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군 핵억제 전략자산"…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첫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공군 창설 80주년 행사에서 “우리 공군에는 새로운 전략적 군사자산들과 함께 새로운 중대한 임무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열악하다고 평가받는 공군 전력을 현대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높이면서 핵 억제력의 한 축으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지난 28일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창설 행사에서 “핵전쟁억제력행사에서 일익을 담당하게 된 공군에 대한 당과 조국의 기대는 실로 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새 전략 자산’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복수의 군 소식통은 Su-25기에 탑재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해당 미사일은 독일산 타우러스 KEPD 350과 유사한 형태였다. 순항 미사일인 타우러스는 적의 방공망 밖에서 도발 원점·적 지휘부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다. 한국군은 최대 사거리가 약 500km인 타우러스를 선제 타격 체계인 ‘킬체인(Kill Chain)’의 핵심 전력으로 삼고 있다.
외형상 러시아가 운용 중인 Kh-59MK2와 닮았다는 분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미사일은 5m에 달하는 타우러스보다 길이가 짧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습을 볼 때 러시아의 장거리 유도 공대지 미사일과 더 닮았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통해 Su-25기 등의 짧은 작전 반경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 미사일을 통해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방공망을 우회해 핵 또는 비핵 정밀타격을 수행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그(Mig)-29기에 신형 공대공 미사일이 장착된 모습도 이날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0월 평양 무기 전람회에서 해당 미사일의 실물을 처음 공개했고, 지난 5월 실사격 장면을 관영매체를 통해 선보였다. 이는 독일의 공대공 미사일 IRIS-T를 복제해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해킹 조직 김수키(Kimsuky)는 지난해 10월 방산업체 딜 디펜스를 공격해 정보를 탈취했다. 유효 사거리가 최대 100㎞에 달하는 중국산 PL-12와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판 ‘글로벌호크’로 불리는 전략무인정찰기 샛별-4형과 북한판 리퍼인 ‘샛별-9형’도 이날 모습을 드러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전투기에 탑재할 무기체계의 성능을 개량해 장거리 공대지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공군의 현대화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딸 주애도 함께했다. 주애는 김정은과 같은 검정 가죽 롱코트를 입고 기념연회 등 일정에 동행했다. 주애가 북한 매체에 등장한 건 김정은의 방중에 동행한 지난 9월 이후 약 90여일 만이다. 주애는 시위 비행을 관람할 때 일행 중 유일하게 선글라스를 착용하기도 했다.
北, 평양 무인기 작전 겨냥

북한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11일 저녁 ‘중대 성명’을 내고 “대한민국이 공화국 수도 평양시에 무인기 침투시키는 엄중한 정치 군사적 도발 행위를 감행했다”며 “(한국이)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켜 수많은 정치 모략 선동 삐라를 살포하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당시 투입된 무인기가 평양 인근에 추락함으로써 작전·전력 등 군사 기밀이 유출됐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 등에게 일반이적죄를 적용해 지난 10일 재판에 넘겼다. 북한이 이와 관련한 언급을 우회적으로나마 내놓은 건 처음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행사에서 소형 드론을 저격하기 위한 용도의 무기는 공개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이 말한 정탐행위는 지난해 평양 무인기 작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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