 외곽 지역 반발, 부적절 통계 논란, 갭투자 차단으로 인한 주거 사다리 걷어차기, 은행 창구 혼선, 정비사업장 불확실성 등 예상치 못한 ‘2차 충격’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1. 형평성 논란에 뿔난 외곽 지역

“고급 오피스텔은 제외인데…”

10·15 대책 발표 전만 해도 규제지역 확대는 예견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실수요 비중이 높고 집값 상승폭이 적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인 서울 외곽·경기 지역까지 강남권과 동일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 문제였다.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정책이 정교하지 못하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외곽 지역 수억원대 아파트 매도에는 제동이 걸린 반면, 수십억원대 고급 오피스텔은 규제를 피하면서 불만과 혼란이 가중됐다.

일례로 서울 대표 부촌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의 경우 대형 평형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섞여 있다. 이 중 오피스텔은 실거래 가격이 수십억원을 호가하는데도 ‘15억원 초과 주택 대출 규제·실거주 의무’에서 모두 예외다. 오피스텔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의무를 적용받지 않는 탓이다.

부동산 상승세에서 내내 소외됐던 서울 외곽 지역 주민들도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대표 사례다. 이들 지역은 아직 3년 전 집값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11월 20일 아실 통계 기준 3년 전과 비교해 도봉구(-13.58%), 노원구(-11.28%), 강북구(-10.05%) 집값은 아직도 10% 넘게 빠진 상태다. 전용 84㎡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3억원을, 서초구(27억8076만원)와 강남구(26억4610만원)는 25억원을 훌쩍 넘어선 와중에도 노원구(8억4029만원), 도봉구(6억5917만원), 강북구(7억3835만원)에서는 여전히 30평대 아파트가 6억~8억원대다. 20평대 기준 4억~5억원 수준인 아파트도 적잖다. 서울 평균의 3분의 2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서울’이라는 이유로 규제 융단폭격을 맞게 됐다.

한 노원구 주민은 “성동, 마포구처럼 최근 집값이 급등한 한강벨트 위주로 규제가 나올 줄 알았다”며 “내심 반사이익을 기대했는데 부촌과 똑같은 규제를 적용받게 돼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 것”이라고 토로했다.

2. 통계 누락 의혹·적법성 문제

의도적으로 6∼8월 통계 활용 논란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지정을 둘러싼 적법성·통계 조작 논란도 불거졌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은 각각 ‘직전 3개월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해당 시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와 1.5배를 초과한 경우’여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6~8월 통계를 기준으로 규제지역을 지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책 발표일인 10월 15일을 기준으로 삼으면 ‘직전 3개월’은 7~9월인데 9월 통계가 누락된 셈이다. 집값이 덜 오른 일부 지역은 9월 통계를 포함할 경우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국토교통부가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사전에 9월 집값 통계를 받아놓고도 의도적으로 6∼8월 통계를 써서 집값이 덜 오른 곳까지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7~9월 통계를 쓰면 서울 중랑·강북·도봉·금천구 등 서울 4개구와 성남 중원구, 의왕시, 수원 장안·팔달구 등 경기 4개 시·구 등 총 8개 지역이 (규제지역 기준에) 미달하는데 하루아침에 대출 제한, 세금 중과 등 막대한 재산권 제한을 받게 됐다”고 비판했다.

천 의원은 이번 규제지역 지정이 위법 행위라며 지난 11월 11일 10·15 대책 취소를 요구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한다.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9월 통계 결과는 대책 발표 전인 10월 13일 오후에 받았지만, 공표(10월 15일 오후 2시) 전 자료를 활용하면 통계법 위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공표 전 통계를 사용할 수 없었다”고 통계법을 해석하는 것과 달리, 국가데이터처는 “적법한 업무 수행을 위해 활용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3. 토허제 승인 기다리다 ‘날벼락’

‘조합원 지위 양도’ 인정해도 논란

이번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현장은 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들이다. 서울과 경기 주요 재건축·재개발구역이 모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된 탓이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는 조합설립인가 이후(재건축)나 관리처분인가 이후(재개발) 매매 시 조합원 자격이 이전되지 않는다. 매수인은 현금 청산 대상자가 되고, 복수 물건을 가진 조합원도 입주권은 1가구만, 나머지는 현금으로 청산받는다.

이를 두고 부작용이 속출했다. 서울 목동, 여의도 등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자치구 허가를 기다리던 중 10·15 대책 발표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막힌 사례가 속출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은 매수자가 매매에 앞서 구의 토지거래허가를 기다려야 했다. 보통 허가는 최대 1개월가량 걸린다. 대책 발표 전 조합원 지위를 양도받기 위해 매매를 약정한 매수자는 갑작스러운 규제 지역 발표로 현금 청산 대상자가 된 셈이다. 구의 허가를 기다리는 사이 대책이 적용돼 매매가 불발될 경우 매수자가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해야 하는지를 두고도 혼선이 빚어졌다.

이를 구제하기 위해 정부가 대책 발표 전 거래 허가를 신청하고 계약까지 체결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를 허용하기로 했다. 우선 목동, 여의도 등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위치한 정비사업장은 한숨 돌리게 됐지만 여전히 논란은 뜨겁다.

서울 노원구 일대에 걸린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반대 현수막. (노원미래도시정비사업추진단 제공)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6호 (2025.11.26~1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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