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의 집단 퇴정 [장세정의 뉴스터치]

장세정 2025. 11. 28.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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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법, 수원고법 전경. 연합뉴스

군사정권 시절, 법정에서 변호인단의 집단 퇴정은 불공정한 재판에 대한 마지막 항의 수단이었다. 1974년 민청학련 재판에서 이태영·조영래 변호사 등이 재판부의 증거 열람 제한, 증인신문 봉쇄, 재판 비공개 남용 등에 항의하며 집단 퇴정한 장면은 사법사에 남아 있다.
변호인 퇴정보다는 드물지만, 검찰이 재판정을 박차고 나간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열린 '성남FC 사건' 재판 때는 재판부가 직무대리 검사에게 퇴정 명령을 내리자 다른 검사들까지 같이 퇴정해버렸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파기환송심(2015년), 론스타 재판(2011년)에서도 검찰이 공판 진행에 항의하며 퇴장한 적 있다. 법정 질서 유지를 위한 퇴정 조치나 감치 명령은 판사의 권한이지만, 검사·변호인·피고인들도 재판에 대한 불만 표시로 퇴정을 활용해온 셈이다.
지난 25일 수원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송병훈) 재판정에서 흔치 않은 검사 집단 퇴정이 또 한 번 연출됐다.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위증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재판에서 검찰 신청 증인이 대거 배척되고, 국민참여재판이 결정되자 공판 검사들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고 곧바로 법정을 나간 것이다. 논란은 법정 밖에서 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재판 방해'로 규정하며 퇴정 검사들에 대해 감찰을 지시하자 야당이 "이해 충돌"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화영 전 지사의 대북 송금 사건과 관련해 현재 재판이 중지된 상태다. 지금까지 집단 퇴정을 이유로 감찰이나 징계를 받은 검사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지시 중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 자체는 틀린 것이 없다. 그러나 이 대통령 자신이 해당 사건의 연장선에 있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개운찮은 뒷맛을 남긴다.

장세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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