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후 첫 국정원 방문…"지난 과오 성찰·혁신, 국민 위한 정보기관 돼야"
李대통령, 자체 특별감사에 의미 부여
캄보디아 사건 해결 노고 치하하기도
"마약 조직 단속에 역량 최대한 투입" 지시
국정원 방문 시점은, 역대 대통령 중 빠른 편…문재인 14개월, 윤석열 9개월
국정원 시작으로 연내 부처 업무보고 계획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가정보원을 방문해 지난 과오를 성찰하고 혁신해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이 돼야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가 입법을 통해 영구 배제될 예정인 만큼 본연의 업무에 더욱 엄중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현안으로 국내 마약 조직 단속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해 단속해달라고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이종석 국정원장으로부터 지난 5개월 동안 중요 성과와 미래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북·대외 정보 체계는 물론 경제안보, 사이버·우주 안보 등 핵심 현안을 두루 보고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강 대변인은 "이번 방문은 첫 개별 부처 방문이자 업무보고"라며 "과거에 지탄을 받은 어두운 역사를 가진 국정원이지만 지난 과오를 성찰하고 혁신함으로써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고,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이 될 수 있도록 국정원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 바로 서면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가진 중요한 기관이라고 평가하고 내란에 휘말리지 않고 특별감사를 통해 지난 과오를 시정한 점을 짚어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 대학생 살해 사건 주범을 체포하고 '스캠' 범죄 해결에 상당한 역할을 한 노고를 치하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새로운 각오와 큰 사명감 가지고 본연에 업무에 더욱 집중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원이 국가경영에 정말로 중요한 조직이지만 역량이 큰 만큼 악용되는 경우 있어 서글프다"며 "국정원이 바로 서고 본연의 역할을 다 할 때 국가가 얼마나 더 나아지는지 보여달라"고 말했다. 국가폭력범죄의 공소시효가 곧 입법을 통해 영구 배제되는 만큼 본연 업무에 더 엄중해져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국내 마약조직 단속에 역량 최대한 투입해 대한민국을 건드리면 손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게 철저히 단속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내란특검으로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는 등 역대 국정원장 16명 가운데 절반이 불법 도·감청과 댓글공작, 내란 등 협의로 구속됐다고 언급하면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피해자와 민주노총 간첩단 무죄 대상자들께 사과하는 등 과거 잘못 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무보고를 마무리하며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며 정보기관 본연 임무 충실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7월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사용하던 원훈(院訓) '정보는 국력이다(情報는 國力이다)'를 복원하고, 내곡동 본관 앞 원훈석도 같은 문구로 교체했다. 국정원은 원훈을 교체하면서 "국민주권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업무보고에 이어 이 대통령은 국정원 직원들과 오찬을 겸한 환담 시간을 갖고, 역대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우주안보 핵심시설인 국정원 '국가우주안보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청취하기도 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에서 남북관계와 관련한 특별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남북관계와 관련된 아주 상시적인 보고 말고는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역대 대통령들의 국정원 첫 방문 시점을 감안하면 빠른 편에 속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두 달여 만인 2008년 5월 3일 국정원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과거 정치 개입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2년 4개월 만인 2015년 6월 30일 비공개 방문해 대북 동향 보고를 받았다.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1년 2개월 뒤인 2018년 7월 20일 처음 국정원을 찾아 "정권에 충성 요구는 없을 것"이라며 정치 개입 근절을 못 박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2023년 2월 24일, 취임 9개월여 만에 첫 방문을 해 "국정원의 본질적 책무는 자유 수호"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정원 이외에도 연내 각 정부부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을 계획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 출범 이후 업무보고가 있었어야 하는데 안 됐다고 생각해 연내 업무보고를 받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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