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사뿐' 뛰기 시작하고, 삶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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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희 기자]
달리며 꿈꾸는 교수가 되기까지
<오마이뉴스>에 실린 내 기사들은 마치 내 삶의 연대기처럼 나를 따라왔다. 그리고 이제 나는 또 다른 자리에서 새로운 페이지를 열었다. 올해 9월, 나는 간호학부 교수로서 인생 2막을 열었다.
내가 썼던 기사 <학교를 떠나는 보건교사, 이제는 국가가 답해야 한다>의 제목 그대로, 결코 떠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학교를 나는 결국 떠났다.
몇 년 전, 나는 40대 문턱에서 몇 년 후에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내용의 기사(<40대의 방황이 주는 의미>)를 썼다. 그때의 상상이 지금의 현실이 되었다. 교수라는 새로운 역할 속에서도 나는 안주하지 않는다. 오히려 새로운 꿈을 더 활발히 키우는 중이다. 그리고 그 꿈의 원동력은 뜻밖에도 '달리기'에서 나왔다.
고혈압이라는 뜻밖의 초대장
20대, 30대의 나는 어지러움과 저혈압만 걱정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고혈압'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진료 과정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된다. 우리 집에는 운동을 삶의 일부처럼 여기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내 아버지! 아버지는 눈을 뜨면 운동을 외치고, 70대인 지금도 매일 7~8km를 달리며 근력운동까지 병행하는 철인에 가까운 분이다.
그렇다. 유전은 무시 못 한다. 그리고 '잔소리'라는 이름의 장기간의 교육도 무시하지 못 한다. 아버지의 끈질긴 건강 설교는 결국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어버이날의 작은 결심, 러너 인생의 시작
5월 8일, 어버이날. 나는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드리는 것도 효도겠지'라는 단순한 마음으로 가까운 공원에서 '빠르게 걷기'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와의 짧은 통화가 내 인생을 바꾸는 도화선이 되었다.
"걷지 말고, 이제부터는 조금씩 사뿐사뿐 뛰어보는 게 어때?"
그 한마디에, 나는 정말 '사뿐사뿐' 뛰기 시작했다. 그날이 나의 러닝 인생 개막식이었다.
1km가 3km가 되고, 3km가 5km가 되고, 어느새 10km가 되었다. 목표는 체중 감량이 아니었는데, 덤으로 5kg 이상 빠졌다. 바지 허리는 점점 헐렁해지고, 벨트는 어느새 한 칸, 두 칸 더 조여야 했다. 이런 '예상 밖의 기쁨'이 또 있을까. 무엇보다 가장 큰 목표였던 혈압이 드디어 정상 범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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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닝. |
| ⓒ sporlab on Unsplash |
"힘들면 한번 뛰어보세요. 정신이 아주 맑아집니다."
그 말이 허언이 아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 나는 확실히 달라졌다. 무기력한 날도 거의 없어졌다. 불안 때문에 밤잠 설치던 날도 사라졌다. 이제는 '불안해서 뛰는 사람'이 아니라 '뛰고 싶어서 뛰는 사람'이 되었다. 기록보다 리듬, 경쟁보다 페이스. 언제부턴가 5km는 숨이 차지도 않는다. 기록에 매달리지 않고 내 페이스를 찾으니 달리기가 훨씬 편안해졌다. 몸도 마음도 안정되고, 기록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 달리기는 이제 나의 리듬이자 호흡이다.
70대가 되어도 뛰는 사람으로
20대부터 지금까지, 아버지의 운동 잔소리는 길고도 질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 잔소리가 마냥 고맙다. 아버지처럼 70대가 되어도, 그 이상이 되어도 달리고 싶다. 아니, 달릴 것이다.
Keep on running! (계속 달리세요!)
계속 달리는 한, 나는 계속 꿈꾸며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또 새로운 나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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