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번 하면 어떻나"…비상계엄 1년 '사과' 놓고 반쪽 쪼개진 국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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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둔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 여부를 놓고 공개 충돌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확장을 위해선 계엄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당 핵심 지지층의 이에 대한 강경한 반발 사이에서 지도부가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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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김보선 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둔 국민의힘이 계엄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 여부를 놓고 공개 충돌하는 등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확장을 위해선 계엄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당 핵심 지지층의 이에 대한 강경한 반발 사이에서 지도부가 명확한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당 일각에서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천명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29일 열린 대전 국민대회에서 '불법 계엄 방치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고 이에 대해 항의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이런 모습 때문에 우리 국민이 국민의힘에 신뢰를 안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진 의원은 같은 날 윤 전 대통령을 "천박한 김건희의 남편"으로 언급하며 "처참한 계엄 역사와 우리는 결별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내 소장파 의원들은 지도부가 사과 입장을 내지 않으면 개별적으로 사과하겠다면서 집단행동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 27일 참여 목표 인원을 20명 정도로 제시하면서 "의원 대다수는 아주 심각한 위기의식과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현역 의원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이들은 다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9일 계엄 사과에 대해 "5번 하면 어떻고, 100번 하면 어떻나. 국민의힘의 진심과 진정성이 닿을 때까지 계속해서 진심을 담은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계엄 사과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양 최고위원의 29일 '계엄 반성' 언급에 당시 현장에서 있던 일부 지지자들은 고성을 지르거나 양 최고위원을 향해 커피를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김민수 최고위원도 같은 날 "국민의힘에 사과를 요구하기 전 한 번이라도 민주당 이재명에게 사과를 촉구한 적 있느냐"며 "본인들이 사과했을 때 지난 대선 승리로 이끌었나. 왜 계속 졌던 방식을 또 하라고 하느냐"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가 미온적이다.
장 대표는 최근 당의 전국 수회 집회에서 계엄 사태에 대해 발언하면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 "국민의힘이 부족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장 대표는 그러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의회 폭거와 국정 방해가 계엄을 불러왔다", "우리가 갈라지고 흩어져서, 계엄도 탄핵도 막지 못했고 이재명 정권의 탄생도 막지 못했다"며 민주당 책임론과 함께 당의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장 대표가 실제 계엄사태 1년에 맞춰 공식적인 대국민 메시지를 낼지, 낸다면 그 수위가 어떻게 될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진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다들 사과하라고만 하는데 모든 것을 결집해야 하는 당 대표는 국민 갈등, 당내 갈등, 당원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장 대표가 많은 의견을 들으며 고민하고 있고, 이제부터는 대중과 소통하며 메시지의 수위 등을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기자 sunrise@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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