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봉쇄' 때늦은 눈물 흘린 김봉식, "코미디 같다"는 윤석열 [12.3 내란 형사재판]
[박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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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내란우두머리' 재판에 출석해 "제 지시에 따른 직원들에게 법적 제재가 가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 출입을 제한한 것을 "많이 후회한다"고도 했다. |
| ⓒ 서울중앙지방법원 |
김봉식 전 청장은 이날 윤석열씨 내란 우두머리 재판(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에 증인으로 나와 12.3 비상계엄 당일 삼청동 안가모임부터 국회 의결까지 상황을 설명했다. 본인 재판 쟁점인 ▲ 계엄을 미리 알고 경찰을 국회 인근에 배치했는지 ▲ 안가모임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계획도 인지했는지 ▲ 국회 의결을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았는지 같은 사안에는 "기억이 없다"거나 증언을 거부했지만,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는 편이었다.
"국회의원 출입 방해는 잘못된 판단... 조직에 진심으로 미안"
김 전 청장은 조지호 경찰청장과 함께 지난해 12월 3일 오후 7시 20분경 삼청동 안가에서 계엄 얘기를 들었을 때 "그 말 자체가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정말 이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의구심이나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후 그는 7시 40분경 주진우 서울경찰청 경비부장에게 연락했고, 서울청 집무실로 복귀한 다음 경찰 기동대 근무 현황 보고를 받았다. 당시 국회 인근에는 집회로 4개 기동대가 배치되어 있었다. 김 전 청장은 여기에 1개 기동대를 추가했다.
10시 27분,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김 전 청장은 10시 30분경부터 기동대 배치를 지시했고, 조 청장과 상의한 후 10시 48분부터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하는 '1차 봉쇄'에 들어갔다. 하지만 국회의장과 국회의원들의 출입문제로 문의와 항의가 이어졌고, 김 전 청장은 서울청 간부들과 논의한 끝에 조 청장의 승인을 받아 11시 7분부터 국회의원과 국회 출입증을 가진 사람만 출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했다. 하지만 포고령을 확인한 조 청장의 연락이 오고, 일부 참모가 '포고령은 법률상 효력이 있다'고 하자 그는 11시 37분, 직접 '국회의원 포함 전부 통제'라며 2차 봉쇄를 지시한다.
윤씨 변호인단 배의철 변호사는 간간이 김 전 청장을 '증인'이 아닌 "청장님"이라고 부르며 "12월 3일 경비대를 지휘한 청장님의 행동이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또 "당시 '한 손으로 1m 담을 가볍게 넘은 이재명'이란 기사가 유행됐다. 실질적으로 국회 경내에 진입하는 데에 의원들의 애로사항이 없다는 것"이라며 "입구 통제는, 일시적으로 많은 인원이 몰리면 다친다고 생각해서, 옳은 신념이 있어서 판단한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 전 청장은 "상황 관리를 하면서 안전유지, 질서유지는 당연한, 경찰의 기본 임무지만 당시 계엄을 해제하려던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방해했다는 부분은 제 잘못된 판단"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배 변호사는 "그런데 내란으로 긴급체포되고 구속된 것은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옳은 신념, 정당한 임무가 내란몰이를 당하고 있다'는 취지였다. 김 전 청장은 공감보다는 회한을 드러냈다. 실무자들을 언급하다가 울컥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도 못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많은 국민들과, 제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조직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다. 그리고 계엄이란 상황이 초유의 급박한 상황이다 보니까 제가 좀 더 체계적으로, 좀더 사려깊게 판단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많이 후회되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현장에 출동한 직원들은 (저의) 지시에 따라서 기계적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한다. 그런 직원들에게 법적인 제재가 가해지지 않기를 간절히... ...예, 이상이다."
"출입 제한은 경찰 스스로 판단"... 또 책임 회피하는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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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 대통령 윤석열씨는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우두머리' 재판에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을 직접 신문하며 '국회 봉쇄 지시를 한 적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
| ⓒ 서울중앙지방법원 |
윤석열씨 "서울청에서 청장인 증인과 직원들, 법을 좀 아는 사람들이 다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 내린 거죠?
김봉식 전 청장 "네."
윤씨는 또 "원래 경찰은 국회 외곽, 군은 국회 마당 안쪽, 이래서 이 안에 수천 명의 시민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고 실제로 들어왔기 때문에 거기서 (계엄군이) 안전관리, 질서유지를 하는 것이고, 경찰은 외곽 쪽에서 하는 것"이라며 "국회 출입문 통제 내지 관리가 처음부터 경찰 업무로 정해진 게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역시나 '국회 봉쇄 지시는 없었고,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는 논리였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의 생각은 약간 결이 달랐다.
윤석열씨 "처음부터 국회로 들어가려는 국회 관계자나 시민에 대해서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군과 경찰의 역할분담이 명확하게 처음부터 없었는데, 군 도착 전에 사람들이 막 들어가려고 하니까 경찰이 나서서 문을 닫았고. 국회의원이나 국회 관계자들이 열어달라고 하니까 관리해서 열어준 거 아닌가? 그런 상황이 발생한 거 아닌가? 처음부터 경찰의 관리 업무로 인식했나? 왜냐면 경찰청장은 군이 안 와서 일단 (국회 문을) 닫았는데, 김봉식 청장이 검토해서 열어줘야 한다고 해서 열었다는 식으로 얘기하더라. 처음부터 군의 일인지, 경찰의 일인지, 국회 문 출입은 정리된 게 전혀 없지 않았나? 상황이 돼서 경찰이 막게 된 것 아닌가?"
김봉식 전 청장 "예... 상황이... 그런데 결국 그 상황에, 일반 시민들은 당연히 야간에 (국회) 출입이 안 되고. 포고령 이후에 국회의원들까지 막았던 게 조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씨는 당시 경찰 규모를 강조하며 '국회 봉쇄를 지시했다'는 혐의는 "코미디 같은 얘기"라고도 했다.
윤석열씨 "서울중앙지법에 중요한 영장재판이 있거나 중요인물 재판만 있어도 여기 지금 동원되는 서초경찰처 경찰관이 수백 명이다. 경비병력이. 그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국회에 300명, 나아가 700명 갖고 국회를 봉쇄하고 통제한다는 거, 그거는 코미디 같은 얘기 아닌가? 한마디로. 물론 문을 닫고 열고 하지만, 그게 봉쇄나 통제라는 게, 그 넓은 국회, 국회가 거리는 한 2.5km이지만 (실제 둘레 길이는) 3~4km로 보이는데 어떤가? 대한민국 경찰이 어느 지역을 봉쇄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이렇게는 안 하지 않나?"
김봉식 전 청장 "처음부터 제대로 된 차단과 봉쇄를 하려면 3500명 정도..."
'질서유지' 목적이라 소규모 배치? 김봉식도 "다양한 해석 가능"
내란특검은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조재철 검사는 삼청동 안가에서 계엄 선포 계획과 관련해 '보안을 유지하라'는 대통령 지시가 있어서 소규모 기동대만 움직였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조재철 검사 "피고인이 사전 계획에 따라 헌재 탄핵심판 때, 서울중앙지법 재판 때 기동대가 동원되는 것과 (계엄 당시 기동대) 인원 수가 많이 차이가 난다고 했는데, 보안유지가 필요한 계엄 상황에 대비한 기동대 배치는 그것과 단순비교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김봉식 전 청장 "네, 그렇다."
그러자 윤갑근 변호사는 "사전이냐 즉시 배치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임무가 무엇인가에 따라서 경력 배치 규모가 달라지는 것 아닌가"라며 "업무 성격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헌재나 서초동에 배치되는 인원과 국회에 배치되는 인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잘못된 전제"라며 "(전면출입을 통제하는) 진공 상태를 유지하려면 훨씬 많은 경력을 배치해야 했는데, 그런 임무가 아니어서 소수 배치된 것으로 해석된다. 어떤가"라고 말했다.
김 전 청장의 답변은 윤 변호사의 기대와 달랐다.
"그건 보는 시각에 따라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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