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부동산 대책 한 달...문재인정부 시즌2? [스페셜리포트]

김경민 매경이코노미 기자(kmkim@mk.co.kr),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5. 1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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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10·15 부동산 대책 약발이 벌써 떨어진 것일까. 대책 발표 후 불과 한 달이 지났지만 집값은 다시 불안해지는 양상이다.

마포, 용산, 성동, 광진구 등 한강벨트 중심으로 집값 오름폭이 커지는가 하면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는 중이다. 규제 대상에서 빠진 경기도 구리, 화성 동탄신도시에는 풍선효과가 나타나 정부는 부랴부랴 추가 규제지역 지정 카드를 검토 중이다.

시장에서는 집값을 잡기 위해 수십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문재인정부 시즌2’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마저 나온다.

10·15 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보인다. (매경DB)
10·15 대책에도 집값 오름세 여전

한강벨트 신고가, 비규제지역도 급등

정부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규제지역으로 묶은 10·15 대책 시행 이후 주택 거래가 뚝 끊겼다. 서울 자치구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제를 서울 전역에서 시행한 지난 10월 20일부터 11월 16일까지 28일간 서울 아파트 거래 허가 신청 건수는 3381건으로 직전 28일(8309건) 거래량보다 60%가량 급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규제지역으로 묶어 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축소했다. 대출 규제도 더욱 강화했다. 15억원 이하 6억원, 15억~25억원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대출이 제한된다.

강력한 규제로 주택 거래는 줄었지만 집값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긴 어렵다. 일부 지역 집값은 다시 반등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 올랐다.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10월 셋째 주(20일 기준) 0.5%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11월 둘째 주 오름세가 0.19%까지 줄어들다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성동, 광진구 등 한강벨트 지역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성동구는 한 주 새 상승률이 0.37%에서 0.43%로 높아졌고, 양천구(0.27% → 0.34%), 광진구(0.15% → 0.18%) 등의 오름폭이 확대됐다.

경기도에서도 성남시 분당구(0.47%), 광명시(0.38%), 과천시(0.35%) 등 주요 지역 집값 상승률이 높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갭투자가 막혀 거래량은 줄었지만, 집주인이 호가를 내리지 않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고가 주택 위주로 신고가 거래도 이어졌다. 부동산 중개 업체 집토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10·15 대책 시행 이후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신규 규제지역에서 신고가 거래가 66건 나왔다. 이 중 61%에 달하는 40건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서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자양우성7차 전용 84㎡는 10월 18일 17억9500만원에 주인을 찾아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 달여 전인 9월 24일 매매가(17억원) 대비 1억원가량 오른 시세다.

강남권에서도 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59㎡가 지난 11월 4일 31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찍었다.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58㎡ 역시 10월 30일 33억원에 손바뀜돼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 한신로얄 전용 81㎡도 10월 28일 직전 최고가보다 2억5000만원 비싼 31억50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고가 거래가 잇따르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도 연일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부동산 중개 업체 집토스에 따르면 11월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거래 금액은 15억2988만원으로 9월(12억1107만원) 대비 3억원 이상 뛰었다.

아파트 매물이 급감한 점도 매매가 상승 요인으로 손꼽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0월 15일 7만4044건에서 최근 6만4218건으로 급감했다. 약 한 달 새 1만건가량 감소한 셈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9만건대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 규제로 대출이 막히고 거래도 줄었는데 집주인들은 호가를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고 좀 더 지켜보자는 움직임”이라며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 3구 희소가치가 높아져 현금이 풍부한 실수요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풍선효과도 심상찮다. 규제지역에서 제외된 경기도 구리, 화성 동탄신도시 주요 단지마다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는 중이다. 화성시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는 최근 16억9000만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구리시 대장주로 손꼽히는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같은 평형도 12억원에 신고가 거래됐다.

논란이 커지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경기 화성이나 구리 지역은 풍선효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며 “일부 지역 규제 확대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머지않아 추가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10·15 대책이 등장한 지 불과 한 달 여 만에 집값이 다시 불안해지자 정치권도 시끌시끌하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대책 발표 이후 급감했다”며 “한강벨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데다 매매 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돼 정책 실패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거래는 얼어붙었지만 정작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했다는 지적이다.

[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36호 (2025.11.26~12.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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